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철, 최윤정 초대展

 

" 비단과 실.. 향기를 담다 "

 

 

김순철_About Wish 0904_each180x70cm_mixed coloring on Korean paper_2009

최윤정_Aura09-90_116X77cm_Mixed coloring on silk_2009

 

 

장은선 갤러리

 

2011. 2. 22(수) ▶ 2011. 3. 1(화)

reception : 2011. 2. 22(수) pm 4:00~6:00

서울 종로구 경운동 66-11 | T.02-730-3533

 

www.galleryjang.com

 

 

 

김순철_About Wish 0901_85x85cm_mixed coloring on Korean paper_2009

 

 

About Wish ......  About Wish라는 일련의 명제를 지닌 본 작품들은  일상적인 삶속의 담담한 희망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전통채색기법에 바느질기법을 더하여 그 표현방법의 폭과 깊이를 더 하고 있다.

두꺼운 전통장지에 거듭 색을 올려 여러 겹의 색층을 만들고 길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 문양을 상감기법으로 새겨 넣어 층 아래 또 한 층을 구축한다. 여러 층을 구축하는 것은 회화의 평면성을 넘어 소극적이지만 입체감을 지닌 질감 표현방법을 모색하기 위해서이다.  바탕색과 어울려 염색을 하고, 여러 겹 꼬아 만든 실(絲)로 이루어진  바느질행위의 흔적을 바탕위에 또 한층 구축한다. 수용성이 강한 한지와 바탕을 뚫고 오가며 주변을 이어 연결하는 물성을 지닌 실의 결합은 바탕의 이미지와는 또 다른 의미로 존재하는 실제의 이미지구축을 의미한다. 반복하여 뚫는 행위는 느리지만 오래된 경험들과 교감하는 시간들이며 드러나는 형상에 자신을 투영하여 돌아보게 하는 관조의 시간으로 인도한다. 겹겹이 얽힌 마음을 서서히 비워내는 심적 평형의 상태에 이르게 하며 이어 자기치유의 기능을 동반한다. 반복되고 오랜 작업과정은 점 점 빠르게 완성점에 이르게 재촉하는 현실과는 거리감이 있지만 분명 자신으로의 관찰과 의식의 집중, 그리고 자기몰입을 가능케 하며  명상적인 관조의 방법으로 자신과 세상을 읽어 나가려는 주위 여러 계층과 교감하게 된다.

바탕위에 바느질의 형상으로 구축되어진 항아리의 형상은 무언가 담길 수도 있고 비워질 수도 있는 내면의식의 변이를 함축한 심상의 표현방법이다.

 

 

김순철_About Wish 0906_162x130cm_mixed coloring on Korean paper_2009

 

 

마음을 거닐다. . .한지 위에 바느질. 고단하게 반복되는 되새김질은 이러저러한 많은 생각들을 동반하게 되고 그 시간보다 더 길고 깊은 스스로의 잠행(潛行)에 들게 한다. 한 땀 한 땀 이어지는 행위의 흔적들은 끊임없이 거듭되는 일상의 짧고 긴 호흡이며 무의식에 감춰지거나 억눌린 상처의 기억들이다. 긴 시간이 소요되는 지루한 과정이기도 하지만 미세한 감정의 결들을 드러내는 자신과의 대화의 시간이 되기도 하며 섣불리 풀어버리지 못하는 내밀한 속내를 삭히는 치유(治癒)와 자정(自淨)의 시간이기도 하다.

 

 

김순철_About Wish 0922_each 45x45cm_mixed coloring on Korean paper_2009

 

 

최윤정_Aura09-92_116.7X91cm_Mixed coloring on silk_2009

 

 

최윤정 회화세계

 

공존하는 안과 밖의 이미지

Coexistence of the inner and outer images  

 

  최윤정의 화면은 이중의 막을 형성하고 있다. 우선 재질이 다른 종이와 비단이 겹쳐져서 두 개의 화면을 만들었다. 각각의 화면에는 정교하게, 채색으로 꽃이 그려져 있다. 주변 배경이나 특정한 상황성은 배제된 채로 오로지 단독으로 꽃/양난의 한 부분이 피어나듯 묘사되어 있다. 단일하고 납작한 하나의 평면이 아니라 성질이 다른 두 개의 화면이 깊이를 달리하면서 차오르는 형국이다. 그것은 보여주는 동시에 은연 중 지우고 또렷해졌다 희미해지는 것을 동시에 수반한다. 시간의 차이는 두 화면을 보는 것, 인식하는 것에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또한 동일한 소재가 약간의 차이를 지니고 그려진 두 개의 화면 역시 시차에 의해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오버랩 되는 상황을 연출한다.

