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철 솟대 

 

 

만월_100cm_오죽, 향나무, 강돌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

 

2011. 1. 18(화) ▶ 2011. 1. 23(일)

대구시 중구 명덕로 210 | 053-420-8014

 

www.debecgallery.com

 

 

일치_85cm_오죽, 향나무, 강돌

 

 

‘우리의 오랜 전통문화인 솟대를 다양한 작품으로 승화시킨

이성철 작가의 솟대展’

사라져가는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다양하게 표현함으로서 솟대가 단순한 목공예가 아닌 예술의 소재임을 보여주는 이성철 작가의 세 번째 솟대전이 오는 1월 18일(화)부터 23일(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에서 마련된다.

솟대는 삼한시대에 신을 모시던 장소인 소도(蘇塗)에서 유래한 것으로 나무를 깍아 새의 모양의 세우는 조형물로 농가에서 섣달 무렵에 새해의 풍년을 기원하며 민간신앙의 상징물인 장승 옆에 세우던 전통적인 조형물이다.

작가는 어릴적 시골 마을 입구에서나 보았던 거대하고 투박한 이미지의 전통적인 솟대를, 현대화된 우리 생활 속에서도 보다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정교하고 표정 있는 솟대로 소품화 하는 작업을 지난 10여 년간 해 오고 있다. 특히 재료자체가 가지는 자연스러운 나뭇가지의 특징을 잘 살려 다양한 표정의 솟대로 표현하고 있으며, 오죽으로 대를 세우고, 강에서 채집한 자연석을 사용하는 등 독특한 질감과 참신한 작품성으로 자연이 전해주는 편안함을 추구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2월 울산에서 첫 개인전을 마련했을 때 솟대를 소품화 하여 작품화 한 작가만의 개성이 묻어나는 전시로 크게 주목 받았던 작가는 지난해 7월 두 번째 개인전에 이어 마련되는 이번 전시를 통해 전통적인 솟대를 현대적 조형예술품으로 승화시킨 작품들을 선보인다.

25cm 정도의 소품에서부터 2m가 넘는 대작까지 다양한 크기의 작품 80여점의 작품이 선보일 이번 전시는 우리의 것을 점차 잃어가는 서구화된 현대 사회 속에서  2011년 새해를 맞아 전통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작가노트

밥 짓는 연기가 낮게 휘감아 도는 길을 따라 오래된 마을로 들어서면 노을 진 하늘가에 나무 새 한 마리 떠 있다.

솟대.

긴 장대 위에 높이 앉아 바람 불면 산자락을 타고 훨훨 날아오를 것만 같은 새. 우리의 마을에는 이 솟대가 있었기에 고난으로 얼룩진 지상의 세계에서 저 푸르고 자유로운 천상의 세계로 오랜 세월동안 우리 민족이 염원해온 꿈을 전할 수 있었다.

마을은 세상에서 가장 신성한 공간이자 우주의 중심으로 받아들여졌으며 언제나 자신들의 삶을 보호하는 질서와 조화의 세계였고, 마을이 神들로부터 보호받고 있는 선택된 땅이었다. 그래서 마을의 솟대는 자신의 삶터를 지키기 위해 마을사람 스스로가 창조해낸 지혜와 믿음의 소산이다. 마을이 물, 불, 바람 등 온갖 자연재해로부터 보호받고 도둑이나 외적으로부터 마을을 지키고 병마나 온갖 재앙이 넘볼 수 없도록 해달라는 기원, 그 간절한 마음과 풍요로운 삶을 약속 받기 위한 희구, 솟대는 훨씬 현실적인 의미로 살아나서 그 희망의 메신저는 바로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새였다.

솟대는 그 오랜 세월동안 사람들의 곁에서 함께 살아온, 우리 땅에서 길러진 토착문화 가운데 가장 한국적인 모습을 간직한 전통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하면서도 티 없이 맑게 느껴지는 소박한 조형성과 거기에 바쳐진 순정한 마음들. 우리들의 아버지의 아버지, 어머니의 어머니 마음이 저렇게 바람 속에 나부끼고 있는 것은 아닐는지. 생각만 해도 눈시울이 뜨거워질 것 같은 옛 조상의 마음이다.

저녁 어스름 길. 마을 어귀에서 마주치는 솟대는 사라져가는 농경문화에 대한 진한 향수에 젖게 한다. 그립다 못해 안타까운 마음까지 배어난다. 이제 저 새마저 훌쩍 떠나가 버린 날, 우리에게 고향이란 얼마나 쓸쓸해진 모습으로 다가올까. 어쩌면 더 이상 돌아가고 싶은 추억 속의 고향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 땅의 바람과 이슬, 햇볕, 그리고 사람들이 만들어낸 신, 그 삶의 추억을 간직한 솟대의 꿈.

그 소중했던 꿈이 우리나라의 마을에서 사라지고 있다. 불씨처럼 남아있던 마을 축제의 신명이 하나둘씩 꺼져가면서 솟대는 쓰러져 더 이상 하늘을 날아오르지 못한다.

이제 이 땅의 마지막 농사꾼이 사라져 버린 날, 도시의 거대한 군상 속으로 쫓겨 가 버린 날, 그 황망한 들길에서 우리는 무엇을 노래할 것인지.

역사가 사라지고, 전설이 사라지고, 신화가 사라져 버린 고향의 잿더미 속에서 우리는 자식들의 손을 잡고 무슨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 것인지….

아아 눈보라가 치는 날의 솟대여.

 

 

 

 

■ 이성철

 

개인전  | 2009. 2  이성철 솟대展, 울산, 다운재갤러리, 2009년 2월 20일~2월 27일 | 2009. 7  이성철 솟대展, 대구, 수성아트피아, 2009년 7월 14일~7월 19일

 

현재  | 대구공업고등학교 교사

 

 

 

vol.20110118-이성철 솟대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