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을 넘어선 태도 FORMLESS & ATTITUDE

 

전시작가 : 오용석, 이민정

 

 

오용석_The Taken_130x197cm_Oil on Canvas_2009

 

 

닥터박 갤러리 2층

 

2010. 9. 4(토) ▶ 2010. 10. 3(일)

Opening : 2010. 9. 4(토) PM 5:00

경기도 양평군 강화면 전수리 19-1 | 031-775-5602

 

www.drparkart.com

 

 

오용석_Afternoon in LA_24x33cm_Oil on Canvas_2009

 

 

예술은 형식을 통해 소통한다. 그 형식의 소통 안에는 작가만이 가지는 특징적인 태도들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 특징적인 태도들은 형식이라는 규격에 가려져 따뜻한 해석의 요소가 되지 못하곤 한다. 그 형식 이전에 작가만의 특징적인 태도들이 가지는 위치는 형식의 뼈대를 이루는 요소임에도 말이다. 단순한 형식의 다양한 해석에 앞서, 두 작가가 현재의 특징적인 형식을 가지게 된 상황과 태도를 관찰하는데 집중하고자 한다. 집중된 관찰을 통해 그들만의 형식이 발생하게 된 상황이 예술형식으로 어떤 타당함을 갖게 되고 소통하고 있는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로, 작품의 이해와 접근이 보다 더 작가에게 밀착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_김재원

 

 

오용석_This house is not a home_72x116cm_Oil on Canvas_2010

 

 

감지된 현상을 재구성하는 태도

현상은 이미지로써 도처에 노출되지만 바라보는 시선의 방식에 의해 시각적 쾌락을 지시하며, 실체를 이미지의 외양에 감춘다. 이에, 표면은 스크린처럼 때로는 창으로, 때로는 장막으로 기능하며 시선이 투영되는 구조에 따라 다른 이미지로 변모된다. 이미지의 실체는 완전한 의미에 도달하지 못한 채, 표면의 배후에서 아른거리게 된 것이다. 본 전시에서 소개하는 오용석과 이민정은 현상에 주목하되, 이를 재현하기보다는 각자가 감지하는 태도로부터 재구성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민정_untitled 6_21x29.7cm_종이위에 수채물감_2010

 

 

은폐의 징후로서, 장소

현상과 이면에 대한 오용석의 관심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본성이라는 고전적 주제에서 비롯된다. 그의 회화는 사건과 사고의 현장(이미지)에서 시선으로부터 소외되고, 기억으로부터 은폐된 실체의 징후를 다루며 이면에 접근하고 있다. 이때 징후는 현상으로부터 포착되는 일종의 분위기로서 불안과 두려움을 일으키는 감정적 표식이다. 인간성의 극한을 보여주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나 매스컴에서 다뤄지는 참혹한 사건, 사고의 이미지를 다룰 때, 그는 물리적 실체인 장소를 기반으로 한다. 언어화될 수 없는 표식을, 장소를 통한 물리적 흔적으로부터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의 회화에서 장소는 징후를 감지케 하는 시발점으로, 망각된 시간의 기억을 개개인의 현재로 환기시킨다. 이로부터 그는 표면과 이면 사이의 간극을 극복하기 위한 회화적 과정을 장소로부터 시도하게 된다. 본 전시에서 선분홍색을 머금은 연작의 제목은 ‘조용한 묘지’이다. 작가의 선분홍색은 죽음의 선혈이 난자한 순간의 감각적 붉음이 아니기에, 오히려 내제된 기억의 촉수를 건드린다. 기억에 고여 있던 죽음에 대한 공포를 깊숙이에서 부터 스멀스멀 환기시키는 것이다. 묘지의 풍경은 고요해보이지만 이는 고통과 공포로 얼룩졌던 죽음의 순간들을 땅 속 깊이 매장한 이후부터이기에, 현재의 적막한 평화는 역설적으로 불안과 공포를 일으킨다. 이렇듯 그는 회화의 표면을 스크린으로 설정하여 재구성하는 반면, 이러한 현상의 징후를 감정적으로 깊이 관여시켜 안과 밖의 간극을 매개시키고 있다.