 

  기억은 은밀한 달콤함과 고통스러운 자괴감을 한 몸으로 거느리고 잠복해 있으면서 우리 몸 어딘가에 고여 있다가 자라나고 순간적으로 발아한다. 밀고 올라온다. 작가는 자신만의 기억, 지난 시간의 추억이나 내면의 갈망 등을 안쪽 화면에 꽃의 형상을 빌어 안치시켰다. 그것은 자신에 의해 가라앉혀진 것들이다. 동시에 그것은 마냥 억누를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수면위로 떠오르듯 다시 새로운 화면, 또 다른 앞의 화면을 통해 환생한다. 이때 표면은 내부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동시에 떠오른다. 여기서 그림자란 여전히 존재에 어른거리는, 존재의 배면인 추억/ 기억인 셈이다. 이중의 화면 연출은 그러한 내용을 시각화화는 방법론에 따른 것이다.

  그와 동시에 최윤정은 작은 사각형의 화면을 무수히 반복해서 격자꼴로 연출한다. 역시 그 작은 화면도 이중의 표면을 지니면서 두 개의 이미지를 동시에 보여준다. 꽃의 일부분이 조각조각 분리되고 파편처럼 떠돌면서 보여진다. 동일할 수 없는 저마다 다른 형상의 꽃이자 개체들이다. 줄기에서 떨어져 나와 흔들리며 떠도는 꽃이란 존재는 주어진 틀 안에서 자유로운 생/자아를 갈망하는 제스처, 한정된 제도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저마다 일시적인 삶이란 틀에서 부유하다 소멸해가는 인간존재를 상징화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니까 사각형의 프레임에 갇힌 꽃은 일정한 규범이나 틀 속의 자아일 수도 있다. 또는 자신만의 기억과 추억의 영역에 해당하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반복해서 등장하는 이 꽃/양난은 작가 자신의 분신인 셈이다.

 

 

최윤정_Aura09-93_91X72cm_Mixed coloring on silk_2009

 

 

 비단이란 투명하고 얇은 재료는 그림 그리는 이의 신경과 감각을 보다 더 예민하게 만든다. 실수나 반복을 허용하지 않는 재료이기에 그 일회성의 집중은 다른 재료에서의 그리기와는 다른 체험을 안긴다. 작가는 비단이란 재료의 속성과 자신의 감수성이 일치하는 부분을 발견하고 있는 듯 하다. 한편 즐겨 그리는 양난은 향기가 없는 꽃이다. 따라서 작가는 꽃의 향기를 시각화하는 방법으로 비단 위에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부드럽게 잔영처럼 흔들리는 결의 피부위에 조심스럽게, 공들여 그린 양난은 그 바탕의 재질위에서 비로소 자신이 지니지 못한 향기를 시각적으로, 나아가 촉각적으로 보여주려는 듯이 연출되고 있다. 또한 비단이란 알다시피 종이의 조직과 달리 직조된 결들이 투명하게 비춰지는 화면이다. 그 틈을 벌리고 육박해 들어가면 작은 사각형의 프레임으로 해체될 것이다. 마치 캔버스 천의 조직과 같은 셈이다. 그러니까 작은 격자꼴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작가의 화면은 그 비단이란 물질의 특성, 존재론적 조건을 이용한 작업이란 생각이 들었다. 비단을 크게 확대해서 보는 이의 눈과 몸을 그 안쪽으로 불러들인 형국을 연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그림이란 결국 하나의 절대적인 화면에 의해 유지되어 왔다면 이를 흔드는 방법은 화면을 복수로 연결, 반복시키거나 내부를 보여주는 외부가 공존하는 화면이 된다. 따라서 최윤정의 화면/프레임 역시 작은 화면이 복수로 연속되거나 화면 안에 또 다른 화면을 집어넣는 형국으로 연출된다. 이때 안과 밖의 이미지는 서로 연계되는 이야기에 의해 유지되고 동시에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체험하게 해준다.

