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기 초대展

 

- 그녀의 뒷모습 -

 

Talk 91x72.7cm oil on canvas 2011

 

 

장은선 갤러리

 

2011. 4. 13(수) ▶ 2011. 4. 23(토)

reception : 2011. 4. 13(수) pm 4:00~6:00

서울 종로구 경운동 66-11 | T.02-730-3533

 

www.galleryjang.com

 

 

Talk 53×120cm oil on canvas 2011

 

 

여성의 뒷머리에 머무는 탐미적인 시각

 

신항섭(미술평론가)

인간의 신체는 다양한 방식으로 생각과 감정을 표현한다. 음성언어는 물론이려니와 표정과 몸짓, 손짓, 발짓으로도 의사를 표시한다. 이처럼 인간은 신체적인 기능을 활용하여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지니고 있다. 신체 자체가 적극적인 자기표현의 도구로 활용되는 셈이다. 인간의 소통수단 가운데 신체를 통한 간접적인 의사표시가 때로는 음성언어보다도 더욱 큰 호소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정종기의 작업이 그렇다. 그의 작업은 신체적인 다양한 의사표시 이외의 다른 방식으로도 세상과 소통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그의 작업은 특이하게도 여성의 뒷모습에 시선을 고정시킨다. 음성언어나 표정, 몸짓, 손짓, 발짓은 직접적인 소통방식인데 반해 뒷모습은 간접적인 소통방식이다. 물론 뒷모습은 신체 자체의 의도가 개입되지 않은 무의식적인 상태만을 보여준다. 그러기에 뒷모습 자체가 적극적인 자기표현 수단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은 유보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의식하거나 의도하지 않을지라도 일상적인 뒷모습을 통해 신체가 전할 수 있는 소통의 언어가 또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뒷모습에서 느끼는 정서적인 측면은 감정 전달이 가능하다는 점에 있다. 관찰력이 남다르고 또 정서를 읽는 감각이 예민한 사람에게는 이런 형태의 소통 방식이 결코 낯설지 않다. 뒷모습이 전하는 묵언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는 명민한 감성의 소유자들은 이런 형태의 소통 수단을 가리켜 침묵의 언어라고 말한다.

 

 

Talk 90.9x72.7..oil on canvas,2011 | talk,.90.9x72.7,.oil on canvas,2011

 

 

그의 작업이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여성의 뒷모습이 발설하는 묵언의 메시지, 즉 침묵의 언어를 주제로 상정한다는 데 있다. 손짓이나 발짓, 그리고 몸짓으로 말하는 일반적인 신체언어와 달리 단지 뒷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소통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실제로 그의 작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뒷모습이야말로 그 어떤 언설이나 신체언어보다도 더 설득력이 강할 때가 있다. 한 인간의 숨겨진 내면을 훔쳐보는 짜릿한 쾌감을 맛볼 수도 있는 까닭이다. 그의 작업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누군지 알 수 없는 익명성을 담보로 하는 뒷모습은 보편적인 주제임과 동시에 개별적인 조형언어가 될 있음을 실증한다.

뒷모습에서 메시지를 읽어내는 것은 순전히 감상자의 몫이긴 하다. 뒷모습을 보여주는 존재 자체는 언어를 발설하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자각하지 못한다. 뒷모습을 보여주는 그 주체가 처한 현실적인 상황이나 심리상태를 읽는 것은 제삼자의 몫이다. 어떤 상황에 놓여 있건 그 상황에 따른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지배되는 인간의 뒷모습에는 필연적으로 그 신체를 사역하는 의식이나 감정이 스며들게 마련이다.

 

 

talk,72.7x60.6cm,oil on canvas,2011

 

 

따라서 뒷모습이 전하는 묵언, 즉 침묵의 언어를 읽기 위해서는 남다른 감수성 및 관찰력이 요구된다. 뒷모습으로 말하는 침묵의 언어가 보편적인 형태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그렇다. 뿐만 아니라 그 언어가 구체적인 진술과는 다른 형태이기에 형이상학적인 세계에 더 근접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뒷모습으로부터 그 주체가 처한 상황 및 그로부터 발생하는 의식 및 감정 등 보다 많은 실제적인 정보를 판독할 수 있다. 이는 뒷모습이 전하는 묵언의 언어가 신체적인 표현수단으로서 훌륭히 기능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의 작업은 여성의 뒷모습을 아주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실제와 혼동을 일으킬만한 사실적인 묘사력은 강력한 설득력으로 작용한다. 일상적으로 만나는 불특정 여성들의 뒷모습이 실제를 방불케 할 만큼 극렬한 사실적인 묘사력으로 표현된다. 그처럼 치밀한 사실묘사는 뒷모습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즉, 얼굴의 생김새 및 표정에서 받아들이는 느낌과는 다른 또 다른 형태의 아름다움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얼굴의 생김새를 통해 느끼는 시각적인 이해와는 전혀 다른 미적 감흥 및 감동을 유발하는 것이다.    

누군지 알 수 없는 존재의 뒷모습이라고 해도 모두 동일하지는 않다. 얼굴과 마찬가지로 뒷모습 또한 저마다 다르다. 뒷모습이 저마다 다르기에 개별적인 조형세계를 산출해 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개별적인 형식은 물론이려니와 그에 상응한 내용을 도출해낼 수 있는 것이다. 익명의 뒷모습이라고 해서 난해하다거나 소통의 부재를 초래할 이유는 없다. 그 존재가 실상에 반하는 허구가 아닌 다음에야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단지 그 실상을 정확히 분별할 수 있는 명확한 상, 즉 얼굴이 보이지 않음으로써 뒷모습에 은닉된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인정한다.

