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화정 展

 

“국화를 그리다”

 

 

국화백자_72.5×60cm_캔버스에 분채, 석채, 먹_2010

 

 

장은선 갤러리

 

2010. 12. 15(수) ▶ 2010. 12. 21(화)

Reception : 2010. 12. 15(수) PM 4:00~6:00

서울 종로구 경운동 66-11 | T. 02-730-3533

 

www.galleryjang.com

 

 

벽화국화_32×41cm_한지에 분채, 석채, 먹_2010

 

 

동양화가 최화정 선생은 주변에서 국화를 수집하고 그림을 그린다. 국화 한 줄기가 화면에 솟아오른 단순한 구도이기도 하고 만발한 국화를 보여주는 그림이기도 하다. 배경과 국화만이 자리해서 담백한 여운을 풍긴다. 단색의 배경화면을 뒤로 하고 하얀색의 국화가 벙글하다. 부드러운 파스텔 톤으로 조율된 색채가 동질성을 유지하면서 부드럽다면 질감은 다소 거친 느낌을 동반한다. 이 촉각적인 질감은 실재성을 강조하기도 하고 더러 전체적으로 일관된 호흡을 유지해준다. 그의 작품은 국화의 초상이자 정물이고 사군자의 변형된 형식이다. 동양화 재료를 이용해 일반적인 채색화가 보여주는 방식과는 달리 질감과 물성이 강조된 그림을 그리는 한편 불투명한 맛을 살리고 있다. 까칠한 표면의 맛과 푸근한 색채가 어우러져 국화꽃에서 받는 인상, 느낌을 전해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따뜻하고 소박한 국화이미지로 흥미로운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는 20여 점의 크고 작은 작품이 선보인다. 최화정 선생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하였으며 개인적 3회, 대한민국 청년작가 초대전, 대한민국 여성미술대전, VISION젊은 작가 페스티벌 등 30여회의 단체전과 경향미술대전특선, 안견미술대전특선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다.

 

 

하얀국화_32×41cm_한지에 분채, 석채, 먹_2010

 

 

최화정-국화를 그리다

 

 

박영택(경기대교수, 미술평론)

 

 화면에 국화가 그려져 있다. 국화 한 줄기가 화면에 솟아오른 단순한 구도이기도 하고 만발한 국화를 보여주는 그림이기도 하다. 배경과 국화만이 자리한 해서 담백한 여운을 풍기는 편이다. 하나 혹은 군집을 지어 등장한다. 자연 그대로의 국화이거나 화병에 꽂힌 국화가 탐스럽고 청초하다. 더러 일상생활에 쓰이는 다양한 용품, 사물에 인쇄된 국화꽃이미지도 그렸다. 작가는 그렇게 국화를 찾고 채집하고 그려나간다. 단색의 배경화면을 뒤로 하고 하얀색의 국화가 벙글하다. 가을 내음이 훅하고 덤벼들 것도 같다. 부드러운 파스텔 톤으로 조율된 색채가 동질성을 유지하면서 부드럽다면 질감은 다소 거친 느낌을 동반한다. 이 촉각적인 질감이 실재성을 강조하기도 하고 더러 전체적으로 일관된 호흡을 유지해준다. 푸근하고 소박한 미감도 그에 따라 붙는 편이다. 동양화 재료를 통해 질감을 풍성하게 부풀려내는 한편 흡사 벽화적인 느낌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군자, 문인화적으로 그린 국화가 아니다. 채색으로 해석한 국화, 벽화적인 국화다. 그래서 화면은 무척 견고해 보인다. 동양화 재료를 이용해 질감과 물성이 강조된 그림을 그리는 한편 불투명한 맛을 살리고 있는 것이다. 까끌한 표면의 맛과 푸근한 색채가 어우러져 국화꽃에서 받는 인상, 느낌을 전해주고 있다.

