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술관 기획展

 

CONNECTING SOULS

< 고인재 | 김소영 >

 

고인재作

 

 

서울미술관

 

2010. 11. 30(화) ▶ 2010. 12. 06(월)

서울 종로구 인사동 43 대일빌딩 B1 | T. 02-732-3314

 

www.sagallery.co.kr

 

 

 

블.랙.아.이.스.를 걸어가는 현대인의 천국 : connecting souls

 

 

'블랙 아이스'는 도로 표면에 얇게 언 살얼음을 뜻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 도로처럼 보이지만 그 본 모습은 미끄러움 그 자체여서 예상치 못한 순식간에 위험한 존재로 돌변할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을 가리킨다.

 

현대 사회 속에서 사람들은 누구나 어느 정도의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진심을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 강함과 경쟁력이 선(善)이 된 사회의 구조 속에서 명함이라는 가면 뒤에 자신의 연약함은 가리운 채 '블랙 아이스' 위를 조심스레 걷는 하루는 인간을 피곤하게 만든다. 이런 가면무도회가 점점 고조될수록 마음의 생채기도 점점 커진다. 사회의 T.P.O에 알맞은 미소를 띠운 채 살아가고 있지만 한 발짝만 옆으로 비켜나가도, 금방 깊은 어두움으로 온 몸이 새까맣게 물들어버릴 것만 같다. 웃고 있는 껍질 뒤에, 터져 버릴 것 같은 눈물이 남들에게도 보일 것 같다는불안감이 깊이 잠재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불안은 영혼까지 잠식한다. 끊임없이 변하는 순간들의 모음이 된 현실 속에서 불안은 개인이 혼자 짊어져야 하는 몫이다. 유동하고 있는 세계에서 개인의 삶 자체가 앞날을 기약할 수 없게 되었다. 지구 전체를 흔드는 신자유주의 시장의 원리와 탐욕은 실제로 버려진 인간을 양산해 내고 있다.

 

추운 겨울에도 거리를 전전긍긍하며 한뎃잠을 자야 하는 노숙자, 해고당한 비정규직 노동자, 취업에 실패해서 자신의 방에만 갇힌 백수, 자신의 땅에서 추방당한 난민들...

쓰고 난 후 남은 것을 뜻하는 '잉여'라는 단어에서 파생된 '잉여 인간'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보라. 우리도 시장경제에서 교환 가치가 없어질 때, 언제든 버려질 수 있다는 것을 내포한다.

 

 

 

고인재作_앵두 물고기_50P_Oil on Canvas_2009

 

 

진.짜.가. 되.고 .싶.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어떤 상황에서도, 버려지지 않을 '진짜'가 되고 싶은 욕망이 있다. 나는 당신에게 '진짜'가 되고 싶다. 휴대전화, 메신저, 블로그, 싸이월드, 각종 인터넷 동호회와 커뮤니티 등은 모두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다는 커넥팅 욕망을 반영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고, 친구가 되었지만 키보드를 이용해 전달하는 속마음은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고 선택되지 않는다.

 

디지털 네트워크 속에서 사람들은 겉보기엔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는 듯 보이지만, 속마음을 털어놓고 지낼 만한 사이가 없다. 평소에는 별 갈등이 없는 듯 보이지만, 어려움이 생기면 마음 깊은 곳을 터놓고 나눌 사람이 없기 때문에 심한 고독감에 빠져든다. 소셜 네트워크는 남을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과 자신을 꾸며서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망 사이에서 실제로 가 닿을 수 없는 마음의 거리를 확인시켜 줄 뿐이다.

 

커넥팅은 유대감과 신뢰를 의미한다. '안전하다'는 것은 온전한 공감과 지금 그대로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것, 그리고 그 안에 사랑이 흐르는 것을 말한다. 아무리 사랑한다고 말해도 안전하지 않은 관계 안에서는 진실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사랑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안정감을 맛보고, 의존할 수 있는 조건 없이 상대방에게 마음을 열어 줄 수 있는 관계가 필요하다. 누군가의 영혼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낄 때, 인간은 치유되고 내일로 걸어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

 

- 이은미 큐레이터 -

 

 

고인재作_Circulation 1_72.7x72.7cm_Oil on Canvas_2010 | Circulation 2_72.7x72.7cm_Oil on Canvas_2010

 

 

