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주 展

 

유토피아 만들기

 

Utopia-05_60.6x50.0cm_Acrylic on canvas_2011

 

 

서울미술관

 

2011. 4. 13(수) ▶ 2011. 4. 19(화)

서울 종로구 인사동 43 대일빌딩 지하 1층 | T.02-732-3314

 

www.sagallery.co.kr

 

 

Utopia-09_197x134cm_Acrylic on Korean paper_2011

 

 

그의 그림에 크게 그려진 남자 형상은 양(陽)을 상징하면서 남성적 원리를 뜻하는 것이고, 여자형상은 음(陰)을 상징하면서 여성적 원리를 뜻하는 도상이다. 즉 음ㆍ양의 상호작용에 의한 생성의 섭리를 암시하고 있는 도상인데, 그러한 생성의 우주를 나타내기 위해 구연주는 남자와 여자가 마주하고 있는 중간 공간을 검은 색으로 처리한 후, 그 속에 나는 새들과 색색의 미점들을 그려 넣고 있다. 그의 그림들은 모두 상하가 없는 그림이다. 위와 아래를 바꿔서 걸어놓아도 아무 상관이 없는 작품이라는 말이다. 사실 우주에 위와 아래가 어디 있는가? 보는 자의 관점에서만 상대적인 상하가 있을 뿐이지 엄밀한 의미에선 위와 아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그의 그림은 감상자가 보다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는 여지를 보인다.

구연주는 이번 작품들에서 화가의 최대 과제이자 성과라고 할 수 있는 ‘개성적 회화 양식의 창출’을 성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의미내용과 형식구조가 내적으로 긴밀하게 조화를 이루며 하나가 되어, 생명으로서의 존재의 기쁨을 노래하는 개성적인 회화적 찬가가 되고 있는 것이다. (1회 개인전 도록 서문 수록)

단국대 교수 / 미술평론가 - 임두빈

 

 

Utopia-1035_91.0x91.0cm_Acrylic on canvas_2010

 

 

모든 종교에서 얘기하고 있는 생명사상의 해법을 주돈이 철학의 태극도에서 찾고자 함은 원색과 보색의 강한 생명력, 우리 사찰의 불국토화, 유교적 이상향의 궁궐 건축과 가람이 서로 상보적 관계로서 빛나기 때문이다. 상생과 상극관계에서만이 건강한 생명력을 유지한다는데 기초한 화면 속 형상은 서로를 보호하고, 쌍 지어 나타나 형상과 색채가 내밀한 관계로 이어지게 한다. 또 평면을 평면 그대로 보여 줌으로서 오히려 군더더기 없는 이차원의 가상이 삼차원의 입체를 더더욱 그리워하게 하는 묘미를 지닌다. 원색의 대비로 땅ㆍ하늘ㆍ생명의 중심적인 생각을 도출하고 실존적인 생명주의 환경을 통해서 유토피아의 세계를 꿈꾸는 한 인간의 그림에 대한 사상적 근저가 도로 발현되고 음양의 교합으로서 다 함께하는 세상 즉 생명천국을 만드는 밑그림으로 드러난다. 구연주는 이렇게 깊은 사유의 심연을 체득하고 그 성과를 그림의 내용과 기법으로 표출함으로써 그만이 갖는 회화 세계를 가꾸고 있다. 바로 생명에 대한 사랑인 것이다. (버질 아메리카 수록)

버질 아메리카 편집주간 강구원

 

 

Utopia-1039_65.1x53.0cm_Acrylic on canvas_2010

 

 

