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남 초대

 

“ 자연과 일상을 찾아서 ”

 

층-LOVER_120x98cm_mixed media

 

 

장은선 갤러리

 

 

2010. 2. 17(수) ▶ 2010. 2. 27(토)

Opening : 2010. 2. 17(수) PM 4:00~6:00

서울 종로구 경운동 66-11 | 02-730-3533

 

www.galleryjang.com

 

 

층-독서하는 소녀_93x76cm_mixed media

 

 

서양화가 박성남 선생은 일상적인 만남을 통한 직접적인 경험과 함께 타인에 대한 관찰을 통해 삶의 애환이 담긴 현대인의 일상을 포착한다. 스냅사진을 보는 듯한 인물의 동적인 포즈는 생생한 현장감 및 사실성을 전달한다. 그러나 작품 속 인물은 구체적이거나 사실적인 이미지가 아니다. 단지 간명한 윤곽선에 의해 규정되는 인물의 형태를 볼 수 있을 따름이다.  일정한 형태미를 향한 계산된 정확한 선은 아주 완만한 속도로 정해진 형태를 찾아 진지하게 진행한다. 감정의 과잉은 용납되지 않지만, 감정이 배제되는 것도 아니다. 세련된 선의 형태는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더불어 미적 감흥 및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런 가운데서 규정된 조형성, 즉 개별적인 형식미를 두둔하는 독자적인 형태감각을 수반하고 있다. 그 형태감각은 이지적이고 세련된 조형감각에 의해 유도되는 것이다.

그의 작품에는 2~3센티의 작은 우레탄 폼이 인물 주변을 빼곡히 에워싼다. 인물의 이미지를 에워싸는 울퉁불퉁한 우레탄 폼을 부분적으로 떼어내고 역시 점과 선 따위의 반복적인 이미지를 덧입혀 시각적인 깊이 및 표정을 부여한다. 평면과 입체의 공존이라는 예상치 못한 화면구조는 과학문명이 지배하는 현대라는 시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는 인물이라는 최소한의 이미지로 현실 세계를 압축하며, 소소한 개인적인 일상을 넌지시 바라보는 선하고 착한 사람들을  화폭에 담은 작품 20여 점이 선보인다.

미술계의 거목 박수근 화백의 아드님인 박성남 선생은 60대 중반이며, 이미 18세에 국전에 입상을 시작으로 , 2008 한국구상대전, Art Star 100인展 , 광주 비엔날레 아시아 패닉전등을 비롯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하였으며 SWAF 예술상을 수상하였다.

 

 

층-귀가_95x76cm_mixed media

 

 

소박하고 단호하며 명료한 선묘의 인물상

 

신항섭(미술평론가)

그림은 점과 선과 면 그리고 색채로 이루어진다. 이 네 가지 조형적인 요소를 잘 다스릴 수 있으면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그림의 개별적인 형식, 즉 독자적인 조형세계 또한 이를 통해 실현할 수 있다. 남과 다른 형태의 점과 선 그리고 면에다가 독자적인 색채이미지를 보탬으로써 독자적인 형식미를 갖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이다. 형태를 결정짓는 선이야말로 독자적인 조형미를 관철하는데 필요한 첫째 요건이다.

박성남은 선의 중요성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 선묘형식의 작품이 말하고 있듯이 선에 대한 전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전개되는 그의 작품은 간명하다. 일체의 군더더기를 배제한 명료한 선은 작품의 전체적인 인상을 결정하고 있을 정도이다. 선묘형식이라고 해서 조형적으로 싱겁다거나 허전하다는 느낌은 없다. 선이 만들어낼 수 있는 조형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주고 있는 까닭이다.

 

 

층-학교 가는 길_96x78cm_mixed media

 

 

그의 최근 작업은 인물을 제재로 하는데, 간결한 윤곽선을 구사한다. 뚜렷한 윤곽선이 인물의 형태를 지배함으로써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인상이다. 윤곽선 이외에 부수적인 선을 거의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전체적인 인상은 캐리커처 또는 스케치 형식에 가깝다. 하지만 그의 선은 한 번에 만들어지는 일회성의 선과는 다르다. 선의 흐름에는 조형적인 공식, 즉 형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단단하면서도 힘차고 명확한 선의 형태는 완만한 곡선을 유지한다. 곡선의 흐름은 자연적이지 않고 인위적이다. 선의 흐름이 매끄럽고 완만하게 느껴지는 것은 인물의 형태를 단순화하는 과정의 소산이다. 이는 독자적인 형식미의 탐색이라는 목표를 통해 만들어진 지적 조작의 산물일 수 있다. 물론 선이 지닌 세련된 조형적인 아름다움은 예리하면서도 풍부한 미적 감수성에 의해 지지된다.