<고인재>

고인재 작가는 이러한 인간 치유의 방법으로 숲을 그린다. 숲은 거대한 우주를 대변한다. 그 안에서 우리는 삶의 축약된 형태를 볼 수 있다. 끊임없이 생명이 탄생하고 소멸하는 과정이 진행된다. 이렇듯 숲의 개체들이 제각기 자신의 인생을 자연의 순환법칙에 따라 살아가고, 작가는 그 많은 개체 중 열매와 같은 하나의 생명체에  넌지시 시선을 둔다. 그 생명이 그저 살아가는 겉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아닌 그 안의 진짜 모습, 그 삶이 의미하는 것, 더 나아가 대상의 영혼을 살피고 있는 듯 하다. 이렇게 우리가 타인과 피상적인 관계를 벗어나 누군가의 본질을 바라보고자 할 때 그 영혼은 우리 안에서 ‘진짜’가 되고 껍데기 안에 감춰져있던 영혼은 우리의 영혼과 커넥팅 된다. 진실한 모습을 드러낸 영혼들 간의 관계에서 서로가 서로를 치유한다. 또한 순환을 의미하는 둥근 열매를 반복적으로 그리는 행위는 현대인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힘을 지녔고 이러한 치유의 기능을 하는 작품 속의 공간을 작가는 ‘치유의 숲’, ‘에덴의 동산’이라 칭한다.

 

 

김소영作_Angels_80.5x101cm_Acrylic on Canvas_2010

 

 

김소영作_Hell&heaven_50호_꼴라주, 소묘, 아크릴_2009 | Happier life_97x137cm_캔버스에 꼴라주_2009

 

 

<김소영>

천국은 가장 안전하고 가장 행복한 곳으로 사람들의 마음속에 존재해왔다. 천국에서 더 이상 우리는 외롭지 않다. 그곳은 신과 인간의 영혼이 연결된 곳이기 때문이다. 콜라주와 사진, 회화로 표현된 김소영 작가의 화면에 온통 생명을 가진 것들로 가득한 축제의 노래가 가득하다. 순진무구하고 천진난만한 아이들은 함께 어울려 있는 곳, 아이들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고 받아들일 줄 안다. 타자를 끌어안았기 때문에 인간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다른 생명과 연결되려고 팔을 뻗었을 때, 또 새로운 하나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블랙 아이스를 깨고 다른 사람의 마음 깊은 곳, 영혼과 커넥팅 되어야한다. 아마 김소영 작가가 화폭 속에 끊임없이 불어 넣고자 하는 정신은 인간이 행복하고 아름답기 위해서는 서로가 사랑하고 함께 어울리며 상생하는 삶이라는 심플한 메시지일 것이다. 피상적으로 함께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깊은 곳을 보여줄 수 있는 누군가와 진짜 연결될 때 느끼는 따스함- 이미 그것 자체로 생명이고 순수한 즐거움이 넘치는 천국이기 때문이다.

 

 

김소영作_Colorful_Collage, Acrylic on Canvas_2010 | Sweet Village_97x137cm_Collage, Acrylic on Canvas_2010

 

 

김소영作_Kingdom of Glory_91x73cm_캔버스에 꼴라주_2010

 

 

 
 

■ 고인재

 

학력  | 2010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과 재학 | 2009 인천가톨릭대학교 회화과 졸업

 

개인전  | 2010 | 초대전 나무그늘 (산본) | Nucleus series- 풍요의 나라 展 (대안공간 눈, 수원) | 2009 | 초대전 Nucleus series 展 (나무그늘갤러리&북카페, 경방타임스퀘어, 서울) | KASF 여백을 찾아 떠나는 Art Vacances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 서울)

 

단체전  | 2010 | 2인전- Connecting souls (서울미술관, 서울) | ASYAAF,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 건물, 서울 | 3인전- 여름이야기 (가가 갤러리, 서울) | 2인전-맛을 담다 (갤러리 영, 서울) | 경기미술프로젝트-경기도의 힘 (경기도미술관, 안산) | 뉴욕아트엑스포 (PIER94, 뉴욕) | 2009 | Next Generation 展 (갤러리 루미나리에, 서울) | Gac Auction - 추석대보름 展 (갤러리 각, 서울) | 청년작가조망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 ASYAAF (옛 기무사 건물, 서울) | 2007 | 대한민국 신진작가전 (울산 MBC)

 

수상  | 2008 제 2회 경상남도 환경미술대전, 우수상

 

 

■ 김소영

 

학력  | 2009 서울여자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 2009 명성다윗아카데미 미술분야졸업

 

개인전  | 2010 | Show Me Your Heaven (이브갤러리, 서울) | 김소영초대전 (예심갤러리, 청주) | 2009 | Young Vision (갤러리 영, 서울) | It would be heaven (space zip, 서울)

 

그룹전  | 2010 | Twin cross (라메르 갤러리, 서울) | Boiling Point (쿤스트독갤러리, 서울) | 2009 | 윤택한 삶을 위한 비밀레시피 (소울아트스페이스, 부산) | 2008 | ASYAAF -아시아대학생청년작가 미술축제 (구서울역사, 서울) | Section of a happymoment (소울아트스페이스, 부산) | 대안공간Door 기획공모작가전 (대안공간도어, 서울)

 

 
 

vol.20101130-서울미술관 기획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