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부문 展

 

“산수와 낙산”

 

 

Untitled #2578_C-Print_2010

 

 

학고재갤러리 전관

 

2011. 1. 12(수) ▶ 2011. 2. 27(일)

Opening : 2011. 1. 12(수) PM 5:00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 70 | 02-720-1524

 

www.hakgojae.com

 

 

Untitled #2030_C-Print_2010

 

 

학고창신(學古創新)의 가치를 추구 하는 학고재는 2011년 올해의 첫 전시로 소재주의를 거부하고 풍경체험을 통한 자기 성찰과 발견, 자기 고양을 추구하는 사진작가 권부문의 개인전 <산수와 낙산> 을 개최한다. 권부문의 이번 개인전에서는 신작 ‘산수’를 전시하는 본관의 <산수> 전과 2007년부터 국내외에서 발표해 온 ‘낙산’연작 30여 점을 전시하는 <낙산> 전으로 구성했다.

권부문이 생각하는 이미지는 작가와 작품을 바라보는 이들 사이에서 대상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그는 대상을 객관화하여 관람자가 취할 메시지에 개입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것을 자연스럽게, 아무것도 더하지 않지만 치밀하게 구성하고 포착하여 작품을 완성한다.

권부문에게 풍경은 보는 이의 마음상태에 따라, 그의 경험과 상상, 해석력이 종합적으로 만들어 보여주는 이미지이다. 그래서 풍경은 자신을 비추어 보는 거울이 되며, 언제 어디서나, 작가 자신을 포함하여 그 누구든지 그 앞에 서서 비춰볼 수 있다. 그것은 전통산수화를 수기(修己)의 도구로 삼고자 한 옛 사람들의 태도와 닮아있다.

사진이미지가 홍수를 이루고 있는 오늘날의 환경 속에서 사진이란 무엇이며 사진의 진정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하고자 한다.

 

 

Untitled #595_C-Print_2010

 

 

세계를 응시하다

아마노 타로 요코하마미술관 학예실장

 

세계는 이미 다 드러나 버렸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시각으로 이해 할 수 있는 세계는 항상 변하는 표피층이며 그 이면에 어떤 구조가 숨겨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그것은 쉽게 눈에 보이지 않는다. 우리와 자연계는 서로 침투하고 연결되어 있으나 상호 침투 그 자체는 여전히 불가시의 영역이다. 인간에게 세계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도달 할 수 없는 영역이며, 자연은 인간을 의식하지 않는 것 같다.

권부문의 사진은 세계를 드러내 보이기 보다는 세계의 구조를 시사하는 이미지로 보인다. 그의 풍경 속에는 이러한 구조를 보여주는 디테일들이 있으며, 이는 아래 설명하겠지만, 대단히 끈기를 요하는 작업으로 재현되었다. 마치 육안으로 지각 가능한 모든 디테일들이 모여서 하나의 전체를 이룬 것 같다. 원래 우리 눈은 어떤 이미지 전체를 단번에 그리고 정밀하게 지각할 수 없다. 원근법으로 세계를 장악하는 것이 아니고, 전체를 부분들로, 그것도 복수 시점(視点)으로 파악된 부분들을 재구성하여 얻는 것은, 19 세기 이후의 근대 화가들, 특히 폴 세잔느 (Paul Cezanne) 이래 볼 수 있었던 방식이다.

 

 

Untitled #2236_C-Print_2010

 

 

한편, 작가는 이번 개인전의 주제로 ‘산수’ (山水)를 선택했다. 산수는 중국, 한국, 일본을 중심으로 발전한 수묵화이다. 권부문은 주제뿐 아니라 화면 구성도 전통 수묵화의 형식을 답습하여 수직이나 수평으로 긴 화면의 레이아웃을 사용했다. 수묵화는 풍경화이지만 그것은 서양의 풍경화와는 달리 눈 앞의 풍경을 극명하게 재현하지 않는다. 비록 실재하는 풍경을 소재로 삼는다 하더라도, 세부는 추상화되고 전체 또한 작위적으로 변용된다. 오히려 그 풍경 안에서 얼마나 인간이 정신적인 의미로 일체화 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이다. 이러한 문인화 정신은 예를 들면, ‘와유(臥遊)’라는 단어에 담겨있다. 움직이지 않고 여행한다, 두루마리 그림 속에 스스로 자리를 잡고 그 속에 머물며 풍경을 즐긴다는 것이다. 그것은 자연의 빈 공간에 관객 자신을 침투시키는 행위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 풍경의 표상인 산수화라 하여도 풍경 그 자체를 지시하는 사진 이미지와는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다. 권부문은 회화=표상(表象), 사진=지표(指標)의 차이를 인식하고 작업한다. 그는 하나의 풍경을 하나의 이미지로 촬영하는 방법과는 별도로, 특히 대작에 있어서는 다른 제작 방법을 택했다. 우선 대단한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란 점을 말해 두겠다. 시점을 이동해가며 부분들을 촬영하되 각 부분 간에 중복 부분을 갖도록 하여 연결한다. 하나의 이미지를 한 순간에 포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간을 들이고 사려를 더하면서 촬영하는 행위를 반복한다.  그것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세잔느에게서 볼 수 있는, 하나의 풍경을 시점을 이동시키면서 부분부분 파악하는 행위와도 겹친다.

