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주 展

 

토포하우스 기획전 - "퇴색-순간의 역사성"

 

 

新강촌청우도_100x80cm_캔버스에 혼합기법_2011

 

 

갤러리 토포하우스

 

2011. 5. 18(수) ▶ 2011. 5. 31(화)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4 | 02-734-7555

 

www.topohaus.com

 

 

新계자도_80x80cm_캔버스에 혼합기법_2011

 

 

작가 이은주는 한국화 거장들의 산수화와 작가가 직접 촬영한 이미지를 결합시킨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함으로써, 디지털 시대의 떠오르는 화두인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사진과 회화의 결합은 오래 전부터 있었던 현상이다. 19세기 사진이 아직 예술로 대접받지 못하던 시절 사진가들은 사진으로 회화를 모방한 작업을 함으로써 자신의 사진이 전통적인 의미의 예술작품으로 인정받기를 원했다. 20세기 들어서 사진은 회화가 아닌 사진 자신이 되려고 노력하였고 그 결과 아무런 가공이나 조작도 가하지 않은 스트레이트 사진이 대세를 이루게 되었다.

 

 

新미법산수도_80x80cm_캔버스에 혼합기법_2011

 

 

20세기 후반 등장한 디지털 혁명은 예술세계의 상황을 극적으로 변화시키게 되었다. 21세기의 작가들은 디지털 기술의 총아인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이미지를 쉽게 가공, 변조, 합성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사진과 회화의 경계가 모호한 또는 사진과 회화가 결합한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하고 있다.

19세기에 탄생한 대부분의 작품이 화가의 손으로 그린 원작이었다면, 20세기에는 카메라로 찍은 사진, 즉 복제 이미지가 예술세계를 대표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21세기에 들어와서는 디지털 생성 이미지가 복제 이미지의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다. 복제 취향에서 앤디 워홀의 팝아트가 나왔다면, 생성 취향은 앞으로 새로운 예술 취향을 낳게 될 것이다. 결국 회화와 사진의 경계 해체는 21세기의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新박연폭포_80x80cm_캔버스에 혼합기법_2011

 

 

오늘날 이러한 경향에 속하는 작업들의 경우 생성 이미지 속에 원작 이미지와 복제 이미지가 하나가 되어 같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은주의 작품에는 복제 이미지 만 등장한다. 왜냐하면 작품의 핵심 소재가 되는 전통적인 한국 산수화 대가들의 작품도 사실 복제 이미지이고 자신의 촬영한 사진 이미지 역시 복제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사진 기반의 복제 이미지들이 결합한 새로운 하이브리드 이미지가 탄생하게 된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사진과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대가들의 작품을 차용해서 만들어진 시뮬라크르(복제의 복제) 임을 숨기지 않는다. 이와 더불어 자신의 작품이 전통적 의미의 회화성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세심한 수작업(手作業)을 병행하고 있다. 분명 작가 이은주의 작업은 디지털 기반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기초를 두고 있다. 그리고 디지털 기술은 작가 자신의 예술적 창작 작업을 확장시키는 도구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작가는 오리지널 파인 아트(Original Fine Art)에서 중요시했던 수작업(手作業), 붓, 캔버스 개념을, 테크놀러지 아트 또는 디지털 아트에서 중요시하는 모니터, 마우스, 컴퓨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개념보다 우선시함으로써 디지털 기술의 도전에 회화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작가가 비록 복제, 복제의 복제(시뮬라크르)를 작업의 주요 개념으로 상정하고 있지만, 진정 자신의 작품은 복사본이나 또 다른 에디션이 존재할 수 없는 유일한 원본이라는 점이다. 이는 작가의 작업방식에서 기인한 불가피한 결과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작품의 기초가 되는 한국의 전통 산수화는 개념상 가상의 세계, 과거의 세계라 할 수 있고 작가가 직접 촬영해서 올린 사진 이미지들은 개념상 현실의 세계, 현재의 세계라 할 수 있다. 작가는 두 이질적인 대상을 자신의 재해석을 통해 캔버스에 병치시킴으로써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현대적인 사진 이미지가 전통 산수화의 회화성을 방해하지 않도록 함으로서 작가는 새로운 조형언어를 모색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작가 이은주의 작업방식은 과거 대가들이 쌓아올린 업적과 산물을 더욱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미래에 회화가 나아가야 할 바를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도 안 될 것이다.

 

 

新송하모옥도_100x80cm_캔버스에 혼합기법_2011

 

 

 

 

■ 이 은 주

 

1987~1991  이화여자대학교 조형대학 서양화과 학사 | 1992~1997  이화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학 석사 | 2005~2006  파리 EFET (Ecole de la Communication Visuelle) 사진과 수료 | 2006~2007  팡테옹-소르본 파리 1대학 조형예술 석사과정 수학 | 2008~2010  이화여자대학교 출강

 

개인전  | 2009  진 갤러리, 아트센터 | 2007  갤러리 Mona Lisa, 파리 | 2006  MAC 2006 (Manifestation d'Art Contemporain), 에스파스 샹페레, 파리 | 1999  모인 화랑, 서울 | 1997  공평 아트센터, 서울 | 1997  관훈 갤러리, 서울

 

그룹전  | 2009~2010  채림전, 관훈갤러리, 이화아트센타, 서울 | 2009  서양화 100주년 기념전, 갤러리 루미나리에, 서울 | 2008  이서전 2008, 인사아트센터, 서울 | 2008  서울국제판화사진아트페어, 예술의전당, 서울 | 2008  2008 대구현대미술전, 대구 | 2008  2008 KIAF (Korea International Art Fair), Seoul, Korea | 2007  2007 티비빌레 가을살롱전, 티비빌레, 프랑스 | 2007  2007 모르파 가을살롱 ≪10인의 작가 x 10작품 x 10일≫ 초대전, 모르파, 프랑스 | 2007  2007 국제 발도르 살롱전, 메이앙, 프랑스 | 2007  갤러리 Art Present, 파리 | 2006  2006년 갸르쉬 현대미술전, 갸르쉬, 프랑스 | 2006  Art en Capital, 그랑 팔레, 파리 | 2006  살롱 엥데팡당, 에스파스 샹페레, 파리 | 2006  담마리-레-리스 현대미술전, 담마리-레-리스, 프랑스 | 2005  청년작가전, 갤러리 Art Present, 파리 | 2004  49회 살롱 Montrouge, Montrouge, 프랑스 | 1999  서울현대미술제, 서울 | 1998  이서전, 서울 | 1996  반추전, 서울

 

수상  | 2007  테크닉 부문 특별상 (2007 티비빌레 가을 살롱전, 프랑스) | 관람객 인기상 (2007 티비빌레 가을 살롱전, 프랑스) | 2007  2007 국제 발도르 살롱전 2등상, 메이앙, 프랑스

 

작품소장  | 서울시립미술관 | 아트뱅크(국립현대미술관)

 

 

 

vol.20110518-이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