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여정 展

 

6.25 60주년의 의미를 돌아보는 특별전 I

 

 

기나긴 여정

 

 

갤러리 토포하우스

 

2010. 6. 23(수) ▶ 2010. 6. 29(화)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4 | 02-734-7555

 

www.topohaus.com

 

 

 

 

가장 가까이 있는 이웃을 만날 수도 없고, 마주보고 대화도 나눌 수 없고,

편지도 쓸 수 없게 된 것이 언제부터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1950년 6월 25일의 전쟁, 그 이후 60년을 되돌아보고,

우리의 미래를 같이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먼 길 돌아와 우리의 이웃이 된 청소년이 있습니다. 배고픔을 이기기 위하여 몇 시간이면 올 수 있는 거리를 중국, 태국, 캄보디아, 몽골, 베트남 등을 거쳐 짧게는 6개월 길게는 3-4년이 걸려 남한으로 온 탈북 청소년들입니다. 이들은 탈북하기 이전부터 굶주림과 가족해체라는 고통을 경험합니다. 두만강을 건너 중국 국경을 넘은 후 북조선인 이라는 신분을 숨기고 살아남기 위해서 끝없는 유랑 아니면 은둔생활을 합니다. 생존을 위해 자신을 숨겨왔던 청소년들은 남한 정착이후에도 스스로의 존재를 감추어야 합니다.

 

60년간 남한사람과 북한 사람은 각각 정치, 경제적 틀이 다른 체제하에 살았습니다.

다른 사회는 다른 문화를 만들어 내고,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은 상이한 관행과 생활방식을 갖게 됩니다. 우리는 같은 민족이라는 생각을 갖고 ‘다름을 이해’하지 않고 ‘같음을 전제’하고 남한 사람들이 새터민을 바라보기에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다른 문화를 지니고 왔지만, 같은 시간에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살게 된 청소년들이, 이 사회에서 건강하게 뿌리내리고 살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새터민 청소년들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부모, 나를 사랑하는 사람, 나의 미래"이라고 대답했습니다.

한 학생은 세 가지 소원이 있다고 합니다.

"하고 싶은 공부하기", "좋은 직업 갖기", "가족들과 함께 살기" 라고.

 

이번 전시는 탈북 청소년들이 남한 사회에 적응해 가는 과정을 이해하고,

그들의 고충을 진지한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기획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풍요롭고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

문화예술 교육이 얼마나 필요한지 그 중요성을 알리고자 합니다.

 

또한 한반도미래재단과 한스자이델 재단의 도움으로 우리와 비슷한 체제를 지녔던

독일의 통일 과정을 담은 포스터를 함께 전시하여 남북통일에 대한 염원,

더 나아가 화해와 평화를 위한 길을 모색해 보려 합니다.

 

정치적, 경제적인 통일담론을 넘어서서,

마음의 통일을 여는 문화적 통합을 위한 메시지를 형상화하여

사회적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전시구성

2-1. 기나긴 여정 - 4개의 기억

셋넷 학교 학생들이(탈북 청소년) 직접 한지를 이용하여 만든 종이인형(까마귀)으로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오작교를 형상화하고

탈북 아이들의 고향, 탈출, 남한살이, 미래에 대한 소망,

관람객의 통일염원이 함께 참여하여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한다.

한지의 정서적 이미지와 인형의 은유적인 상징적 오브제를 활용한 설치 작품이다.

분단과 통일, 슬픔과 평화를 위한 기나긴 여정을

탈북청소년의 기억을 통해 재현한다.

 

① 첫 번째 기억 : 나의 살던 고향은..... / 어무이, 잘 계시오!

탈북청소년의 자기 뿌리와 정체성에 대한 기억이다. 시인 정현종의 시어처럼, 어린 시절

기억을 품고 있는 사람들은 다 신화적인 존재라 했다. 어릴 적 아련했던 기억들을 아름답게 품고 있는 사람들은 현재의 삶도 건강하며 그들이 그리워하는 미래 또한 어떤 치우침과

미련도 없으리라. 셋넷학교 재학생들이 김영진 선생님의 지도로 2010년 4월 2주간 전남 해남과 땅끝마을을 떠돌며 고향의 기억을 담아내었던 사진들을 전시한다. 60년간 갈라져있었지만, 아이들의 눈에 비친 고향 땅끝과 또다른 고향의 땅끝마을 풍경은 다같이 정겹고 따뜻했다.

 

② 두 번째 기억 : 기나긴 여정 / 탈북, 나는 걷는다.

어린 시절 모질고 고통스러웠던 길 위에서의 기억이다.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정처 없는

쫓김의 길 위에서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와 두려움을 입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분단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고 자유의 땅, 평화의 땅에 당도한 탈북아이들의 가슴 저린 고백을

셋넷학교에서 직접 제작한 다큐멘터리영상으로 만난다. 악몽과도 같았던 탈북의 기억을

풀어놓으면서 아이들은 비로소 치유된다. 스스로가 스스로의 업에서 벗어난다.

 

 

 

 

③ 세 번째 기억 : 꽃이 펴야 봄이 온다! / 또 하나의 고향에서 부르는 희망의 노래

낯선 시간과 공간, 아주 오래된 새로운 고향에서의 기억이다. 죽음의 강들과 산들을 넘어

하늘의 도움으로 대한민국에 도착한 탈북아이들이 뿌리내리는 간절한 몸짓과, 새터에서

감당할 수 밖에 없는 어떤 막막함을 포착한다. 뉴욕에서 사진을 공부하고, 셋넷학교와

네팔에서 사진작업을 했던 임지은작가가 셋넷 아이들의 가족사진을 찍어, 고향사진들과

함께 전시한다. 일명 ‘21세기 가족사진전’. 고통과 고난을 뚫고 기어코 살아남은 사람들을

지켜주었던 궁극의 힘이 어디에 있었는가를 살펴본다.

 

④ 네 번째 기억 : 나의 길을 보여 다오! / 뚜벅뚜벅 당당하게! 사뿐사뿐 유연하게!

 새로운 세상,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다. 차마 감당하기 어려웠던 시련을

넘어서서, 이제 자신 속에서 솟아나는 생명과 행복에 대한 강렬한 소망을,

우리 민족 모두의 소망으로 승화시킨다. 한글의 아름다움과 현대적 해석의 독보적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서예가 김두경 선생님이 전시관 한 벽을 모두의 소망으로 채운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라고.

2-2. 기나긴 여정 - 평화 혁명에서  독일 통일로

한반도의 분단 현실과 유사한 배경을 지녔던

독일의 평화 혁명에서부터 통일에 이르는 과정을 담은

포스터 20점을 통하여

남북 통일에 대한 염원, 더 나아가 화해와 평화를 위한 길을 모색해 본다.

 

 

 

 

 

vol.20100623-기나긴 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