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展

 

 

68cm×67cm×2_화선지,수묵_2009

 

 

인사아트센터

 

2011. 5. 4(수) ▶ 2011. 5. 9(월)

Opening Reception 2011. 5. 4(수) pm 6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8 제 5전시장 | T.02-730-1020

 

www.insaartcenter.com

 

 

68cm×67cm_화선지,수묵_2009

 

 

수묵으로 표출되는 현대인의 삶과 그 실존의 양태

 

김상철(미술평론)

 

수묵은 대단히 오랜 역사적 발전과정을 거쳐 이루어진 독특한 조형체계이다. 수묵에 대한 오랜 기간에 걸친 조형경험의 축적은 수묵을 여타 재료와는 다른 독특한 조형관과 감상체계 등을 구축하게 되었으며, 이는 곧 동양회화의 전통성과 상당 부분 일치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역사성과 전통성은 수묵의 발전에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대단히 훌륭한 자양분이 되기도 하였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지나친 의미부여로 발전에 장애가 되기도 하였다. 즉 대단히 풍부한 조형경험의 축적은 그만큼 참고하고 재해석해 낼 수 있는 무한한 여지를 지닌 것이지만, 지나친 전통성의 강조는 경직된 형식주의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는 현대라는 시공에서 더욱 여실히 작용하게 된다. 주지하듯이 수묵은 전통시대의 산물이다. 봉건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 전통시대의 산물이 현대라는 새로운 상황에서도 여전히 효과적인 표현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이 바로 수묵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자 회의이다.

작가 김영호의 작업은 수묵으로부터 비롯되고 있다. 그의 작업은 수묵이 지니고 있는 전통성에 바탕을 두고 현대라는 시공을 여하히 수용해 낼 것인가 하는 문제에 맞춰져 있다 할 것이다. 풍부한 묵운(墨韻)과 분방한 필치로 이루어진 그의 작업은 특정한 법칙이나 규율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의 내면에서 발현되는 순간적이고 즉흥적인 성질이 강한 것이다. 틀에 구애되지 않는 일탈의 자유로움이 두드러진 가운데 수묵 특유의 그윽한 맛이 어우러지는 화면은 전통적인 화론이나 조형 규범에 의해 해석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는 이미 모필에 의한 유려한 선에 의한 조형, 혹은 먹을 마치 금처럼 아껴 쓴다는 고전적인 수묵관에서 벗어나 분방한 일탈의 자유로운 운필을 통해 또 다른 수묵의 심미에 젖어들고 있다 할 것이다.

그의 수묵은 분방한 운필에 의한 속도감과 풍부한 먹색이 특징이다. 의자라는 특정한 사물을 통해 발현되는 그의 필선들은 반복과 중첩이라는 극히 단순한 행위의 집적을 통해 무게와 깊이를 구축해 나간다. 그것은 농담을 나누고 형태를 구분하는 목적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수묵 자체가 지니고 있는 자유로운 표현 양태에 더욱 주목하는 것이다. 결국 그에게 의자, 혹은 부수적인 사물들은 자신의 운필과 수묵에 대한 이해를 수렴해 내기 위한 도구적 방편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럼으로 그 형태는 객관적 합리성을 지닌 것이라기보다는 흐트러지고 일그러진 가운데서 오히려 묘미를 드러내는 것이다.

 

 

67cm×34cm_화선지,수묵,담채2010

 

 

형상을 취하지만 그것에 구애되지 않고, 선에 의한 조형을 지향하지만 반드시 중봉에 의한 고전적인 선의 심미를 따르지 않는 그의 작업은 분명 일탈의 분방함이 두드러진다. 이에 더해지는 발묵과 반복적인 행위의 흔적들은 일견 방만해 질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한 것이다. 그에게 있어 의자, 혹은 구체적인 사물의 형상들은 이러한 방만함, 혹은 지나친 일탈을 통제하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인 셈이다. 그러므로 그는 의자를 그리지만 의자의 형상에서 벗어나려 하고, 형상에서 벗어난 방만함을 다시 의자라는 형상을 통해 수렴함으로써 조형의 기본적인 질서를 확보하고 있다. 소재와 표현이 상호 보완적인 지지체로서의 작용을 하는 셈이다.

전통적인 수묵에서는 사물을 빌어 특정한 의미를 전달하는 비덕(比德)의 조형방법이 일반적이다. 그러므로 표현되어진 모든 사물들은 각기 특정한 함의를 지니고 있게 마련이며, 이를 통해 작가의 사상을 드러내고 보는 이와 소통하게 마련이다. 작가가 의자라는 특정한 사물을 취하고 있기에 당연히 이러한 비덕을 통해 그 의미를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예술에서의 의자는 종종 일상적인 기능과 실용의 가치에서 벗어나 권위와 존재를 상징하는 사물로 차용되곤 한다. 작가의 작업에 등장하는 의자들은 어쩌면 하나의 인간을 대변하는 상징물로 차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보인다. 그의 화면에는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의자만이 등장하지만 그것이 놓인 상황은 바로 현실의 그것이다. 그는 어쩌면 의자로 대변되는 기성의 권위주의적 상황에서의 인간소외, 혹은 물질중심의 세태에서 야기되는 인간성 부재의 현실을 표출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추론은 극장이나 식당 등 공공장소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의자들의 집적을 통해 더욱 구체화된다. 그것은 서로 다른 배경과 생각을 지닌 제각기 다른 이들을 위한 자리이지만 모두 같은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을 뿐 아니라 정연한 질서 속에 놓여 있다. 일종의 집단적 획일화인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의 특질은 존중될 수 없으며 일탈의 개성은 질서를 무너뜨리는 죄악으로 치부될 것이다. 그것이 권위와 무게를 지닌 장소일수록 이러한 획일성, 집단성은 강조되게 마련이며 인간은 그 의자의 양태에 따라 사회적, 혹은 집단적 위치가 정해지게 된다. 비록 풍부한 묵운과 분방한 필치로 이루어진 화면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처연한 감상이 드러나는 것은 어쩌면 작가의 사유가 일정 부분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68cm×67cm_화선지,수묵_2009

