김금자作

 

 

청주예술의 전당 제2전시실

 

2011. 6. 19(일) ▶ 2011. 6. 23(목)

Opening 2011. 6. 19(일) Pm 12:00

청주시 층덕구 사직 1동 755 | T.043-220-4421

 

 

서옥화作

 

 

連理木에서 자란 딸과 그의 어머니 서옥화가 함께하는 母女동행전

 

황 효순 (미술평론가)

가족이란 이름으로 만난 사람들은 참으로 깊은 인연이다. 특히 그 안에서 엄마와 딸의 관계는 애정과 관심이라는 이유로, 살아가면서 사사로운 갈등까지 보듬어 안아가는 참으로 서로의 분신과 같은 사람들이다. 야단맞고 우는 딸을 보고 돌아서도 마음이 저려오고 아파서 잠든 딸의 옆에서 밤을 지새우며 함께 아파하는 사람이 바로 엄마라는 이름이다.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흘러가고 서로가 사는 집이 달라진 채,  팔순을 훌쩍 넘긴 엄마 서옥화와 육순을 맞은 딸 김금자가 서로 안에 감춰진 끼로 함께 뭉쳐 회화전을 갖는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사라져 갈뻔한 이름 서옥화를 딸 김금자가 불러 내었고, 그래서  두 사람의  동행은 더욱 아름답다.

엄마 서옥화의 작품은, 크게 규제된 형식 없이 살아가면서 보고, 느끼고, 그리고 싶은 것을 정말 좋아서 그린 그림들이다. 크지도 않은 화면 속에 만들어 내는 우리 전통 그림들이 재미있게 재현되고 있다. 예전에 화가들은 처음 그림을 시작할 때 옛 선배화가들의 좋은 그림을 보고 그리는 방법으로 교육을 받기도 하였다. 이런 장르를 임화(臨畵)라고 하는데 그때는 반드시 방(倣)자를 쓰고 원본작가의 이름을 함께 밝혀 주기도 하였다.

 

 

김금자作

 

 

서옥화의 그림들은 대부분 작자미상의 민화들로 그러한 형식으로부터는 자유로운 그림들이다. 처음 이 그림들을 사진으로 접하고 83세 되신 어머니의 그림이라고 했을 때 몇 가지 스치는 생각들이 있었다.  우선 전문작가적인 견해를 뒤로 하더라도 서옥화가 갖고 있는 묘사력이 놀라웠고,다음으로 이 분은 인생의 긴 여정을 그림으로 위로 받고 계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그림 속에는 삶의 기원에 대한 염원이 들어 있다. 부귀영화를 비는 목단이, 수명장수를 비는 장생들이, 부부의 해로를 비는 쌍학과 원앙들이 아름답게 수놓듯 그려져 있었고, 이 그림들은 여인 서옥화의 내적인 소망이 느껴지는 소재들이었다. 또한 ‘徐玉花’라는 한문 사인이 유독 눈에 들어와 물어보니 아버님이 써 주신 글씨라고해서 ‘서화 부부합작’으로 즐기는 노부부의 모습이 떠올라 슬며시 웃음이 났다.  어머니시대 여인들은 그림이 그리고 싶어도 여건이 허용되지 않아 바느질이나 하도록 요구받고 살아왔던 세대들이다. 한땀 한땀 한(恨)을 엮어 수를 놓으며 긴 밤을 지세야 할 때가 많았다. 그런 세대에 태어나 눈이 어두워지는 것도 감내하며 이렇게 늦게까지 그림에 몰두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열정이며 행복이다.어머니 서옥화는 그림 그리는 딸을 보며 어쩌면 내적인 욕구를 끄집어 내었을지 모른다.  

 

 

서옥화作

 

 

딸 김금자는 교단에 서면서도 그림을 그려 온지 어언 20년이 된 작가이다. 이번에 회갑을 맞이하여 내놓은 작품들은 2006년 이후의 작품들로 사실 묘사에 치중하던 초기의 작품들로부터 자유로워진 화풍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의 작품들을 보면 넘칠 듯 풍성한 자연의 빛을, 사랑에 충만한 서정적 색채를 배합하여 빛이 주는 뉘앙스와 미세한 색채의 변화를 단순한 조화로 만들어내고 있다.  그녀의 화면에서 눈에 보이는 것들은 더 이상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래전부터 친숙한 것들로 그것들에 의미를 줄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찾아 화면을 단순화시켜 생생한 색면으로 만들어 나간다. 그리고 그 위에 자연의 영상 속에 남았던 기억을 시각화하여  부분적인 대상을 끌어내고 있다. 이러한 화면은 색면 추상에 가깝다고 볼 수 있으나 색면 속에서 나온 대상을 시각화하기 때문에 완전추상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분할된 색면 위에 대상이 나타나는 작품은 <기다림><봄의왈츠><어느 날> 등에 나타나 있다.   또한 자연형체를 단순화하여 덩어리 감으로 표현한 작품은 <메밀 꽃><섬진강 인상><봄의 환타지아><짙은 가을>등이 있으며 보색대비가 아름다운 화면은<빨간 화병><사랑><영원한사랑>으로 빨강과 파랑의 보색대비가 어우러짐을 볼 수 있다. 특히 <어느 날>에서는 하늘색 바탕에 빨간 꽃 두 송이가 삼각구도로 올라간 검정바탕의 탁자와 안정감 있게 어우러져 작은 작품이면서도 보는 이의 시선을 끌어 들인다.  김금자의 작품은 초기의 설명적인 시각적 화면에서부터 회가 거듭될수록 압축형태로 남아 단순회화로 전환하고 있음이 감지된다.사물의 단순화, 빛의 단순시각화까지 강한 단색조의 색면으로 분할되어 정리된 화면은 김금자가 꿈꾸던 자연화의 접점이 되고 있다.  미술의 본질이 색과 형태라는 두 가지 요소와 작가 영감의 상호 작용에 의해서 이루어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작가는 인지하며 작업에 임해오고 있는 듯하다.자신의 기억 속에서 되살아난 <우암산 1번지에 대한 기억>은 추억과 함께, 작가의어린시절 달동네를 시각화하여 대작으로 만들어 내었고. 이 작품은 대한민국미술대전에 입상하기도 하였다. 김금자의 작업세계는 구상과 미니멀(Minimal)이 조화된 형태로 진행 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의 작품에서 추구하는 세계는 전혀 다르지만 딸의 첫 번째 그림선생은 엄마였다고 고백한다. 의식이든 무의식이든 잠재 된 재능이 엄마에서 딸에게로 흘러 갔고 정신을 닮은 다른 양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시 이후로 엄마의 작품세계를 확장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엄마의 9순 때 다시 동행전으로 만나길 기대해 본다.

 

 

김금자作

 

 

서옥화作

 

 

김금자作

 

 

서옥화作

 

 
 

 

 
 

vol.20110619-서옥화, 김금자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