 

 

노란국화_37.5×45.5cm_캔버스에 분채, 석채, 먹_2010

 

 

 동쪽의 꽃인 국화는 땅 위에서 빛을 뿌리는 태양으로 여겨졌다. 또한 동양에서 국화는 이른바 은일의 꽃이다. 특히 국화는 인내와 지조를 지키는 군자의 상징형으로 의인화 되어 왔다. 국화의 덕목은 오연한 성품과 어여쁜 빛깔과 가장 늦게까지 남는 향기를 친다. 국화는 눈에 보이는 맛에 만 머물지 않는다. 국화는 다양하게 음식물로 섭취하기도 한다. 국화차와 국화주, 그런가하면 잎도 먹는다. 도연명은 <음주>에서 국화와 더불어 사는 은일한 삶을 노래했는데 그에 의하면 “꽃이 동그란 것은 천심이고, 색이 노란 것은 지심이고, 늦은 계절에도 꽃피는 것은 군자의 덕이고, 서리를 이기는 것은 지조의 표상이며, 술잔에 동동 떠 있는 것은 세속에 물들지 않는 고답의 표본”이란다. 국화에 대한 이런 관념과 성현들의 행적이나 시적 세계가 이후 문인들로 하여금 국화를 즐겨 그림의 소재로 다루게 했던 것이다. 이처럼 옛 문인화가들이 국화를 사랑한 것은 국화 자체가 아니라 국화의 이름으로 상징되는 인격이었다. 따라서 국화를 그린 것은 인격 도야와 자기 수양을 위해서였다.

 

 

국화화병_50×60cm_한지에 분채, 석채, 먹_2010

 

 

 반면 최화정은 국화란 꽃 자체가 아름답고 매력적이어서 그렸다. 그러나 그 저간에는 국화가 상징하는 여러 의미도 분명 잠재해 있을 것이다. 작가는 주변에서 국화를 찾았다. 실제 국화와 국화이미지가 그것이다. 그려진 국화와 이미 그려진 국화를 다시 그리고 있는, 그림 속의 국화그림이다. 서리를 이기는 높은 기상을 가진 의인화된 국화까지는 아니지만 분명 청초한 느낌이 나는 국화이미지이다. 작가가 그린 국화는 사군자의 하나인 그런 국화는 아니지만 새삼 은일과 고답을 상기시켜 주는 구성 아래 위치해있다. 차분하게 자기 앞에 존재하는 국화와 그 줄기를 따라 가 그렸다. 몇 겹으로 올라와 붙은 물감의 층들은 두툼한 깊이를 동반하고 희고 노란 꽃들은 탐스럽게 벌어져있다. 마치 화석이나 표본처럼 화면에 자리한 국화는 여러 상황에 처한 국화의 풍경을 암시한다. 그런 모습에서 국화의 의인화가 발생한다. 그러나 그것은 전통사회의 메타포가 아니라 현재의 실존적인 느낌을 동반한다. 작가는 순간 그 국화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다. 그런 존재를 조심스레 꿈꿔본다. 국화가 아름다운 이유는 거기에 자신의 이상적인 모습이, 어떤 자태가 홀연히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즐겨 국화를 그렸다. 그러다가 점차 주변에서 국화이미지를 찾기도 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국화이미지를 발견하고 그것에 주목한 것이다. 나로서는 바로 그러한 이미지 채집과 그리기가 흥미로웠다. 이미 주어진, 레디메이드로서의 국화라는 도상에 기생해나가는 작업이자 그 의미를 다시 질문하는 작업이기에 그렇다. 국화이미지에 기생하는 작업은 박제화 된 전통을 새삼 생각하게 해주는 무척 재미있는 작업이다.

 

 

까만국화잎_60×50cm_한지에 분채, 석채, 먹_2010

 

 

그러나 무엇보다도 최화정이 그리고 있는 근작의 국화는 그 국화라는 존재 자체에 주목시키면서 이를 색다른 채색화로 구현하고 있다. 국화의 초상이자 정물이고 사군자의 변형된 형식이다. 화면은 일반적인 채색화가 보여주는 방식과는 조금 달리 두텁고 촉각적이면서도 불투명성이 강하게 조율되어 있다. 소박하고 차분하게 자기 앞에 놓인 식물성의 존재를 헤아려보고자 했다. 그 사이로 옛 선비들이 왜 국화를 그리며 그 의미를 칭송했는지도 헤아려 보고자 했던 것 같다. 동일한 국화이면서도 조금씩 다른 종이고 색채나 형상도 조금은 다르게 표현되었다. 국화가 짓고 있는 다채로운 표정이 조금씩 흔들리며 다가온다. 따뜻하고 소박한 국화이미지 만으로도 흥미로운 여러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이 작가가 그린 국화다. 국화그림이다.

 

 

한송이국화_60×50cm_캔버스에 분채, 석채, 먹_2010

 

 

 
 

■ 최화정 (Choi, Hwa-Jung)

 

학력  | 2010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 2001 한성대학교 회화과 동양화전공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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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01215-최화정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