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근대 회화 展

 

<터너에서 인상주의까지>

 

 

윌리엄 헨리 헌트_자두, 복숭아 그리고 헤이즐넛_베리 미술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

 

2010. 6. 25(금) ▶ 2010. 9. 26(일)

Opening : 2010. 6. 24(목) AM 11:00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700(예술의전당) | T.02-580-1620

 

www.sac.or.kr

 

 

존 에버렛 밀레이_버넘 협곡_1891_맨체스터 시립 미술관

 

 

이번 전시는 ≪터너에서 인상주의까지≫라는 큰 주제 아래에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의 소주제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섯 개의 소주제들은 영국의 근대 화가들이 영감을 받았던 자연 장소를 대표함과 동시에, 각각의 장소가 갖고 있는 고유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것입니다.

이번 전시를 위하여 특별히 참여한 영국의 유명 미술관들의 대표 소장품을 통해, 영국, 나아가 유럽의 풍경 및 풍속, 그리고 그 속에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 숨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마음껏 음미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체험하실 수 있습니다.

 

1. 자연의 진실 - 순수 풍경과 자연

전통적으로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서 체계적인 미술 교육의 시스템이 정립되지 않았던 영국에서는, 화가들이 작품 속에 종교적이거나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라는 부담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영국에서는 종교화나 역사화보다는 편하게 접근할 수 있었던 초상화나 풍경화가 많은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18~19세기에 이르러, ‘산업혁명’에 의하여 급속도로 산업화를 겪게 되면서 점점 복잡해지는 도시 환경 및 산업화의 이면에서 부각되는 폐해에 지친 사람들은 ‘순수한 자연의 풍경’에 대한 향수를 갖게 되었으며, 인간의 진실성 및 자연의 순수성에 몰두하는 ‘낭만주의 사상’이 유행하게 되었습니다. 하여 이 시기의 화가들은 눈에 보이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의 모습’을 어떠한 변형이나 꾸임 없이 그 자체로 화폭에 담는 데 열중했습니다. 즉, 영국 화가들에게 있어서 풍경화는 곧 정신적인 안식처이자, 명상의 영역이었으며 나아가 새로운 회화적 시도를 가능하게 한 창조적인 도구이기도 했던 것입니다.

 

 

조제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_바람 부는 날_1808-1809_맨체스터 대학 테블리 하우스

 

 

2. 하늘과 물의 풍경 - 바다, 강, 호수의 전경

영국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바다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눈앞에 넓게 펼쳐진 바다, 해변으로 밀려들어와 부서지는 파도는 오랫동안 음악이나 문학 등의 소재가 되었으며, 회화에서도 자주 다루어졌습니다. 바다에 대한 예술가들의 관점은 여러 가지로 표현되었는데, 신비스럽고 상냥하며 풍부한 자원을 제공하는 자연의 모습으로 비춰지거나, 또는 무한의 에너지를 지닌 ‘파괴’와 ‘위협’의 이미지를 지닌 존재로 표현되기도 했습니다. 낭만주의 시대에 이르러, 이러한 바다의 매혹적인 모습은 화가들을 통해 ‘풍경화’라는 장르로 많이 그려지게 되었습니다.

 

3. 목가적인 풍경 -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 & 동물들이 있는 풍경

일부 풍경화가들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순수한 풍경의 모습만을 고집스럽게 작품 속에 담았지만, 대다수의 화가들은 풍경과 더불어 생활하는 사람들의 모습, 즉 일상생활 속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관찰하여 표현했습니다. 18세기 후반, 영국에서부터 비롯된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인하여 급속한 산업화가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산업혁명으로 인한 변화의 수혜는 원자재가 생산되는 지역이나 공장이 들어선 지역 등 특정한 곳에만 국한되어 나타났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골 사람들은 산업화의 영향을 받지 못한 채, 이전과 별다른 변화 없이 생활했습니다. 화가들이 작품 속에 담았던 보통 사람들의 일상적 노동의 모습이나 그들이 생계의 목적으로 키우는 가축들의 모습은 목가적인 풍경처럼 평화로워 보이지만, 그속에는 산업화의 수혜를 받지 못하고, 이전보다 더 힘든 삶을 살아야 했던 하층민들의 고된 삶의 아련한 모습도 담겨 있습니다.

