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 수몰지역 사진아카이브 展

 

<용담 위로 나는 새>

전시 작가 : 김지연, 전형무

 

 

김지연_6.30철거

 

 

공동체박물관계남정미소

 

2010. 9. 13(월) ▶ 2010. 10 .13(수)

Opening : 2010. 9. 15(수) PM 2:00

전북 진안군 마령면 계서리 191-1 | 011-683-2730

 

www. jungmiso.net

 

 

김지연_미보상1

 

 

용담댐, 그리고 10년의 세월

       사진전<용담위로 나는 새>. 동영상<흔들리는 기억의 숲>

 

역사를 이야기 할 때 10년은 짧은 세월이다. 그러나 고향을 물속에 담그고 떠나온 사람들에게 10년은 긴 세월이었을 것이다. 일테면 한평생 아니 그 이전 먼 조상 때부터 정든 곳을 단 칼에 베듯이 하고 돌아서 왔는데 그리 쉬 잊을 수 있겠는가?

단지 수몰민들의 향수 뿐 아니라 용담수몰지역(정천면, 상전면, 용담면, 주천면, 진안읍)은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백제 때는 물거현(勿居縣), 통일신라 때 청거현(淸渠縣)으로 부르고 고려시대 1313년(충선왕 5)에 용담현으로 바꾸었다가 조선시대인 1895년(고종 3) 군으로 승격했다. 한 때는 진안군보다 교육, 문화, 경제 등이 앞섰으나 1914년 진안군으로 병합되면서 여러 작은 면으로 남게 되었다.

그 이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정천면 장음마을을 비롯하여 여러 마을에서 지석묘가 발견되어 선사시대의 흔적들을 찾아 볼 수 있다.

 

 

김지연_NO.97

 

 

용담댐 최초 건설 계획은 1940년 일제강점기 때 남선수력 전기에서 발전용 댐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토지까지 매입을 했다가 해방이 되면서 무산 되었다. 그 후 홍수 피해 경감과 수자원 개발 목적으로 1990년 착공해 1997년 12월에 도수(導水) 터널을 완공한 뒤, 2001년 10월 13일 완성되었다.

전주·익산·김제와 군산, 장항 산업기지 등 서해안 지역 300만여 명의 주민과 공장·농지에 연간 4억 9200만t의 생활용수·농업용수·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이 공사 과정에서 수몰 면적 950만 평, 68개 마을 2,864세대, 12,616명의 이주민이 발생했다.

 

 

전형무_상전 내송 다락이 있는 동구박 쉼터(1995-1997)

 

 

“용담호 푸른 물을 바라보면서 자가용을 타고 달리면 가슴이 시원하다고 그럽디다. 심지어 우리 자식들까지도 그래요. 그런데 우리 당자들한테는 차~암 말로 표현 할 수 없이 가슴 먹먹한 곳이지요.”

전 진안군의원을 지낸 황양일(69)씨는 한숨을 크게 쉬었다.

‘말로 표현 할 수 없이 가슴 먹먹한 곳’의 의미를 객지 사람은 도저히 이해하지 못 할 지도 모른다.

부귀면 부천마을은 정천면 오동마을 사람들이 집단으로 이주해 와서 산 밑에 경관이 좋은 곳에 터를 잡고 살고 있다. 부천마을 이장 이봉수(67)씨는 보상금 받아서 집이라도 한 번 좋게 지어보고 살고 싶어서 집을 잘 지었다고 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좋은 집 소용없네요. 옛날 그 고향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소.” 날마다 꿈을 꾸는데 고향마을의 고샅길, 개울물과 숲이 자꾸만 흔들린다고 했다. 가끔은 뚜렷이 기억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진안의 주공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한 이주민은 말했다. “이제 그 지긋지굿한 일 안하고 노니께 좋지요 뭐!”

원래 그 곳에서도 가진 땅이 손바닥만 해서 보상받을 것도 별로 없이 떠밀리다 시피 밀려나와 진안 변두리 한 작은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할머니는 공허하게 웃었다. 꿈에도 다시 생각하기 싫다고 말하는 할머니는 이제 늙고 힘없으니 견디는 것이지 돈 없고 외로운 객지 생활이 더 나을 것이 있겠냐고 반문했다.

 ‘흔들리는 기억의 숲’ 동영상은 정천면, 상전면, 주천면 등지에서 살던 이주민들이 고향을 등지고 살면서 느낀 감정을 절절하게 전해준다.

 

 

전형무_상전 운암빨래터(1995-1997)

 

 

‘용담위로 나는 새‘ 사진전은 1995년부터 1997년까지 용담댐 수몰지역을 가슴으로 도려내듯 선연한 역사를 담은 고 전형무선생의 사진과 철거 당시의 모습을 무심한 숫자로 기억하게 만든 김지연의 사진을 선보인다.

전형무선생의 ‘그리운 고향산천 전 6권’을 편집한 ‘용담위로 나는 새’ 단행본(아카이브북스)이 10월 초에 발행될 예정이다.

                                                         기획-김지연

 

 

전형무_신연소나무동산(1995-1997)

 

 

 

 

 

vol.20100913-용담 수몰지역 사진아카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