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택 展

 

"HEIQIAO, 黑橋"

 

 

만두가게_90x150cm_Digital Print_2010

 

 

스페이스 캔

 

2010. 9. 1(수) ▶ 2010. 9. 15(수)

Opening : 2010. 9. 1(수) PM 5:00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 46-26 | 02-766-7660

 

can-foundation.org

 

 

빈민가_100x160cm_Digital Print_2010

 

 

헤이차오의 마당, 사라질 역사를 기록하다

백곤(미학, 스페이스 캔 전시팀장)

 

중국의 헤이차오(黑橋)는 베이징의 북동쪽 외곽에 위치한 빈민촌이다. 한 집에 10가구가 살고 공동으로 사용하는 수도 하나에 푸세식 화장실 하나가 편의시설의 전부이다. 마치 우리나라 7-80년대 도시 빈민가의 풍경과 흡사하다. 헤이차오는 참으로 불행한 지역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전에는 중국국립영화박물관 건설을 위해 넓은 담이 둘러쳐져 농사를 짓기도 어렵게 되었을 뿐 아니라, 화물열차 주행 시험을 위해 철로가 헤이차오 외곽에 큰 원으로 건설 되어 불편한 삶을 살았다. 올림픽 이후 최근에는 재개발의 바람이 헤이차오를 아예 쓸어버리는 계획을 실행 중에 있다. 막무가내로 헐어버리고 뉴타운을 건립하는 것, 우리나라 개발의 논리와 같은데 중국의 경우는 그 규모가 더욱 스펙터클하다.

 

 

집을 펼치다._100x130cm_Digital Print_2010

 

 

김승택은 헤이차오 스튜디오에 머물면서 이러한 헤이차오촌의 골목골목을 누비고 다녔다. 그러면서 그는 철거를 기다리고 있는 음울한 도시의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그가 한국에서 홍제동, 이문동 등 재개발과 허름한 옛 단독주택가의 골목 사이를 돌아다닌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는 개발과 현대화의 이면에서 사라져야 하고 잊혀져야 할 옛 건물들에 관심을 두었다. 그때그때 살면서 자체적으로 조금씩 변형시킨 작은 집과 상가들, 각각의 개성들이 드러나는 소시민의 삶의 풍경들, 옛스러움이 묻어나는 풍경들을 김승택은 작품으로 옮겼다. 대규모 빌딩들이 들어서기 전 작은 골목길이 생성된 주택가에는 개인의 삶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반면 대도시의 아파트와 고층빌딩은 사람들의 삶을 바깥으로 드러내지 않으며 개인의 삶은 은폐되고 집단의 삶이 강조된다. 작은 연립주택과 저층 주택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은 우리나라 전통적인 가옥구조와 흡사하다. 앞집과 옆 집사람들의 삶이 함께 공유되는 부족공동체 사회. 도시화가 이루어지기 이전 농촌의 삶이 그랬다. 김승택은 이러한 풍경을 기록하고자 하였다. 그가 커다란 원을 그리듯 건물들을 동그랗게 배치하고 중간에 큰 마당을 펼쳐 놓은 이유 또한 각자의 삶이 함께 공유되는 우리네 소도시의 삶의 풍경을 표현하고자 함이다. 마찬가지로 그는 중국 헤이차오의 상가주택과 일반주택의 바깥과 안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찍은 사진들을 토대로 컴퓨터 마우스 드로잉을 통해 하나의 큰 마당이 있는 집을 그려낸다. 그의 작품의 특징은 카메라 볼록렌즈의 효과가 아닌 다시점의 건축물들을 하나로 연결하여 새로운 시점의 도시 풍경을 만든다는 점이다. 마치 하나의 지구를 바라보듯 사라질 도시의 풍경을 작품으로 옮기는 그의 작업은 이미지로 기록하는 역사의 한 페이지 같다. 컴퓨터 드로잉 선과 사진에서 따온 이미지, 그리고 밝고 가벼운 색상배치를 통해 그는 드로잉과 사진, 회화, 일러스트라는 다 장르의 특성들을 한데 섞어 놓는다. 그리하여 복잡한 골목길 사이사이로 연결된 작은 집들의 집합처럼 하나로 규정되지 않고 개개별 특징들이 한꺼번에 일어난다. 김승택은 바로 이렇게 짬뽕처럼 뒤섞인 도시민의 삶의 역사를 이미지화하고자 한다. 그것이 바로 아파트와 고층건물에 의해 은폐되는 개인의 삶을 드러내는 방식이자 시대적 변화를 맞이하여 급격하게 사라진 과거의 삶과 그에 따른 기억들을 한꺼번에 기록하는 것이다. 그는 중국의 도시 풍경이 한국과 다른 점이 집 앞 많은 세간물품들을 정돈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널브러진 것이라고 한다. 그의 작품 <한 지붕 아래>를 보면 리어카를 비롯하여 빨래줄, 자전거, 의자 등 모든 사물들이 이리저리 정신없게 펼쳐져 있다. 그리고 간판이라든지 대문의 색상 등도 녹색이나 빨강 등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색을 주로 사용하고 있고 채도가 매우 강하다. 그는 이러한 중국 소도시의 특징들을 포착하여 화면가득 담아낸다.