 

 

talk,162x130cm,oil on canvas,2010 | talk,72.7x60.6cm oil on canvas,2011

 

 

그의 최근 작업은 뒷모습 가운데 머리모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머리카락, 즉 헤어스타일은 여성의 심리상태를 가장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부분이다. 심리적인 변화가 일어날 때 은연중에 머리로 손이 가는 형태의 신체적인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때 머리로 손길이 가는 행위는 거의 반사적으로 이루어진다. 머리와 손의 관계는 본능적인 심리적인 표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실제로 머리는 가장 손쉽게 매만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기모습을 극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일까. 현실적으로 여성들은 일상적인 삶에서 부딪치는 여러 상황에 따른 심리변화가 있을 때 머리를 매만지거나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줌으로써 이를 극복하고자 한다. 이렇듯이 머리는 본능적인 행위를 유발하는 신체의 중추적인 부분으로서 심적인 변화를 가장 극적으로 드러낸다. 이러한 행위는 거의 무의식적이고 본능적인 형태로 나타나기 일쑤이다. 따라서 머리모양은 심리변화의 지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머리모양을 손짓이나 발짓 또는 몸짓에 대응하는 또 하나의 자기표현의 언어라고도 할 수 있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그가 여성의 뒷모습 가운데 머리모양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의 작업을 보면서 섬세한 머리칼과 귓바퀴 그리고 목을 아우르는 뒷머리가 얼마나 다양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지 새삼 놀라게 된다. 더구나 섬세한 귀밑머리라든가, 치켜 올린 머리에 의해 드러나는 뒷목의 가녀린 솜털, 그리고 햇빛에 노출되지 않은 뽀얀 피부는 그 어떤 신체 부위보다도 아름답다. 그러고 보면 뒷머리는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가장 섬세하고도 미려한 여성성을 상징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talk,90.9x72.7cm ,oil on canvas,2011

 

 

다양한 이미지의 뒷머리 모양에 시선을 멈추게 되는 것은 그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에 있다. 미용실에서 꾸미지 않은 일상적인 손길에 의해 이루어지는 자연스러운 머릿결을 주시하는 이유를 알 듯싶다. 한마디로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머릿결에서 발산하는 자연미가 얼마나 감동적인가를 보여준다. 저마다 다양한 형태의 머리 모양을 보면 어느 하나도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다. 이는 전혀 새로운 발견이자 미적 감동이다.         

여성의 뒷모습과 뒷머리를 제제로 하는 그의 작업은 인간의 신체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고도 구체적이며 섬세한 자기표현 수단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의 작업에 대해 평자들이 논하는 실존의 문제를 떠나,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탐색하는 순수미에 대한 논의만으로도 그 의미는 적지 않다. 이는 여성의 신체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새로운 제안이다. 이번 전시는 여기에 국한시킬지라도 결코 가볍지 않은 많은 논제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talk,65.1x53cm,oil on canvas,2011

 

 

홍익대 미술학 박사인 정종기선생은 여성의 뒷모습을 화폭에 담는 작업을 한다

작가가 그려내는 여성의 뒷모습은   매우  서정적이며 많은 사연을 담은듯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서양화가 정종기의 작업은 여성의 뒷모습을 통해 묵언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손짓이나 발짓, 그리고 몸짓으로 말하는 일반적인 신체언어와 달리 뒷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소통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뒷모습이야 말로 그 어떤 연설이나 신체언어보다도 더 설득력이 강하다는 것을 작품을 통하여 보여준다.

그의 작업은 여성의 뒷모습을 실제와 혼동을 일으킬만한 사실적인 묘사력으로 표현한다. 그는 뒷모습 가운데 머리모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섬세한 귀밑머리라든가, 치켜 올린 머리에 의해 드러나는 뒷목의 가녀린 솜털, 그리고 햇빛에 노출되지 않는 뽀얀피부 뒷머리는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가장 섬세하고도 아름다운 여성성을 상징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섬세한 여성의 목선과 삼단처럼 검고 탐스러운 머리결의 그녀들

진정한 아름다움은  뒷태에서 나온다는걸 새삼 느끼게 해주는 춘심(春心)을 담은

신작 20여 점이 선보인다.   

 

정종기 선생은 홍익대학교 대학원 졸업. 개인전 15회, 퀼른아트페어, 마이애미아트페어, 서울국제아트페어 등 250여회의 주요 단체전에 참가하였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 구상전 공모전특선,경기신문미술상을 등을 수상하였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동국대, 성신여대에 출강하고 있다.

 

 

Talk 72.7x60.6cm oil on canvas 2011

 

 

 
 

정종기

 

홍익대학교 대학원 졸업 (미술학 박사)

 

개인전 21회(서울, 뉴욕, 고양, 수원 등)갤러리아미, 갤러리우덕, 인사아트센터, 아트파크, 한전갤러리, 고양어울림미술관, 수원미술관 등

 

단체전 초대전 250여회 | 퀼른아트페어, Exo Galandacher Wall5, 독일 | 한국국제아트페어, 코엑스, 서울 | manif서울국제아트페어,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서울 | 화랑미술제,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서울 | 폰 브라운베렌스갤러리 초대 11인전, 독일 | gallery henoch, summer group show, 뉴욕 첼시 등 단체전 250여회

 

수상 |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수상, 경기신문미술상수상

 

작품소장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한국민속촌미술관, 대한주택공사, (주)한국야쿠르트, 경기신문사, 아산병원 등

 

현재 | 숙명여자대학교 겸임교수, 성신여대, 동국대 출강, 뉴욕 첼시 gallery henoch 전속작가  

 

 
 

vol.20110413-정종기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