 

 

이민정_darkot-Ran_145x112cm_oil on canvas_2008

 

 

신체의 감각이 구축하는, 공간

이민정이 회화를 다루는 방식은, 점, 선, 면이라는 회화의 기본적인 요소를 통해 화면 속 공간을 구축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하학적으로 완고해보이지는 않으나 언제라도 분열과 증식이 가능한 수직선, 수평선들이 서로 맞닿고 교차하면서 공간을 점유, 이로부터 건축적 형상을 이뤄내는 방식이다. 다양한 색과 선들이 서로 교차하는 순간은 즉흥적으로 보이나, 자세히 살펴본다면 금세 겹겹이 쌓인 표면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현재의 공간은 각각의 순간들 속에서 존재했었던 감각이 심사숙고된 흔적인 것이다. 또한, 시간의 층위가 자연스럽게 공간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가 언급했듯이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개’라는 시어를 떠올리면서, 그림에서 이 부분은 ‘강철의 시리고 딱딱함’을 표현하려 했다. 이처럼 그는 소소한 선과 색을 쓸 때에도 삼차원의 공간 속에서 실질적으로 가질 감각을 연상하며 접근했다. 어느 순간은 차갑고 따뜻한, 무겁고 가벼운, 밝고 어두운 등 서로 이질적인 감각들이 한데 모여 긴장과 조화를 동시에 구축하며 공간으로 뻗어나가는 것이다. 여기서 공감각적인 연상은 감각을 느끼는 신체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다. 다시 말해, 신체가 세계를 지각하고 경험하는 방식이다. 수직, 수평, 곡선을 통해 건축적 골격을 쌓고, 색채를 통해 온도, 중력, 운동성에 반응하는 과정은 뼈와 살이 세계와 관계하는 신체의 감각과 닮아 있다. 이러한 신체의 감각을 기반으로 한 그의 기하학적 풍경은, 이성적 논리로부터 생성된 공간의 한계에서 벗어나 서로 엉키고 해체되며 구축되는 가변적 공간의 가능성을 제안한다.

두 작가가 현상을 감지하는 방식을 정리해보면, 오용석의 회화는 인간의 기억에 은폐된 진실에 접근해가는 징후로서 장소를 재구성하고 있으며, 이민정의 회화는 신체의 감각을 회화적 요소를 통해 공간적으로 재생산하고 있다. 두 작가가 현상을 감지하는 상이한 형식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인간성의 한계로부터 이를 극복해나갈 지점을 모색하는 공통적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두 작가가 회화의 표면과 환영 사이에서 공간, 장소와 같은 물리적 영역을 재구축하는 과정으로부터 현상과 이면, 안과 밖, 의식과 무의식, 시각과 감각, 개인과 세계 사이를 매개하는, 일종의 매개 공간이 생성된 것이다.

_심소미(예술학, 갤러리 스케이프)

 

이민정_solow_162x130cm_oil on pannel_2008~2009

 

 

 

 

■ 오용석

 

2010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예술전문사 졸업 | 2008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예술사 졸업

 

개인전  | 2009  Salo, 주인의 비열한 규칙들, 아트스페이스 미테, 광주 | 2009  Panicroom, 아트스페이스 헛, 서울 | 2008  Nowhere, 스콜라 갤러리, 베이징, 중국 | 2007  Blow Up, 갤러리 정미소, 서울

 

단체전  | 2010  형식을 넘어선 태도-오용석/이민정 2인전, 닥터박갤러리, 양평 | 2010  상상적 진실, 갤러리 175, 서울 | 2010  히스테리, 대안공간 루프, 서울 | 2010  21세기의 첫10년,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분관, 서울 | 2010  coming-out : 진정한 장소, 통의동보안여관, 서울 | 2009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나 있는, 갤러리소소, 해이리 | 2009  인물-징후, 갤러리 킹, 서울 | 2008  불량배: 타자의 이미지, 갤러리 쿤스트독, 서울

 

레지던시 & 시상  | 2010  금호미술관 영아티스트 | 2010  광주시립미술관 레지던시 | 2009  광주대인예술시장 프로젝트 | 2007  갤러리 정미소 뉴페이스 아티스트

 

이민정

 

2007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전문사 졸업 | 2004  파리-세르지 국립 고등 미술학교 졸업(DNAP, DNSEP) | 2000  계원 조형예술대학교 매체예술과 졸업

 

개인전  | 2007  아름다운 분기점, 가 갤러리, 서울

 

단체전  | 2010  형식을 넘어선 태도-오용석/이민정 2인전, 양평 | 2010  드로잉 phalm전, 그문화, 서울 | 2010  뙁따먹기전, 갤러리 몽스트르, 서울 | 2008  Young Collector's Choice, 신한 갤러리, 서울 | 2007  Double Take전, 파리 보자르 내 전시장, 프랑스 | 2007  Double Take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신축교사 갤러리, 서울 | 2007  막 긋기전, 소마 미술관, 서울 | 2006  제2회 ‘열’전, 인사 미술 공간, 서울 | 2005  제3회 Ya Project 이민정, 김주리, 가갤러리, 서울 | 2005  <말없는 노래>-보칼리제 전, 175갤러리, 서울 | 2005 우수청년작가전, 갤러리 가이아, 서울 | 2004 2회 시사회전, 대안공간 팀프리뷰, 서울 | 2003  48회 Salon de Montrouge, 몽후즈 시청, 프랑스

 

 

 

vol.20100904-형식을 넘어선 태도 FORMLESS & ATTITU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