 

 

한지붕아래 _100x140cm_Digital Print_2010

 

 

중국 도시 하층민의 모습을 이방인의 시각에서 풀어낸 김승택의 작품은 우리나라 올림픽 전후 개발의 뒤안길에 사라진 소시민들의 삶의 풍경과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되고 있는 철거에 따른 삶의 힘겨움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것 같다. ‘불법개조 건축물을 제거하자’라는 플랜카드를 내걸고 철거 전 불안한 상황들을 보여주는 <빈민가>의 모습이 거대 중국정부의 권력에 쓰러져가는 집 없는 하층민의 불투명한 미래를 보여주고 있는 듯하여 가슴이 저려온다. 헤이차오는 중국에서도 부촌인 차오양구(朝陽)에 속해있다. 헤이차오의 어둠이 중국의 거대한 밝음에 의해 더욱 음울하고 어둡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그의 밝고 경쾌한 드로잉의 선과 면, 이미지로 구성된 작품이 바로 사라질 헤이차오의 풍경을 담고 있기에 더욱 강렬하게 기억된다. 김승택의 마당은 바로 이러한 도시 소시민의 삶이 기록된 역사적인 마당인 것이다.

 

 

헤이차오_110x160cm_Digital Print_2010

 

 

 

 

■ 김승택

 

2009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 전문사(석사과정)수료 | 2003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사(학사과정)졸업

 

개인전  | 2009  파노라마(Panorama), 갤러리 온, 서울 | 2008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 (Seeing is Believing), 프라이어스 갤러리, 서울 | 2007  보여주기, 다시보기 ( Showing Re-looking), 갤러리175, 서울

 

단체전  | 2010  감각이동, 중국 주중 한국문화원, 베이징 | Sweet Spring, 갤러리 모이, 서울 | Space Perfume, 가나아트센타, 서울 | New Kims! New Links!, 빛 갤러리, 서울 | 2009  도시재생프로젝트 타임캡슐: 빛 달리다, 대인시장, 광주 | 도시-그 일상성과 현대성, 북경아트사이드 2관, 베이징 | UNLIMITED, 지구촌갤러리, 서울 | 서교난장 2009, 상상마당, 서울 | Art Road77-With Art, With Artis, 아트 팩토리, 헤이리 | 서교육십2009:인정게임 (The Game of Respect), 상상마당, 서울 | Different Wombs Lodging Station, 이태원 동인장모텔, 서울 | 예술가의 방, 신세계갤러리, 인천 | 일상과의 대화, 아트 팩토리, 헤이리 | 2008  일상과의 대화, 전북도립미술관, 전북 | 갤러리175 外傳, 外, 한국예술종합학교 신축교사 갤러리, 서울 | 디지털 시대의 드로잉(Long Live Drawing),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 원더풀 라이프(wonderful life), 두산 아트 센터 두산 갤러리, 서울  | 동네 한 바퀴, 갤러리 온, 서울 | City, Culture, Hybrid 워크숍, 서울 | Seriously Funny Ideas, 모란 갤러리, 서울 | Everyday art, 성곡 미술관, 서울 | 2007  Meta-space, 신세계 갤러리, 서울 | 07-Venice Video Art Fair, 베니스, 이탈리아 | 방으로의 초대, 고도갤러리, 서울 | Drawing Open-end, 한국예술종합학교 신축교사 갤러리, 서울 | 도시에서 걷기, 모란 갤러리, 서울 | Turn On Award, 노암 갤러리, 서울 | Service Station, Walsh Gallery, 시카고 | 드로잉변주 Drawing Variation, 갤러리175, 서울

 

수상 & 경력  | 2009  P.S.Beijing 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선정, (사)국제시각예술교류협회, 스페이스 캔, 서울 | SeMA 신진작가 전시지원 작가선정,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 2008  2008 Lugarart 아카이브 선정작가, 월간 SPACE 의 PROJECT - Art in Architecture | 2007  2008 문예진흥기금 신진예술가 뉴 스타트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 2008 시민 문예 지원사업 프로젝트 <City, Culture, Hybrid> - 서울문화재단, 서울 | HP Turn On Award’ 입선, 노암갤러리 전시, 서울

 

 

 

vol.20100901-김승택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