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준 展

 

< Twin Eyes Reflex >

 

 

Twin Eyes Reflex#1_Archival Pigment Print_2010

 

 

갤러리 룩스

 

2010. 10. 13(수) ▶ 2010. 10. 20(수)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5 인덕빌딩 3층 | 02-720-8488

 

www.gallerylux.net

 

 

Twin Eyes Reflex#2_Archival Pigment Print_2010

 

 

‘셔터만 눌러주시면, 나머지는 저희가 하겠습니다(You press the button, We do the rest)’

코닥(Kodak)의 광고, 1888

 

‘실력 있는 목수는 연장 탓을 하지 않는다’라고 하는데, 이 말은 사진작가에게도 똑같이 해당될 수 있는 것일까. 다른 매체가 아닌 사진에 있어서 작가와 카메라의 관계는 ‘카메라는 나의 생각의 표현도구일 뿐’이라고 말 할, 그런 유기적 관계로 보는 것이 당연한 것일까. 그런 궁금증들이 이 작업의 첫 단추이다. 붓이나 펜이 아닌, 바로 카메라라는 ‘도구’의 경우에도 작가는 그 도구를 이용한 작품에 있어서 생산적 주체가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한다.

 

 

Twin Eyes Reflex#3_Archival Pigment Print_2010

 

 

작업은 사진을 배운 적이 없는 나의 딸(이 봄,9)과 함께 찍으면서 진행했다. 아이에게는 35mm 자동카메라를 주고 찍는 방법을 알려주었고, 나는 그 자동카메라와 같은 2:3 포맷에 유사한 화각을 가진 120mm 중형카메라로 찍었다.

먼저 대상을 선택하면 삼각대를 세우고(나는 손에 들기도 하고) 두 대의 카메라를 설치하여 아이와 동시에 셔터를 누르는 방법으로 진행했다. 위아래 두 장의 사진 중 아래의 사진이 아이가 찍은 것이고 위의 것이 내가 찍은 것이다. …..사진을 함께 찍어보니 이안 반사식(Twin Lens Reflex) 카메라의 렌즈가 상하로 배치된 구조와 같이, 재미있게도 어른과 아이의 눈높이의 차이로 인해 위아래 나란히 두 대의 카메라가 상하로 배치된 모양새가 되었는데 거기에서 작업의 제목을 착안하게 되었다.

 

 

Twin Eyes Reflex#4_Archival Pigment Print_2010

 

 

사진은 정밀하게 그린 그림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눈으로 구분할 수 없이 똑같다고 하더라도 회화와 달리 사진작가는 오차 없는 기계적 매커니즘, 즉 카메라에 의존하여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그러므로 작가의 ‘의식’과 상관없이 사진을 찍는 시간과 장소와 대상이 같으면 다른 누군가가 찍더라도 유사한 사진이 생산되는 것이 사진 매커니즘일 것이다. 대상을 선택하고, 카메라를 준비하고 계획하는 것은 작가의 역할이다. 동시에 실제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셔터, 조리개, 렌즈 등과 같은 요소들의 복합체로 이루어진 기계적 관계, 즉 카메라 매커니즘이다. 이런 매커니즘적 사진이 작가의 의식을 ‘오차 없이’ 담고 있다고 믿는다면 그 믿음의 근거는 무엇인지 따져봐야 할 지도 모른다. 이 작업은 이런 질문들을 바탕으로, 사진에 찍히는 대상에 대한 탐구가 아니라 대상을 그려내는 주체의 역할에 대한 보고서와도 같은 것이다. 그 주체는 작가일까 카메라일까?

글 : 이성준

 

 

Twin Eyes Reflex#5_Archival Pigment Print_2010

 

 

 

 

■ 이성준

 

1974  부산 출생 | 2000  경성대학교 예술대학 사진학과 졸업 | 2010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사진디자인 전공

 

전시  | 2000  단체전, <Post photo 2000>, SK포토갤러리 | 2010  개인전, <Twin Eyes Reflex>, 갤러리 룩스

 

 

 

vol.20101013-이성준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