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택 展

 

“City Romance"

 

 

전씨의 휴가

 

 

트렁크 갤러리

 

2010. 10. 27(수) ▶ 2010. 11. 23(화)

Opening : 2010. 10. 28(목) PM 5:00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 128-3 | 02-3210-1233

 

www.trunkgallery.com

 

 

tower of babel

 

 

트렁크 갤러리의 2010년 11월 전시는 오상택의 신작 ‘City Romance’ 로, 이 작업은 그간의 연작 ‘Process’의 연장선에 있다.

 작가 자신이 바라고 꿈꾸는 세상이 있다. 그 이상과 그 현실이 너무 차이가 나서 그 현실현상에 대안을 꿈꾸는 것만으로도 그 현상을 이겨낼 여유가 생길 것이다. 그 시작이 현상 깊이 인식하기이고, 그 현상에 개입하기이고, 그 체험에서 얻은 힘으로 극복하는 대안을 구체화해 내는 것이 자기 이상의 현실화일 것이다. 21세기의 지구현상, 그 안에 사는 현대인, 그들의 도시, 그 도시의 주체 40대, 그들의 애환적 삶, 그 모두가 오상택의 정체성 반영된“City Romance" 작업이다. 그는 그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 심각성을 극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아니, 극복을 위한 탈출의지를 뿜어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가끔은 물리적 사고를 하지 않고 날고 싶다는 욕망을 느낀다. 그러나 그것이 어찌 날고 싶은 것이겠는가? 아마도 높은 곳에서 바람을 느끼며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그 이룰 수 없는 동경, 내 마음속 풍경, 그런 것 아닐까 싶다. 내가 가끔 우리 집 지붕 위를 쳐다보며 그런 꿈을 꾸었다."

 -오상택 'City Romance' 는 일상의 탈출시도 중에서

 

 

동아줄

 

 

“City Romance"

거리의 40대 남성들, 그들의 어깨가 축 늘어져 보인다. 높은 빌딩 숲 속에 유리 병풍으로 둘러싸인 드넓은 사무공간에 한 남성이 밖을 내다보고 있다. 허탈해 보인다. 그들은 사실 이러한 현실에 빠져 있는지 아닌지도 모르는 체 그렇게 살아내고 있다. 하지만, 매일 아침 TV 아침뉴스는 말한다. 가장 희망차야 할 “우리시대 주체 40대”들이 겪는 심각한 현실들, 글로벌한 경제구조, 첨단 시스템화된 정보체계, 다층적 무한경쟁 대상들과의 힘겨루기로 들어내어진 현대인들의 삶의 터, 그 모든 지구현상 앞에 가족을 꾸려 새 삶을 시작하려는 40대들에게 지나친 무게감만으로 다가온다니 끔찍하지 않는가. 잠시도 곤두세워 긴장하지 않고는 곧 뒤처져 밀려 내쳐지는 신세, 성급하게 사회 시스템에 대항해야 하는 신세, 그 현실이 그들 코앞에 있다.

그들 모두는 “너를 딛고 내가 오르느냐, 너를 밀어내고(죽이고) 나만이 살아남느냐” 하는 전투 같은 전략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간다. 거리의 얼굴들은 심각하다. 아니 침울하다. 검정양복에 흰 와이셔츠, 핑크넥타이, 그리고 노트북이 담긴 무거운 가방... 그들의 얼굴이 파리하다. 근육 없는 몸은 허약해 보인다. 가로수 길을 걷고 있기도 하고, 버스 승차장 벤치에 앉아서 담배를 물고 앉아있기도 하고, 한낮 전철 의자에 기대어 졸고 있기도 한다. 그들이 나에게는 유난히 안타까움으로 다가 온다. 내 아들이 40대라서 그런가 보다. 더 마음 아픈 광경도 있었다. 한밤중 아파트 담을 끼고 비틀거리는 소주병을 든 남자가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모습, 더 이상 우리시대 설명으로 부족함이 없다.  대대적 구조조정, 비정규직 증가, 보건의료, 대중교통수단의 문제, 에너지 정책, 그리고 문화정책까지, 과거 시장논리와 거리를 두던 사회적 공공성이 무너져 이제는 노골적인 시장논리만을 적용시키며 운용한다. 그들을 내 모는 일터가 흔들리고 있다. 오늘 이 양극화현상(상위 20프로와 하위 80프로라는 비례로의)은 점점 더 극심해져만 간다. 상위사회 계층만의 구조요,  제도일 것이다.

 물질적 가치로만 평가받는 시대, 인간성을 잃어가는 시대, 인간적 소외감과 상실감에 흔들리는 영혼들. 그들이 지금, 부모님의 아들노릇, 남편노릇, 아빠노릇 까지, 스스로 짊어지고 헉헉거린다. 벼랑 끝에 내몰린 신자유주의시대의 40대들의 애환, 오상택의 “City Romance"이미지들이 바로 그들이다. 그가 극복해 내고 싶은 그가 본 현상들이다.

 

 

정오의결투

 

 

 

 

 

vol.20101027-오상택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