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옥 展

 

- 신문지 산조(散調) -

 

 

신문지 산조 -연꽃1-_100cmx80cm_장지에 혼합재료_2010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6층 롯데갤러리

 

 

2010. 5. 14(금) ▶ 2010. 5. 20(목)

부산 진구 부전동 503-15ㅣT.051-810-2328

 

 

신문지 산조 -연꽃2-_53cmx53cm_장지에 혼합재료_2010

 

 

클리셰와 싸우는 회화의 독특성

 

 회화는 상투성과의 다툼이다. 화가 자신의 창작 방법이든, 아니면 화가가 활동하는 그룹이나 시대의 회화 풍조이든, 회화는 오랫동안 누적되거나 그 당대에 유행하는 상투성과의 대화이자 교전이라 할 수 있다. 화가 개인의 차원에서 볼 때, 상투성은 긴 세월 경험과 학습으로 화가의 사고와 몸에 쌓인 습관과 같은 것이다. 그것은 화가 자신의 독특한 세계를 형성하게 하는 튼튼한 자산이면서 동시에 화폭 앞에 선 화가가 무엇을 그릴지를 앞서 규정짓는 관성적 틀이 되기도 한다.

 

 

신문지 산조 -해바라기2-_53cmx53cm_장지에 혼합재료_2010

 

 

 윤미옥의 회화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상투성과의 싸움 같다. 윤미옥은 이전 자신의 화풍에서 벗어나려고 분투할 뿐 아니라, 이번 전시 작품에서는 아예 상투성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신문을 소재와 제재로 삼고 있다. 신문은 유일한 사건을 지극히 평범한 것으로 다루고 구체적 내용을 선정적 제목으로 대체하며 읽은 순간에만 영향력을 발휘하는, 일시성과 상투성을 특징으로 하는 클리셰(diche)의 매체이다. 윤미옥은 바로 이런 신문의 상투적 측면들과의 긴장을 유희처럼 즐긴다. 신문지를 전체 화폭으로 삼거나 그것을 미세하게 오려 붙여 꽃과 나무와 사발 등으로 형상화해낸다. 흥미로운 것은 신문이 회화의 재질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핵심 요소로 침투해 들어와 있는 점이다. 가령 작품 <신문지 산조 - 사발>시리즈에서 화가는 기원과 소망의 순수성을 상징하는 사발의 배경에 주식시세와 자식의 대학 입학을 열망하는 부모의 세속적 욕망이 담긴 신문조각을 새겨 넣음으로써 승화된 소망과 세속적 욕망 사이의 분리를 의심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런 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윤미옥의 작품이 사건의 유일한 독특성을 일반적이고 진부한 사건으로 만들어버리는 신문의 메커니즘 자체를 회화만이 가질 수 있는 승화된 독특성의 사건으로 되돌려놓고 있는 점이다. 특히 그 형식에서도 신문조각을 이용한 콜라주 기법을 통해 회화와 신문 간의 경계를 흐려버림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관조적이고 소비적인 관점보다는, 앞뒤로 이동하면서 그림을 눈으로 만지듯이 바라보는 시촉적(視觸的)인 노력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윤미옥의 작품들은 모든 가치들 간의 차이를 소멸시키고 동질적인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대중문화의 시대에 미술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묻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부산대 영문학과 교수 김용규-

 

 

신문지 산조 -연꽃3-_53cmx53cm_장지에 혼합재료_2010

 

 

신문지 산조 -사발2-_40cmx40cm_장지에 혼합재료_2010

신문지 산조 -사발3-_60cmx60cm_장지에 혼합재료_2010

 

 

신문지 산조 -매화-_53cmx106cm_장지에 혼합재료_2010

 

 

 

 

■ 윤미옥

 

부산대학교 미술학과 한국화전공 졸업ㅣ부산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 석사

 

개인전 ㅣ2003ㅣ제1회 개인전 (현대아트 갤러리, 부산)ㅣ2004ㅣ제2회 초대전 (갤러리 미하라야, 일본

동경)ㅣ2005ㅣ제3회 개인전 (갤러리 이, 조부경 갤러리, 부산)ㅣ2006ㅣ제4회 개인전 (샌디에고 아트페어, 샌디에고)ㅣ2010ㅣ제5회 윤미옥 개인전 (롯데 화랑, 부산)

 

단체전 ㅣ2001ㅣ남부현대미술제 (대전시립미술관)ㅣ부산미술제 (부산문화회관, 부산)ㅣ한국미술협회전 (예술의전당미술관, 서울)ㅣ전일전 (메트로폴리탄호텔, 일본 동경)ㅣ사유와 인식전 (피카소화랑, 부산)ㅣ2002ㅣ부산한국화전 (부산문화회관, 부산)ㅣ선면예술전 (타워갤러리, 부산)ㅣ한국의 멋전 (경신문화홀, 부산)ㅣ2003ㅣ미-예감전 (경신문화홀, 부산)ㅣ물 그리고 자연전(이정화갤러리, 부산)ㅣ부산대학교 교수작품전 (부산시청전시실, 부산)ㅣ2004ㅣ부산대학교 조형예술연구소 개소기념전 (금정문화회관, 부산)ㅣ선면예술전 (타워갤러리, 부산)ㅣ남부현대미술제 (부산문화회관, 부산)ㅣ2005ㅣ대한민국 여성작가전 (현대예술관, 울산)ㅣ아시아 미술전 (세종문화회관, 서울)ㅣ한국-이집트 현대미술교류전 (Palace of Arts, 이집트 카이로)ㅣ2009ㅣ한국화여성작가전그 외에 다수

 

현재 ㅣ한국미술협회, 부산미술협회회원ㅣ한국전업미술가협회 회원ㅣ한국화여성작가회 회원ㅣ부산외국어대학교 출강

 

 

vol. 20100515-윤미옥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