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성순 展

 

< 하얀 사과 파란 사과 하얀 불꽃 >

 

 

파란사과,하얀불꽃_116.7x91cm_캔버스 아크릴릭_2010

 

 

갤러리 이레

 

2010. 7. 3(토) ▶ 2010. 7. 25(일)

초대일시 : 2010. 7. 3(토) PM 5:00 제 2전시장

경기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헤이리 예술인마을 1652-405 | T.031-941-4115

 

관람시간 및 휴관일 | 주중 : 10:00~18:00 주말 : 10:00~19:00 월요일 휴관

입장료 및 관람료 | 1000원

 

https://blog.naver.com/jireh2009

 

 

 

하얀사과,파란사과,하얀불꽃_116.7x91cm_캔버스 아크릴릭_2010

 

 

담을 수 없는 것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회화

 

이선영(미술평론가)

 

 전광석화처럼 떠올랐다는 전시부제 ‘하얀 사과 파란 사과 하얀 불꽃’은 매우 비의적으로 들리면서도, 감성과 개념, 그리고 의지와 끈기가 진하게 응축되어 된 염성순의 이번 작품들의 도상들을 평이하게 서술한다. 작품들에 등장하는 사과나 동그라미는 재현적 대상이나 그것의 추상화와는 거리가 있다. 그것은 마음속에 있는 원형적 덩어리를 상징하며, 그것은 때때로 내부로부터 불타오르며 하얀 연기를 뿜어낸다. 사과에서 발산되는 하얀 연기들은 외부로 발산될 에너지의 용량을 풍부하게 비축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여기에서 발산되는 것은 감미로운 분위기만은 아닐 듯싶다. 곁가지적인 이야기이지만, 1980년대를 통과해온 세대에게 매캐한 ‘사과탄’의 기억은 너무나도 선명하기 때문이다. 전시부제와 같은 제목의 작품 [하얀사과 파란사과 하얀불꽃]은 마치 프랑스식의 미로 정원 같이 꾸며진 공간에 사과 3개가 놓여 있다. 저 멀리 펼쳐질지 모르는 별천지를 찾아 나선 사과들은 돌멩이처럼 굳은 모습과 두둥실 꽃 그림자를 달고 있는 모습, 하얗게 기화되는 중의 사과로 구별된다. 그것들은 세상이라는 그럴듯한 가설무대에서 다양한 역할을 연기하는 배우처럼 굴러다닌다.

 

 

하얀사과,파란사과_162x130cm_캔버스 아크릴릭_2010

 

 

 여기에서 작가와 가장 근접한 캐릭터를 뽑으라면 연소중인 사과가 아닐까. 염성순은 오직 그림에만 자신의 모든 것을 쏟는 불을 품은 작가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2008년 전시에 이어, 이번 전시에서 두드러지게 등장하는 선적 요소는 안도 바깥도 아닌 모호한 공간감을 연출한다. 구조는 위아래가 뚫린 듯하며, 아래는 대지가 위에는 창공이 펼쳐진다. 대지와 창공은 자연이 선사하는 풍부한 색감으로 채워진다. 여기에서 사과들은 밖에 있으면서도 안에 존재한다. 사과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나 근처에서 일렁이는 기운들은 그것들이 죽어있는 사물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수수께끼 같은 장치들과 살아있는 물질이라는 비유는 이번 전시의 작품들을 연금술적인 차원으로 이동시킨다. 연금술은 언어의 투명성이 아니라, 언어의 실재성을 강조하는 신비주의적인 경향이 있다. 마찬가지로 염성순의 작품 속 상징은 그 뒤의 무엇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그자체로도 향유할 만한 실재성을 가진다. 작품 [하얀사과, 파란사과]는 반투명한 정방형 구조물에 희고 푸른 원과 사과들이 놓여 있다. 대지와 하늘 사이에 걸친 기하적 구조와 사과의 배치라는 비슷한 구조이다.

 그것은 허공에 떠 있지도 심연에 가라앉지도 않는다. 그것은 세상의 한 축에 보다 ‘적절하게’ 위치하고 싶은 작가의 욕망을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욕망은 늘 빗나가며, 이러한 빗나감이 늘 상 하는 일이면서도 매번 막막하기 그지없는 빈 캔버스 앞에 다시금 설 수 밖에 없는 동인이다.

 

 

두개의 달_72x53cm_캔버스 아크릴릭_2010

 

 

하얀불꽃_116.7x80.3cm_캔버스 아크릴릭_2010

 

 

하얀불꽃,푸른구슬_73x60.5cm_캔버스 아크릴릭_2010

 
 

 

 
 

vol.20100703-염성순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