명확하고 선명한 색상의 형상들은 확고한 조형성을 인식하게 해주며 투철한 작가의식과 철학, 유교사상, 음양사상 등의 다중적 이미지들이 화면상에서 눈부시게 떠오르고 강렬한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인간을 비롯한 동식물들의 비례는 매우 적량적이며 읽는 회화로서의 인문학적 이미지도 충분하게 감득할 수 있다. 그의 조형성은 탄탄한 이론과 시각적인 계산에 의해 구축되어지며, 그의 작업에 직ㆍ간접적으로 연관되는 궁궐 조형물과 태극과 삼태극 마크, 일월도나 십장생도 등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그의 작품에 그대로 용해되어진다. 이러한 지식으로 인한 그의 작품에서의 천지, 남녀, 개체 등의 공존의 이미지는 즉각적이며 기호학적으로 읽히어진다. 그의 작업의 궁극적인 테마는 유교적인 것이며 성리학적인 것이기도 하다. 이것은 현세의 이상향을 목표로 하며 공존의 사상, 공동체 의식, 그리고 생명사상 등이 그 내용임을 인지할 수 있다. 그도 한 때는 추상미술에 심취했었으며, 소위 모던 테크닉에 빠져들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가 인간의 갈등 구조를 없애고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공존 사상, 그리고 공리적 미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러한 동기는 조선시대 궁궐 조형물의 연구과정 중에 태극과 삼태극 마크의 위치, 숫자, 색상에 따라 공간 배치가 다름을 알고 나서였다.

  우리는 첨단의 문명세계에서 불편하지 않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미학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도 빈약한 현대미술의 범람 속에서 과연 현대 미술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라고 자문해본다. 이러한 시점에서 그의 작품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던져주는 메시지가 있고 ····· 그 메시지는 많은 작가들에게 성찰의 계기를 안겨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박종철의 전람회 스케치, 구연주 초대전

(Art and Culture 수록)

 

 

Utopia-1054_112.1x112.1cm_Acrylic on canvas_2010

 

 

자연을 유기체로 간주하는 사상, 즉 자연은 생명이 있는 것이고, 자연 현상의 원인은 생명이 가진 감각과 욕망들로 간주하는 미학은 질서에 대한 은유로서 기계론보다는 유기체론을 옹호한다. 낭만주의는 자연의 부동성을 거부하고 생명의 창조력, 무한한 변형 능력과 운동을 강조하며, 자연을 주관적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그 주관이 자아의 연장이라는 점이 문제였다. 사유와 존재의 일치를 꾀하는 낭만주의 미학에서‘존재하는 것은 일체 자아’(피히테)가 되었다. 낭만주의자들은 전 우주와 자신을 연결 짓는 신의 감각을 묘사하려고 하였던 것이다. 기계나 유기체로 세계를 간주하는 철학과 미학은 오늘날 보편화된 현대성의 기원이 된다. 구연주가 주목하고 다시 읽어낸 성리학의 생명사상은 이러한 현대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적 가치의 하나로 다가온다. (미술과 비평 2010 겨울호 수록)

글.이선영 미술평론가

 

 

Utopia-1055_197.0x134.0cm_Acrylic on Korean paper_2010

 

 
 

구연주

 

구연주는 경희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하였고, 강사를 역임하였다. 1978년 앙데빵당전을 기점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두 번의 개인전과 100여 회의 초대전에 참여 하였다. 에포크와 이후전, 사이전 등의 그룹 활동에도 적극적이었으며, 그 중에서 공동 작업이라는 새로운 표현 방법으로 현실 문제를 표현한 사이전은 대단히 큰 주목을 받았다. 또한 그는 조선시대 궁궐 조형물에 깊은 관심을 갖고 연구를 거듭하여 성리학 사상과 조형물 간의 연관성을 설명해내는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의 최근 작품은 이러한 연구 과정에서 얻어진 것으로서 전통 사상과 조형미를 잘 조화시켜 현대적 감각에 맞게 표현한 것이다. 그의 작품은 이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생명이 존재하기 때문이며, 경쟁 속에서 서로 보완하고 견제하며 사는 것이 건강한 삶의 방법이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생명천국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표현하고 있다.

 

 
 

vol.20110413-구연주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