 

 

Untitled #1281_C-Print_2010

 

 

이처럼 권부문은 일견 근대 이후 서양에서 주도된 시각의 제도, 특히 ‘카메라 옵스큐라’에 의해서 규정되었던 관찰하는 주체와 관찰되는 객체의 관계, 그로부터 파생한 주체의 특권을 따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지각 기능이 생산될 수 있고, 조작도 가능하고, 하물며 예견까지 가능한 오늘날의 세계를 드러내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내적인 이미지에 임하고 있다. 왜냐하면 오늘의 사진 및 영상 이미지는 관찰의 주체와 객체라고 하는 투명한 수용 모델로부터 벗어나, 신체성과 무의식이라고 하는 불투명성을 우리에게 부과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서양적인 시각 모델의 문맥에 대한 동양적 풍경에의 대처 방식 중 하나로 ‘산수’가 소환되었다.

일상적으로 주시하는 것과는 달리 ‘응시한다’는 행위는 시각에 의식을 집중시키는 것이지만, 평상시 아무렇지 않게 보고 있을 때보다 대상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주의를 집중하고, 한 점을 가만히 바라보는 행위는 결국 의식의 이완을 낳아서 원래 무엇을 보고 있었는지, 무엇을 위해 보고 있었는지를 애매하게 하는 일이 있다. 권부문이 보여주는 극명한 이미지들은 지각활동의 이런 양의성을 피하려는 듯 카메라를 개입시키고 있다. 말하자면 제3의 시각에서 나온 이미지들이다.

산수화의 이미지가 아이콘이며 표상(表象)이라는 점은 위에 말한 바와 같다. 여기서, 관객은 문자 그대로 화면 앞에서 이미지를 탐색하는 것과 동시에, 화면 내부, 예를 들면, 암자에 잠시 멈춰 선 인물에 동화되어 그곳으로부터 보이는 전망 또한 감상해야 한다. 이 경우, 시점의 이동은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형이상학적인 차원에서 가능하다.

오늘날 이미지들은 미디어 시스템이 강요하는 시각 체험을 일상화하고 있다. 권부문은 이러한 상황을 따돌리고 이미지 그 자체가 있어야 할 모습을 선취해 제시하려고 한다. 모든 대상이 미디어 이미지로 회수되어 재생산되고 공급되는 가운데 한 번 더 세계로 향하지 않으면 아니 될 새로운 시선을 환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의미로서의 ‘응시’를 그것을 제도화하여 온 근대의 문맥으로부터 탈환하여 자연 속에 침투되어야 할 개체로서의 인간이 하는 행위 중 하나로 다시 제시한다.

 

 

 

 

■ 권부문 ( 權富問 )

 

1955  대구 출생

 

개인전  | 2011  <산수와 낙산>, 학고재 갤러리, 서울 | 2010  <프레즌스>, 갤러리 신라, 대구 | 2009  <프레즌스>, 조현 화랑, 서울 | <북풍경>, 조현 화랑, 부산 | 2008  <가까이서 멀리서>, 갤러리 신라, 대구 | <구름 위에서>, 박영덕 화랑, 서울 | <북풍경>, 박여숙 화랑, 서울 | 2007  <돌에게>, 씨-파인아트, 서울 | <권부문, 사진 2000-2007>, 아르코 미술관, 서울 | 2006  <권부문>, 조현화랑, 부산 | <구름 위에서>, 갤러리 신라, 대구 | 2002  <권부문>, 시공 갤러리 , 대구 | 2000  <권부문>, 갤러리 신라, 대구 | 1999  <권부문>, 갤러리 싸이드2, 도쿄 | <권부문전-안동 하회마을 1976-1990>, 갤러리 아티누스, 서울 | 1997  <권부문: 태도>, 쌀페트리에르 쌩루이 성당, 파리 | <권부문 근작전>, 전 갤러리, 서울 | 1996  <권부문>, 전 갤러리, 서울 | 1994  <권부문>, 인공 갤러리, 서울 | 1993  <권부문>, 수 화랑, 서울 | 1989  <권부문, 사진>, 인공 갤러리, 서울 | 1984  <시골>, 맥향 화랑, 대구 | 1975  <포토 포엠>, 신문회관, 서울 / 대백 갤러리, 대구

 

주요 그룹전  | 2007  <한국미술_여백의 발견>, 삼성미술관_리움, 서울 | <물의 정경- 모네와 다이칸에서 현재까지>, 요코하마 미술관, 일본 | 2004  <오피치나 아시아>, 볼로냐 시립현대미술관, 이태리 | 2001  <수평과 지평: 바다와 하늘>, 베르니리 갤러리, 바르셀로나, 스페인 | 2000  <반기억: 현대사진 기획전 2부>, 요코하마 미술관, 일본 | <내츄럴 블루>, 아르테 콘템포라네아 제로 갤러리,  피아첸자, 이태리 | 1999  <드림 컬렉션 4부: 사진>, 마이애미 미술관, 미국

 

공공 컬렉션  | JGS재단, 뉴욕 | 요코하마 미술관, 요코하마 | 하나은행, 서울 | 삼성미술관 Leeum, 서울

 

 

 

vol.20110112-권부문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