하나의 작품에서 인물을 묘사하는 윤곽선은 거의 같은 굵기가 지속된다. 뿐만 아니라 선의 흐름이 일정한 속도를 유지한다. 다시 말해 빠르고 느린 속도감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정해진 어떤 규칙성이 존재하기에 즉흥성도 찾아볼 수 없다. 일정한 형태미를 향한 계산된 정확한 선의 흐름이 감지될 뿐이다. 선은 아주 완만한 속도로 정해진 형태를 찾아 진지하게 진행한다. 이미 심상에 의해 약속된 형태를 찾아갈 따름이기에 감정의 과잉은 용납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감정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세련된 선의 형태는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더불어 미적 감흥 및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런 가운데서 규정된 조형성, 즉 개별적인 형식미를 두둔하는 독자적인 형태감각을 수반하고 있다. 그 형태감각은 이지적이고 세련된 조형감각에 의해 유도되는 것이다.

 

 

층-노인들_120x98cm_mixed media

 

 

그의 작업에 등장하는 인물은 현대라는 시제를 그대로 반영한다. 다시 말해 대다수는 그 자신이 일상적으로 만나고 겪는 주변인물들이 대상이다. 만남을 통한 직접적인 경험과 함께 타인에 대한 관찰을 통해 삶의 애환이 담긴 현대인의 일상을 포착한다. 그러기에 초상화 형식의 경직된 인물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어찌 보면 스냅사진을 보듯 동적인 포즈가 많은 것도 순간포착, 즉 생생한 현장감 및 사실성을 전달하기 위해서인지 모른다. 허구가 아닌 명백한 현실적인 풍정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책을 보는 남자 및 여자, 한담을 나누는 노인들, 피리 부는 남자, 학교 가는 아이, 사랑하는 남녀, 뛰어노는 엄마와 아이들, 춤추는 사람들, 누워있는 여인, 무릎에 턱을 괴고 앉아있는 남자 등 일상적인 삶의 모습들이다. 이들 인물들은 초상화 형식의 정적인 포즈가 아니라 동적인 포즈이다. 그러기에 지극히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상상이나 허구가 아니라 현대라는 시제를 충족시키는, 바로 우리들의 현실과 소박한 일상인의 형상이다.

 

 

층-뛰어 노는 아이_93x76cm_mixed media

 

 

하지만 그 인물들은 구체적이지 않다. 지금 이 순간 우리 주변 누군가의 삶을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만큼 현장성이 강하다. 그리고 사실성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실제의 인물형상은 구체적이거나 사실적인 이미지가 아니다. 단지 간명한 윤곽선에 의해 규정되는 인물의 형태를 볼 수 있을 따름이다. 이처럼 사실성 및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일상성이라는 자연스러운 동적인 포즈 때문인지 모른다. 실제로 그가 대상을 바라보는 시점은 정면을 포함하여 앙각, 부감, 측면, 뒷면 등 다양하다. 특히 위에서 내려다보는 부감구도에다 대상의 측면을 응시하는 작품의 경우 입체적인 공간감이 돋보인다. 명암기법을 배재한 채 단지 선묘 중심의 평면적인 채색기법을 도입함에도 불구하고 공간감이 느껴지는 것은 이와 같은 독특한 시점에 기인한다.

그의 인물의 표현기법을 보면 간결한 윤곽선 안에 채색을 덧입히는 식이다. 평면적인 단순한 채색기법을 활용하고 있으나 윤곽선 안에는 무수한 점과 자잘한 선들이 집적되고 있다. 단순평면이 아니라, 표현된 이미지 위에 담백하게 채색을 입히는 것이다. 윤곽선에 의한 선묘중심의 단출한 이미지임에도 가볍다거나 지루하지 않는 것은 이에 연유한다. 오히려 무수한 점과 자잘한 선들의 집적으로 인해 두께가 느껴질 정도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입체적인 착시현상에 의한 일루전일 뿐 물리적인 두께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평면성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일까. 윤곽선과 평면기법의 가벼운 채색기법으로는 캔버스라는 평면성을 벗어나기 어렵다. 물감을 이용한 질감을 활용하지 않는 한 설령 명암기법을 이용한다고 할지라도 평면성에 머물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문제와 직면했을 때 떠오른 아이디어는 우레탄 폼을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건축자재로 쓰이는 발포재료인 우레탄 폼을 화면 질감으로 활용하게 된 것이다. 캔버스의 표면질감은 시각적으로는 평면성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층-낚시하는 사람_53x45.5cm_mixed media

