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자 展

 

<월간 미술세계 창간 26주년 특별기획 초대 - KOAS>

 

 

벤쿠버감동_72.7x90.9cm_혼합재료_2010

 

 

인사 아트센터  4층

 

2010. 6. 2(수) ▶ 2010. 6. 7(월)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8 | 02-736-1020

 

www.insaartcenter.com

 

 

내면바라보기1_120x150cm_혼합재료_2010

 

 

고독한 자아의 자유로운 비상을 꿈꾸며

 

 날지 못하는 거위의 모습, 의인화된 거위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 임은자의 근작을 마주할 때, 캐롤 발라드 감독의 영화 '아름다운 비행'이 생각난다. 주인공 에이미가 개발 현장에서 주은 기러기 알을 인공 부화하여 키웠더니 에이미를 엄마로 알고 살았던 새들의 이야기. 나는 것을 잊어버려 집거위로 살아야 할 운명의 새들을 환경론자 아버지가 '새는 새로서 살도록 하기 위해' 비행을 연습시켜 결국 철새 이동지로 합류하게 한다는 줄거리의 영화다. 창공을 나는 모습이 역시 새는 날아야 아름다운 것이었다. 상영된 지 벌써 10년도 훨씬 더 되었지만, 자연이 자연으로서 족하며, 인간은 그것을 개입해서보다는 멀리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강렬한 메시지가 지금도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내면바라보기2_72.7x53cm_혼합재료_2010

 

 

김동률이 작곡하고 이적이 작사를 한 '거위의 꿈'의 앞부분이다.

 

"난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내 가슴 깊숙이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혹 때론 누군가가 뜻 모를 비웃음내 등 뒤에 흘릴 때도 난 참아야 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 날을 위해.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중  력 1_72.7x60.6cm_혼합재료_2010

 

 

 임은자 작가의 화면에 등장하는 이미지가 바로 거위이다. 기러기였던 것이 철에 따른 이동을 놓치고서 정착하여 가금류가 된 새이다. 나는 것에 익숙지 못한 거위는 어느 사이 철새 특유의 영역 초월의 본능을 상실하고, 텃새나, 개과 혹은 고양이과 포유류 동물처럼 자기의 영역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작가는 어렸을 적 집에서 키웠던 거위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작가가 그려내고 있는 거위의 모습은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다. 살이 쪄 묵직한 중력을 체감하거나 혹은 마치 포유류 동물과 같은 모습으로 변형되어 있다. 화면에 등장하고 있는 거위들은 대부분이 머리가 커지거나 날개가 퇴화되기도 하고, 깃털이 없는 기형의 모습들이거나 흡사 태(胎) 상태의 생명체와도 같은 모습들이다.

 이렇듯 날지 못하는 새, 기형적으로 그 실존 자체가 크게 왜곡된 존재로서의 새는 본연의 자태는 온 데 간 데 없고 가엾은 모습일 일뿐이다. 뒤뚱거리기도 하고 묘기를 부리기도 하는 그 모습이 어색하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거위는 아련한 과거를 회상하며 꿈꾸기를 멈추지 않는 고독한 존재의 모습이다. 먼 창공에서 가족 형제들과 대오를 유지하며 고고한 기상을 뽐내는 아름다운 비행을 일삼고, 보금자리에 안착하여 안식을 누리는 단꿈을 잊지 않고 있다. 고난의 면류관을 쓰고 있지만 영광의 월계관을 그리고 있기도 하다.

 

 

중  력 2_72.7x60.6cm_혼합재료_2010

 

 

  작가 화면에서의 그 거위의 모습은 다름 아닌 바로 실존적 위기에 처한 우리의 자화상이 아닐까. 자연 자체를 등지는 가운데 어두운 죽음의 그림자를 안고 있는 우리 인간은 고독하다 못해 비극적이다. 상생의 지혜와 섭리 순응의 미덕을 외면한 끝에 인간은 자연 속에서 고유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잃은 지 오래 됐다. 그러나 꿈꾸는 거위의 모습에서 보듯 여전히 희망을 간직하고 내일을 기다리고 있다. 고독과 불안에 시달리는 우리 시대를 향해 생명에 대한 의지와 희망에 대한 간절함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가의 근작은 그림을 통한 내면의 표출이라는 의미 있는 추이를 드러내고 있다. 작가는 처음에 목가적 자연의 감동을 전하는 아카데믹한 그림을 주로 그렸었다. 그러다 도불 이후 소재를 다변화시키기 시작하면서 내면의 감정과 의식들을 분출시키는 표현적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추상적 변형도 그렇지만 색의 대비가 강렬해졌다. 아울러 감정이 실린 브러쉬스트록도 그렇거니와 화면의 변화무쌍한 구도와 분위기가 그렇다. 감정의 전달 방식 자체가 깊이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자신의 화면에 표현되고 있는 거위의 모습은 바로 자신이 작가로서의 이상과 현실 속에서의 갈등 등을 상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동안의 잡다한 요소들을 제거하고 온전히 자신의 적나라한 내면으로 돌아가, 자신이 부딪치는 생생한 현실과의 긴장과 고뇌야말로 새롭게 성취한 국면일 것이다. 요컨대 그림이 그림다운 길을 고민하고 있는 작가의 분투가 새로운 가능성으로 다가 오고 있는 것이다.

                                                                                          이 재 언(미술평론가)

 

 

행복가득_72.7x60.6cm_혼합재료_2010

 

 

 

 

■ 임은자

 

덕성여자 대학교 응용미술과 졸업 | Paris 국립미술대학, 판화공방 63아뜰리에 수학

 

개인전  | 14회 (서울, 파리, 요코하마)

 

아트페어  | 2007 남송국제아트페어 참가(성남아트센타) | 제 8회 유럽 현대미술 아트페어 아르메츠 | 말레이시아 아트페어(쿠알라 룸푸) | 호텔아트페어(밀레니엄 힐튼호텔) | 당대 중한 우수미술작품전(북경 798갤러리) | 한국미협, I.M.A, 이형회,  K.I.F.A, 살롱 드 쁘랭땅 회원

 

BLOG https://blog.naver.com/sapgreen2004

 

Graduated from Duk Sung Women’s University Dept. of Applied Fine Arts | One year study in Ecole des Beaux-Arts and 63 Atelier(Engraving workroom ) in Paris

 

14 times of solo exhibition (Seoul, Paris, Yokohama)

 

Participation  in  N. I .A .F (Sungnam Art center) | Participation in “Foire europeenne d’art contemporain | Participation in Malaysia Art Fair | Participation in Hotel Art Fair(Millenium Hilton) | China Korea Modern Art Fair(Beijing) | Member of Korea Art Association, I.M.A, K.I.F.A, Yihyunghwae, and Salon de printemps.

 

 

 

vol.20100602-임은자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