 

에드워드 스톳_말들의 물먹이터_1890년대 중반_터치스톤스 로치데일 미술관

 

 

4. 삶이 어린 풍경

19세기 영국 회화에 있어서 두드러지는 특징들 중 하나는, 17세기 네덜란드 및 플랑드르의 장르화 전통에서 영향을 받아 일상 생활의 모습이 담긴 풍경 속에 남자와 여자, 아이들 등의 인물이 표현되었다는 점입니다. 특히 당시 화가들은 더 이상 작품 속에 종교적인 메시지를 부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자유를 누리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교훈적인 내용이나 훈육적 의미를 신경 쓰지 않고 편안하게 풍경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그려진 작품들은 무척이나 신선했고, 또 민주적이었습니다. 어떠한 기록에도 남지 않을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생활 모습은 화가들의 작품 속에서 오히려 진솔하게 그려지며 묘한 매력을 발산하는, 미술에 있어서 하나의 중요한 모티프로 자리잡게 되었던 것입니다.

 

5. 새로운 풍경의 등장 - 여행자 & 건축물이 있는 풍경

1815년, 20여 년간 지속되었던 나폴레옹 전쟁이 끝나자, 영국 화가들은 영국 해협을 건너 물밀듯이 유럽 대륙을 여행했으며, 그곳에서 오랫동안 접할 수 없었던 회화적 모티프들로부터 영감을 받았습니다. 이렇듯 유럽을 여행하며 새로운 소재에 대한 갈증을 해소했던 화가들은 1815년부터 유럽 각지의 풍경을 담은 작품을 그렸으며, 사람들은 런던에서 정기적으로 열렸던 전시회에 출품된 이 작품들을 통하여 유럽의 풍경을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여행의 붐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해주었던 것은 산업혁명으로 인한 증기기관의 발달과 더불어 더욱 편리해진 교통 수단 덕분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19세기에 영국은 활발한 산업화의 중심에 있었으며, 산업화의 결과는 풍경에도 상당한 변화를 초래했습니다. 화가들은 영국 내의 풍경, 즉 오래된 건축물의 폐허나 도시의 모습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산업화에 의해 변화하는 도시 및 시골의 풍경, 혹은 산업화의 영향이 닿지 않은 과거의 건축물들이 있는 풍경을 작품 속에 즐겨 담게 되었습니다.

 

 

토마스 프레데릭 메이슨 쉬어드_추수 중의 휴식_1898_시플리 미술관

 

 

6. 프랑스 인상주의 - 영국과 프랑스 간의 활발한 미적 교류

1850년대에 이르러 파리는 로마를 대신하여 유럽 미술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으며, 많은 화가 지망생들은 파리에서 미술을 공부하기를 희망했습니다. 실제로 국적을 불문한 수많은 학생들이 파리로 유학을 갔으며, 매년 여름이면 프랑스의 전원 마을에 모여 뜻을 같이 하는 모임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뛰어난 스승으로부터 많은 회화적인 기법을 전수 받았으며, 새로이 유행하게 된 회화 양식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서로 영감을 주고 받거나 의기를 북돋았습니다. 이처럼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하여 급속하게 발전한 인상주의 화풍과 그에 따른 새로운 미학적 원리들은 점진적으로 영국으로까지 확대되기에 이르렀으며, 프랑스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영국의 화가들은 이러한 새로운 회화적 시도의 결과물들을 영국 대중들에게 전파했습니다. 1880년대를 전후로 하여 프랑스와 영국 사이의 미학적 교류는 활발하게 지속되었으며, 그 결과 많은 프랑스 화가들은 영국의 전통적인 풍경 양식 위에 프랑스 인상주의 화풍을 접목하여 다양한 시골 풍경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엘리자베스 아델라 포브스_장, 잔 그리고 자넷_1891년경_맨체스터 시립 미술관

 

 

 

 

 

vol.20100625-영국 근대 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