 

 

수묵은 당연히 물과 먹을 기본적인 표현의 조건으로 하지만, 그중 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물의 작용일 것이다. 이는 서구의 회화가 유성안료로 이루어진 것과 대비되며 동양회화의 특질을 이루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작가의 작업 역시 이러한 수묵의 특성을 십분 활용한 풍부한 수묵의 양감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지나치게 방만하여 흐트러지고 정연한 맛이 저애되기도 하지만, 이는 그의 작업이 지니고 있는 특징이라 여겨진다. 만약 이에 상대적인 성질을 지닌 요소들이 도입될 수 있다면 작가의 작업은 새로운 면모를 지니게 될 것이라 여겨진다. 일단 운필에 의한 선의 묘취를 더욱 강화하고 기능적인 부분을 보강한다면 이러한 문제는 일단 변화의 단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상대적인 내용과 요소들을 적극 차용하여 상호 충돌과 조화를 통한 상생의 묘를 확보함이 향후 작가의 작업에 화급한 문제라 여겨진다. 의자를 통한 현대인의 삶과 상황을 기록하고 표현함은 사뭇 흥미로운 것이다. 더불어 수묵에 대한 일정한 학습과 이해가 전제되어 있는 현실에서 보다 적극적인 표현과 추구는 바로 전통을 딛고 현대라는 새로운 시공을 마주하는 첩경이 될 것이다. 작업에 대한 열정과 과감한 실천의지에 주목하며 분발을 촉구하며 다음 성과를 기대해 본다.   

 

 

 

67cm×34cm×2_화선지,수묵_2010

 

 

210cm×147cm_장지,수묵_2009

 

 

162cm×130cm_화선지,수묵_2011

 

 
 

김영호

 

1995 |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 2004 |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동양화과 졸업(논문: 해학성을 바탕으로 한 작품연구)

 

개인전 | 2011 | 6회 김영호전 (인사아트센터, 서울) | 2008 | “머무르다” (영아트겔러리, 서울) | 2006 | 개인전 “머무르다” (공평아트센터기획전, 서울) | 2005 | 개인전 “다시돌아온다”(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 2004 | 석사청구개인전 (홍대현대미술관, 서울) | 2003 | 개인전 “삶-자아-정체”(공평아트센터기획전, 서울)

 

단체전 | 2011 | PCAJK전(Galerie Satellite, Paris, France) | 2010 | 현대미술한일전(Funabori Tower Hall, Tokyo, Japan)  | 2009 | 시연회전(통큰겔러리) | 안양예술고강사전(안양롯데백화점겔러리) | 현대미술 한.일korea-Interview-japan전(한전프라자) | “바람을 타고 가다” 전(전남도립옥과미술관) | 자연과 일상전(의정부예술의전당) | 2008 | 시연회전(모로겔러리) | 자연과 일상전(의정부예술의전당) | 2007 | Lucky 돈 Relay전(이화겔러리기획전) | 자연과 일상전(의정부예술의전당) | 홍익 동양화 총 동문전(세종문화회관)2006 | 삶의 시간, 시간의 얼굴전(성남아트센터기획전) | wave전 (타블로겔러리) | 광화문의 아침전(정겔러리) | mbc 수묵대전 (의재미술관) | 미술대학초청온라인전시회(미술투자) | 2005 | mbc 수묵대전 (의재미술관) | 2004 | 홍익 동양화 총 동문전(공평아트 센터) | 2003 | News on Old Paper전(문화일보겔러리기획전) | 우리시대 삶과 해학전 (세종문화회관기획전) | 문인화 정신의 기운생동전 (공평아트센터) | 다양성의 가치와 그 의미전 (공평아트센터) | 시연회전  (관훈미술관) | 2002 | 홍익 동양화 총 동문전 (공평아트센터) | 유연한 움직임-숨 전 (홍대현대미술관) | 문인화 정신의 부채바람전 (공평아트센터) | 시연회전 (서호겔러리) | 2001 | 문인화 정신의 향방전 (공평아트센터) | 시연회전 (덕원겔러리) | 홍익 동양화 총 동문전 (공평아트센터) | 2000 | 홍익 동양화 총 동문전 (공평아트센터) | 동아미술제 (국립현대미술관) | 1999 | 시연회전 (예가족미술관) | 홍익 동양화 총 동문전 (공평아트센터) | 1998 | 시연회전 (덕원겔러리) | 한국 현대 미술작가 초대전 (서울시립미술관) | 홍익 동양화 총 동문전 (공평아트센터) | 1997 | 홍익 동양화 총 동문전 (공평아트센터) | 시연회전 (공평아트센터) | 1996 | 시연회전 (문예진흥원) | 1992 | 신미술대전 (디자인포장센터)

 

공모전 | 2006 | mbc 수묵대전 “특선”(의재미술관) | 2005 | mbc 수묵대전 “특선”(의재미술관) | 2000 | 동아미술제 “입선”(국립현대미술관) | 1992 | 신미술대전 “입선”(디자인포장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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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10504-김영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