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현 展

 

2011 갤러리 라메르 신진작가 창작지원전시 - 잊혀진 기억에 대한 잠재의식

 

 

memory (밀가루사탕 먹기)_100x100cm_장지에 채색_2011

 

 

갤러리 라메르 제2전시실

 

2011. 3. 2(수) ▶ 2011. 3. 8(화)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94 홍익빌딩 3층 | 02-730-5454

 

www.galleryLAMER.com

 

 

memory (병원놀이)_130x130cm_장지에 채색_2011

 

 

2011 갤러리 라메르 신진작가 창작지원 전시 작가로 선정된 박소현 작가의 개인전이 3월 2일부터 8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에서 열린다. 갤러리 라메르 신진작가 창작지원 전시 프로그램은 매년 다채롭고 독창적인 시각의 창작욕을 가진 신진작가를 선정하여 새롭고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 지원 프로그램이다.

박소현의 작업은 우리가 기억을 회상할 때 명징하게 떠오르기 힘든 기억들 , 그리고 여기저기 소실되고 변형되는 기억의 조각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여러 장의 레이어가 겹쳐져 변형된 형태들을 통해 사라진 기억 그리고 입력되고 잊혀지는 기억의 속성을 깊이 표현해냈다.

 

 

memory (해적놀이)_100x160cm_장지에 채색_2011

 

 

섞여있는 기억의 편린, 총체적 일관성을 드러내다.

홍화진

 

박소현이 기억이란 주제를 놓고 진행해온 작업은 일반적으로 한 개인이 기억을 다루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개인의 삶 속에서 빈번히 얘기하고 상념해도 계속해서 언급되고 교류되는 지난 시간들과 경험들, 즉 과거의 기억은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얘기보다 더 자주 개인의 삶에 등장한다. 이것은 미래를 떠올릴 때는 불명확한 앞으로의 일을 계획하거나 상상하는 데에서 그 성질이 출발하지만 과거의 일은 ‘기억’함으로서 우리 안에 현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억은 과거를 ‘기억함’이기 때문에 종종 소실되고 훼손되며 심지어는 왜곡되는 성질 역시 가지고 있다.

그는 이번 작업에서도 여전히 유년시절의 기억을 다룬다. 조각난 기억들을 접합하며 기억의 통짜를 표현하는 방식은 지난 개인전과 원칙적으로 같은 부분에 속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그의 이번 개인전은 그 전의 작업들과 방법론적인 면에서 크게 다름이 없다. 그러나 그의 작업은 이전의 그것에 비교했을 때 총체적으로 진화했다. 그가 고민한 기억에 대한 작업의 결과는 마치 시간이 흐르며 우리가 과거를 돌아보는 그 모습과 닮아 있다. 면과 면의 접합으로 나타나던 불명확함은 이제 면 안으로 침투하여 이미지를 으스러트리고 면 밖으로 확장되어 여백을 낳았다. 우리는 어떠한 기억을 회상할 때 그 모든 부분들을 명징하게 떠올리기 힘들다. 기억은 흐르고, 흐르는 모든 순간들은 여기저기 소실되고 변형된 부분이 있으나 심지어는 그것조차도 전체 기억의 일부이다. 박소현의 이번 개인전에서 보이는 작업의 진화는 그가 이러한 부분을 표현하여 화폭 속에 잡아 두었다는 것이다. 또한 한 가지 더 눈에 뜨이는 점은 전체적인 내적 형태는 불명확하게 으스러지는데 반해 전체적인 색채는 비교적 짙고 명확하게 드러나는데 있다. 이러한 미적 요소들의 결합은 언어로 서술했을 땐 일견 부조화스러워 보이지만 화폭 안에서는 퍽 자연스럽고 조화로운 전체적 형상을 이룬다. 마치 명확한 이미지로 기억되지 않아도 강렬한 느낌으로 기억될 수 있는 어떠한 현상처럼, 박소현은 이미지의 변형과 결합 그리고 비어버린 기억의 공백을 전체적으로 뽑아내어 화폭 속에 투사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과거의 사건이나 인물은 현재에 와서 다시 그 모습을 떠올릴 때 각기 다른 시간 속의 기억과 기묘하게 결합하기도 한다. 또는 훼손되고 사라진 기억의 공백을 다른 기억들이 차고 들어와 메워 버리기도 하며 혹은 아예 비어져 있는 상태로 머물러 있을 때도 있다. 때로는 위의 상황에도 아랑곳없이 그저 기억이 가지는 일종의 느낌만이 두루뭉술하게 살아남아 기억되기도 한다. 이렇듯 흘러간 과거는 기억되고 기억은 부분 부분 잊혀지고 겹쳐지며 또한 그 공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너끈하게 머리에 마음에 남는다. 박소현은 이러한 불명확성, 변형, 왜곡, 여백 그리고 이 모든 변인들 속에서도 일관성을 지니는 흐르는 기억의 순간을 낚아챘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기억의 속성에 대한 고민의 표현을 이번 작업을 통해 보다 깊이 표현해냈다.

 

 

 

 

작가노트

이사를 5-6번 다녔나? 이곳저곳으로 다니면서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 어쩌면 친구라고 말하기도 그렇겠지만 말이다.

나에게는 그 흔한 친한 초등학교동창도, 중학교동창친구도 없다. 그래서 나는 친구들이 많은 사람들을 보면 부러움이 생기곤 한다. 그럴 때면 나는 가만히 생각을 해본다. 나는 어떤 친구가 있었는지, 무엇을 하면서 지냈는지.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으면 나의 기억 속에 뚜렷하고 정확하게 떠오르는 것이 있는 반면에

희미하게 떠오르는 기억들이 있다. 사진 속 항상 옆에 있는 친구, 같은 분장을 하고 있는 친구들.

하지만 자세히 떠오르지는 않는다. 이렇듯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고 있으면, 그 사람에 대한 희미한 기억들이 조각조각 떠오르면서 하나의 형상으로 만들어진다. 그것은 우리에게  중요하지만 잊혀진 기억들이 만들어낸 형상일수도 있으며, 우리에게 추억을 불러일으켜주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박 소 현

 

2008  성신여자대학교 동양화과 졸업 | 2011  성신여자대학교 동대학원 졸업

 

개인전  | 2011  신진작가 창작지원전시, 라메르갤러리, 서울 | 2010  관훈갤러리, 서울 | 영아티스트 공모전, 리하갤러리, 대전

 

그룹전  | 2011  신진작가구상전, 아쿠아갤러리, 서울 | 2010  홍벨트 - 작가와의 대회(Momentary전), 갤러리 킹, 서울 | 소소전, 타블로 갤러리, 서울 | 아트마켓 ‘JAM’, 장흥아트파크, 경기도 | 2009  성신동양화전, 화봉갤러리, 서울 | 소란소란, 성신S101갤러리, 서울 | 아시아프, 옛 기무사 건물, 서울 | 뱉어, 성신여대 수정관 대 전시실, 서울 | 2008  성신동양화전, 화봉갤러리, 서울 | 봐, 성신여대 수정관 대 전시실, 서울 | vis-avis, 단성갤러리, 서울

 

수상  | 2009  제5회 경향미술대전 장려상

 

 

 

vol.20110302-박소현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