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문화와 목가구” 展

 

 

등가_조선19세기_19.3x19.3x38.3cm_개인소장

 

 

신세계 갤러리

 

2010. 6. 30(수) ▶ 2010. 7. 25(일)

서울시 중구 충무로 1가 52-1 | 02-310-1921

 

mainstore.shinsegae.com

 

 

문갑_조선19세기_59.4x15.2x27.2cm_김종학소장

 

 

신세계갤러리는 ‘선비문화와 목가구’展을 센텀시티에서 오는 6월 4일부터 27일까지, 그리고 본점에서는 6월 30일부터 7월 25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박영규 교수(용인대학교, 문화재위원)의 총기획 아래 조선시대 선비가 뜻을 두었던 유교적 이념을 바탕으로 추구했던 청렴한 정신과 청빈한 삶이 실제 선비가 기거했던 사랑방에서 사용했던 목가구 및 장신구를 통하여 어떻게 표현되는지 엿볼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서류함_조선18세기_56.8x24x22.8cm_쇳대박물관소장

 

 

일반적으로 선비들의 생활공간은 사랑(舍廊)으로 주인이 거처하는 방이면서 손님을 맞는 응접실 역할을 동시에 하였다. 남녀유별의 이념으로 남성과 여성의 생활공간에 대한 구분이 명확하여 여성들이 생활했던 안채가 가정의 중심이 되는 곳이었다면, 남성들의 공간인 사랑채는 학문을 논하고 후배 양성과 친분교류, 선비정신을 실천하는 곳이었다. 따라서 안채는 따뜻하고 온화한 분위기와 함께 여성의 취향을 살려 화사하고 밝게 꾸미는 반면, 사랑채는 선비들의 인격을 수행하고 학문을 닦는 정신적인 면이 강조된 검소하고 안정된 공간 구성이 필연적이었다. 두 공간에서 사용되는 가구들은 그 형태와 용도에 따라 형식, 구조, 재질, 무늬결, 비례, 색채 등에서 차이를 보이며 서로 독특하게 발전되어 왔는데 이는 한국 목가구가 갖고 있는 또 하나의 커다란 특성이라 할 수 있다.

한옥 구조에 알맞은 사랑방 가구는 천장의 높이와 앉은 키에 맞춰 낮게 제작되었고, 좁은 폭을 고려하여 주로 벽면에 설치하여 사용하도록 발달하였다. 그러므로 복잡하고 큰 것보다는 아담하면서도 정리된 선과 면들로 짜인 형태가 많다.

 

 

연탁_조선19세기_61x33.3x16.5cm_개인소장

 

 

선비들이 공부하는 서재(書齋)는 문방(文房)이라고 불렀으며 안정된 분위기를 지향하여 문방생활에 꼭 필요하고 지적 사고에 방해가 되지 않는 간결하고 검소한 기물들로 꾸며진다. 학문의 기본적인 문방사우 즉 종이, 붓, 먹, 벼루를 중심으로 문방제구와 생활에 필요한 가구들이 놓여진다.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위한 서안(書案)과 연상(硯床), 일상용품인 등가(燈架) 등이 중심에 놓이고 그 외의 가구들은 벽 쪽에 위치한다. 문지방 위에는 큰 창호를 달아 앉아서 뒷마당의 자연을 내다볼 수 있도록 배려했으며, 안쪽의 공간을 활용하고자 키가 낮은 문갑을 놓았다. 벽면에는 붓걸이와 고비처럼 작고 간결한 구조의 소품을 위주로 부착하고, 책장, 책궤 등이 배치된다. 또한 가구에 낮은 다리를 달아 방바닥의 열기나 한기가 위쪽으로 통풍되게 만들었다.

사랑방은 가부장의 단순한 생활 공간일 뿐 아니라 그 집안의 품격 및 재력까지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며, 강희언이나 김홍도의 풍속화에서 보여지듯이 선비들이 교유하며 시를 즉흥적으로 짓고 취미생활도 하는 사교적인 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층장_조선18세기_132x45x111cm_개인소장

 

 

이번 전시는 겉치레를 지양하고 소박하지만 치밀한 정신을 추구했던 조선시대 선비들이 실생활에서도 이를 엄격히 지키고자 했던 마음가짐을 잘 나타내는 사랑방 가구를 중심으로 기획되었으며, 유수의 박물관과 개인 소장자들의 소장품 중 선비정신과 함께 목가구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잘 반영하는 가구들을 엄선하여 신세계 갤러리가 오랫동안 정성스럽게 준비한 전시이다. 목가구 중에서도 고가구는 온도와 습도에 예민하게 반응하여 좀처럼 보기 힘든 전시품으로, 본 전시에 출품되는 80여 점의 다채로운 목가구 및 장식물을 통하여 가깝지만 멀어진 조선 18, 19세기 우리 조상들의 생활과 멋의 일면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

 

 

 

 

 

vol.20100630-“선비문화와 목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