 오드리 햅번의 이미지에 위에 비단 천을 씌워 이중화면을 만들어놓고 그 표면에 하염없이 떨어지는 꽃잎을 채색으로 그려놓는 최근 작품에서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듣는다. 한때 화려한 은막의 스타, 아름다운 얼굴이 이제 세월이 지나 흡사 바람에 떨어지는 꽃잎과 같은 존재가 되었음을 보여주는 작업은 아련함과 무상함, 시간의 힘 등을 읽어내게 해준다. 소박하지만 간결하고 정확한 내용 전달과 압축된 연출에서 시각적 흥미도 발산되는 그런 작품이다.               

 

박영택(경기대교수, 미술평론)

 

 

최윤정_Aura10-97_72.5X50cm_Mixed coloring on silk_2010

 

 

Aura, 그 환상속에 피는 꽃

 

예술작품 속의 주제는 작가가 작품을 통해 드러내어 전달하고자 하는 욕망의 메시지이며 잘 은폐되어 있는 사유(思惟)의 결정(結晶)이다. 따라서 주제는 그 작가의 삶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각종 형태로 표현된 예술작품의 주제에는 작가가 살아온 인생의 깊이나 두께가 그대로 나타나 있게 된다는 말이다. 물론 회화예술도 마찬가지여서 우리는 훌륭한 회화작품과 마주 서게 되면, 여러 가지 색채와 이미지로 녹아있는 작가의 삶과 영혼을 느끼며 감동을 받게 되는 것이다.

최근 발표하고 있는 연작 <Aura>는 짙은 색깔의 밑그림 위에 또 다른 꽃그림을 덧씌워 밑그림이 은은하게 내비치게 한 독특한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단순한 형상의 밑그림을 배경으로, 양란(洋蘭)의 귀족적 아름다움을 표현하여 독창적 회화세계를 구현하려고 한다.

마치 잠재의식 속에 감춰진 짙은 추억을 바탕으로 먼 곳에 있는 대상에 대한 끝없는 동경과 신비로움을 작품 속에 곱게 투영시키고자 한다.

 

작가노트 중..

 

 

 
 

김순철, 최윤정 두 여성작가의 작품은 오랜 시간과 정성으로 만들어진다.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소재를 찾고 그것을 그리거나 만들어나가는데, 작품 속에 자신만의 기억 또는 지난 시간의 추억이나 갈망 등을 화폭에 자유롭게 표현한다.  

 

김순철 선생은 한지를 여러 겹 발라 두꺼운 바탕을 만들어 입체감을 지닌 질감을 만든 후 여러겹 꼬아 만든 실로 바탕 위에 한 땀 한 땀 바느질로 항아리의 형상을 만들어간다. 항아리의 형상은 무언가 담길 수도 있고 비워낼수도 있는 내면 속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최윤정 선생은 종이와 비단을 겹쳐 두 개의 화면을 만들고 각각의 화면에 정교하며 세심하게 채색으로 꽃을 그린다. 재질이 다른 두 개의 화면이 깊이를 달리하면서 안과 밖의 이미지는 서로 어울림과 동시에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체험하게 해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순철. 최윤정 두 분의 다르면서도 닮은 투박한 실로 엮은 항아리와

섬세한 비단에 그린 아름다운 꽃이 조화를 이루는, 소박하지만 세련되고 간결한 신작 20여 점이 선보인다.

 

김순철 선생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학과 졸업 및 동 대학원 졸업.

개인전 18회, KIAF , 서울아트페스티벌, 대한민국미술축제 그 외에 도쿄, 독일 해외에서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 북경예술박람회 은상, 대한민국미술축제 특별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목포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최윤정 선생은 상명대학원 동양학과 졸업, 동대학원 박사과정

개인전 19회, KIAF, MANIF등 다수의 국제 아트페어에 참가하였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목우회 특선을 수상하였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며 상명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vol.20110222-김순철, 최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