 

 

2-3센티미터에 달하는 우레탄 폼이 인물 주변을 빼곡히 에워싼다. 인물의 이미지를 에워싸는 울퉁불퉁한 우레탄 폼을 부분적으로 떼어내고 역시 점과 선 따위의 반복적인 이미지를 덧입혀 시각적인 깊이 및 표정을 부여한다. 그러고 보면 전통적인 그리기 기법과 현대과학의 산물인 우레탄 폼에 의한 질감표현이 동거하는 셈이다. 평면과 입체의 공존이라는 예상치 못한 화면구조는 과학문명이 지배하는 현대라는 시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물리적인 충돌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이 기이한 동거는 새로운 조형개념을 제시하는 것으로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듯싶다. 즉, 물질문명으로 팽배하는 거대 소비사회는 다름 아닌 인간의 부풀려진 욕망을 반영한다. 부풀려지는 우레탄 폼은 분출하는 인간의 욕망을 상징하면서 과학문명으로 함축되는 현대적인 이미지를 은유한다. 전통적인 ‘그리기’를 상징하는 선묘와 우레탄 폼은 사뭇 이질적이다. 전통적인 가치로서의 ‘그리기’에 의한 인물형상이 과학문명의 산물인 우레탄에 포위되어 있다. 그런데도 세련된 미적 가치로서의 인물형상은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발한다. 거칠고 볼품없는 우레탄 폼으로 둘러싸임으로써 전통적인 가치로서의 소묘적인 인물형상이 지닌 순수성이 되레 돋보이는 시각적인 효과를 얻고 있는 것이다. 그의 작업은 이런 역설의 미학을 지향한다.

그의 최근 작업은 어쩌면 인물을 대상으로 한 최소한의 이미지로 현실세계를 압축하려는지 모른다. 소소한 개인적인 일상을 들여다보고 또는 넌지시 바라보는 시각에는 따스한 애정이 담겨 있다. 거대한 사회적인 구조와는 상관없이 개인적인 삶의 충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소시민들의 일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야말로 그의 작업이 추구하는 핵심이 아닐까. 그가 윤곽선에 의한 간명한 선묘로 독자적인 형식의 인물을 만들어가는 것은 이 시대상을 반영하는 명확한 인물상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다. 그렇다. 소박하지만 명료하고 단호한 인물상을 통해 자신의 존재성을 드러내려는 의지를 감추지 않는다.

 

 

 
 

■ 박 성 남 (Park, Sung-Nam)

개인전 12회-  장은선갤러리(서울) | 갤러리 케레스타(서울) | 2008 한국구상대전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 현대백화점(삼성동, 서울) | Art Star 100인展(COEX, 서울) | KIAF(상문당, COEX, 서울) | 시노 Gallery(미국) | 윤화랑초대전(서울) | 서울화랑(서울) | Gallery 고동(서울)

단체전-  2009  한몽문화포럼 2010展, 아시아 패닉展(광주 비엔날레관) | 2008  찾아가는 미술관 - 꿈엔들 잊으리야 통영전(국립현대미술관) | 2005~2006  박수근과 3대에 걸친 화업의 길(국립 양구 박수근 미술관, 강원도) | 1996~2004  A, K, B, A Exhibition(Sydney, Australia) | 1975~1986  구조전(명동화랑, 문예진흥원, 서울) | 1984~1985  동세대전(관훈미술관, 서울) | 1984  그랑팔레 한국예술전(그랑팔레, 프랑스),  동.서양화 정예작가 초대전(서울신문사기획, 경인미술관, 서울) | 1983  한국현대미술전(Viscontea Hall, Milano Italy) | 1982  제5회 인도 트리엔날(국립라리트카라 아카데미, New Delhi, India),  동경도 현대미술전(동경도미술관, 일본) | 1979  베네수엘라 국제합동전(Venezuela) | 1974~1978  INDEPANDENTS전 (2, 3, 5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외 다수

수상-  SWAF 예술상,  국전 15, 20, 24, 25, 26, 30회 입상,  호주한인미술협회 회장 역임,  크리스챤리뷰 아트디렉터

 
 

vol.20100217-박성남 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