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아 展

 

 

꽃_ 180x100cm_oil on canvas_2009

 

 

노암 갤러리

 

2010. 10. 27(수) ▶ 2010. 11. 2(화)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33 | 02-720-2235

 

www.noamgallery.com

 

 

돌고래_160x160cm_oil on canvas_2010

 

 

 

풍 선

이승아는 헬륨풍선들과 리본, 코르사지, 그리고 조화들을 그린다. 하나같이 반들거리는 금속재질에 반짝거림이 더해져 빵빵한 부피감 보다는 표면에 우리의 시선을 머물게 한다.

이승아의 회화에서 대상이 되는 사물들은 일상적 사물이라기보다 사랑, 희망, 아름다움 등 추상적인 것을 상징하고 대표하는 사물들이다. 이것들은 현실의 일면이라기보다 현실을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의미이며 기호이다. 이러한 사물들을 통해 현실 그 이상의 것을 보기 위해서는 대상에 대한 통찰력 보다는 반짝임, 매끈거림과 같은 표면에 주목해야 한다. 사실 헬륨풍선이나 코르사지는 그 부피에 비해 가볍고 또 얇아서 그것들이 담고 있는 상징성이 빗물질적이라는 것을 스스로가 은유 하는 듯하다.

작가는 초기에 불상과 트로피와 같이 권력, 힘을 상징하는 바가 확고한 사물을 대상으로 선정하고 시선이나 크기, 배경을 통해 사물들이 뜻하는 의미를 전유하고 비꼬았었다. 이로써 사회적 합의로 도출된 사물의 기호를 의심하고 또 추상적인 의미들이 사물로 구체화 되고 실재화 되는 물신숭배 과정을 드러내고자 했다. 그래서 불상과 트로피는 화면 위에 옮겨졌어도 여전히 오브제이며 기표로서 작용한 셈이다.

 

 

I love you_149x149cm_oil on canvas_2010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는 헬륨풍선과, 리본, 그리고 코르사지는 과장된 부피에 비해 반짝거림의 묘사는 대상을 보다 더 납작하게 평면적으로 보이게 한다. 이 반짝거림은 때론 오브제가 놓여있었던 주변 환경을 비춰 현실감을 던져주는가 하면 “I LOVE YOU" , ”PRINCESS"와 같은 동화 속 속삼임을 때로는 풍선인 척, 원색이나 그라데이션, 방울과 같은 만화적 표현은 대상이 되는 사물을 모호한 맥락에 위치시키는데, 이로써 오브제가 가지고 있던 기존의 의미작용을 엉클어버린다. 그래서 기표와 기의의 작용이 화면 안에서 다시금 맻어지게 되고 그 회화 자체가 완결된 하나의 새로운 기호라 할 수 있어 회화 혹은 작품 그 자체로 자율성을 구축하게 되는 셈이다.

결국 ‘돌고래를 흉내 낸 풍선(모양)을 재현한 그림’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어린 시절 놀이공원의 즐거운 기억이 하늘로 솟구치던 빵빵한 풍선으로 기억 될 수 있듯이 돌고래 풍선모양 그림은 돌고래가 상징하는 것의 복제버전만은 아니다. 재현이 거듭될수록 우리는 화면 위에 펼쳐지는 매끈거림과 형태와 선, 그리고 대상과 배경을 이어주는 다양한 연결고리의 가능성과 기호를 볼 수 있겠다. 음료수병에 꽂힌 조화가 결쿄 생명력의 부재를 상기시켜 상실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꽃을 흉내 낸 사물그림 그 자체가 하나의 의미가 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장윤주(미술사)

 

 

복_180x90cm_oil on canvas_2009

 

 

꽃_40x30cm_oil on canvas_2009

 

 

 

 

 

vol.20101027-이승아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