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상

 

구 - 비움(空)_70x70x70cm_화강석에 채색_2008

 

 

청원군립대청호미술관

 

2009. 11. 3(화) ▶ 2009. 11. 22(일)

충북 청원군 문의면 문산리 산 6-1 | T.043-251-3275

 

https://museum.puru.net | https://blog.naver.com/gakka0405

 

 

돌조각2 - 비움(空)_70x30x30cm_화강석에 채색_2008

 

 

비움空의 유희적 향유

 

지금껏 채우며 살아온 나

이제 하나씩

비우며 살아야겠다.

 

비움空 ―

그것은 미지를 향한 또 다른 여정,

그 길을 걸어야겠다.

 

돌石 ―

분신처럼 함께 한

무겁고 단단한 너,   

한없는 침묵沈黙이 나는 좋다.

 

정釘으로 쪼아

속 비워 空이 될 때

너와 나 ― 우리

비로소 하나가 된다.

 

비워낸 그 자리

線과 色,

유희의 옷 갈아입혀

미지의 세계로 떠나간다.

 

호기심의 선율을 타고……

 

― 송일상 <작업노트>에서

 

 

작업복 - 비움(空)_고무장화_2008

 

 

  그의 작업은 흔들리지 않는 침묵 이었다. 끝없이 침묵을 그 자신 스스로에게 강요하는 작업이었다. 고고함을 잃지 않으려고 자신이 세워 둔 이상을 향해 갈아 내고 갈아 내고 또 갈아 내는 작업이다. 그래서 자신이 갈아 낸 그 돌의 중심 끝 가운데 자신을 아름다움으로 물렁하게 세워 두고서야 비로소 만족하는 그런 작업이다. 그러니 말이 좋아 작업이지 그의 행위는 중노동 그 자체이며, 왜소한 그의 몸으로는 가혹하리만큼 절제와 침묵을 강요하는 고된 시간의 작업이다.

 그런데 그의 작업이 최근 변화가 생겼다. 갈아낸 곳에 역설적이게 드로잉이 들어오고 색채가 사용되고, 갈아 내던 작업에서 뚫어 내는 작업으로 변화가 생긴 것이다. 즉 가운데를 비워두는 작업이다. 여러 곳에 구멍을 만들어서 뚫고 들어가 가운데를 비워두는 작업이다. 그런 행위를 그는 돌처럼 단단했던 자신의 이상을 또 다른 세계로 드러냄과 동시에 비워 둠으로 해서 소통을 하고 싶음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의 작업도 돌에 한정 짓지 않고 보다 넓은 질료의 지평에 세웠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침묵을 넘어서는 것이 그의 작업이 된 셈이다. 그는 자유로움의 역설에서 자유롭고 싶었음이라. 그가 그토록 절제하며 갈망했던 견고하고 완벽한 자아를 가보지 않은 세계로 여행을 보냈다고 고백을 했을 때, 차라리 그는 세상과 끊임없이 소통을 하고 싶다는 몸짓이리라.

 나는 그가 호기심으로 가득 차서 견고한 자신을 떠나보낸 자유로움의 세계가 자못 궁금해진다. 그가 어떤 방식으로 소통을 요구하는지 그의 작업에 한걸음 다가서 들여다본다. 그리고 그가 감춘 색채속의 언어들을 궁금해서 꺼내본다.

(우은정/화가)

 

 

주전자 - 비움(空)_주전자에 채색_2008

 

 

돌조각(자연석) - 비움(空)_130x70x50cm_자연석_2009

 

 

항아리 - 비움(空)_기성제품_2009

 

 

빈병 - 비움(空)_기성유리제품에 채색_2009

 

 
 

■ 송일상

1989 : 서원대학교 미술교육과 졸업(조소전공) | 2006 : 충북대학교 인문대학 미술과 일반대학원 졸업(조소전공) 

개인전 7회 (1999 ~ 2008)

공모전 및 단체전 70여회 (1989~현재)

현 재 : 한국조각가협회, 서원조각회, 토석조각회, 전국민족미술인연합회원. | 충북민족미술인연합회장역임 |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공공미술프로젝트운영위원역임 | 청주시미술장식심의위원역임 | 아름다운청주만들기회원    

 
 

vol. 20091103 - 송일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