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덕

 

우리리즘_53x45.5cm_Oil on Canvas_2009

 

 

대전현대갤러리

 

2009. 4. 2(목) ▶ 2009. 4. 8(수)

대전시 중구 대흥2동 465-2 | T.042-254-7879

 

가나아트스페이스

 

2009. 5. 6(수) ▶ 2009. 5. 12(화)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19 | T.02-0736-1020

 

 

우리리즘_65.2x53cm_Oil on Canvas_2009

 

 

서술과 형식의 조화-신용덕의 근작들

 

우리에게 친숙한 전통문화, 그러니까 전통 미술문화를 대표할만한 대상을 작품의 모티브로 사용하는 예는 꾸준히 있었다. 무엇보다, 백자의 기형과 문양이 가진 한국적 정서를 표현하거나, 전통적인 기명절지화를 사실적 화풍의 유화로 전환한 듯, 자기나 고가구 등의 소품을 묘사한 경우가 대표적이라 할 것이다. 1980~90년대에 들어서 문화적 정체성과 지역성에 대한 관심이 대두하면서 그러한 사례는 급격히 증가하여, 젊은 작가들 가운데에는 선사시대 유물로부터 조선시대의 과학적 성과를 대변하는 유물에 이르는 여러 전통 문화유산을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에 차용하는 양상이 두드러지기도 하였다.

그 대상은 원시토기나 돌칼, 청동검으로부터 전통적인 별자리 표기방식, 고지도 등 화면구성이나 주제의식을 표현하는데 매우 강렬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작품 자체의 완성도나 거기에 기여하는 작품 속에서의 기능 등에서 필연성이나 개연성, 혹은 상상력의 부족이나 추동력의 결여로 오래 가지 못하고 끝나거나 기대만큼의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마는 경우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뚜렷한 과거의 성과를 녹여내어 오늘에 새로이 담아내는 것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님을 웅변하는 예라고 할 것이다.

신용덕은 이러한 어려움과 위험성을 가진 우리의 대표적인 문화유물을 소재로 삼아 오랜 동안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는 작가의 한사람이다. 그리고 그는 끊임없는 실험을 통한 변모와 진화를 거듭함으로써 그러한 위험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의 개성적인 조형언어로 바꾸어놓고 있다.

근래에 있었던 큰 변화는 2007년 개인전 당시였다. 백제금동대향로나 고구려고분벽화의 모티브들이 화면구성과 서술의 기본요소로 크게 기능했던 과거에 비해, 이들 모티브가 화면에 무수히 반복됨으로써 기존의 서술적·상징적 기능이 현격히 줄어들고 화면을 구성하는 조형요소로서의 기능이 크게 강화된 점이 그것이다.

전통적인 모티브가 지니는 어쩔 수 없이 강력한 서술성은 점선면이나 색채와 같은 기본적인 조형요소에 의한 구성이라는 근대 이후 회화에 대한 본질적 접근을 어렵게 만들 수밖에 없다. 이는 서술로서의 회화와 대치되기도 하지만, 형식으로서의 회화를 함께 의식하게 함으로써 회화의 생산자와 소비자 양자를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이렇게 그의 당시 작업은 모티브가 자체의 강한 서술성을 버리고 화면구성과 조형의 한 요소로 기능하도록 함으로써 작업 전체에 대한 다각적 이해와 접근의 길을 열었다.

 

 

우리리즘_65.2x53cm_Oil on Canvas_2009

 

 

근래의 작업은 그러한 변화를 더욱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보여주고 있다. 화면에 무수히 찍히고 그려지는 작은 향로들은 그 형태가 더욱 모호해졌을 뿐 아니라, 색채 또한 더욱 단순해져 무채색이나 단색조로 변화함으로써 화면에 안정감과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이렇게 전면회화의 모습을 가진 맑은 고딕 위에 역시 흰색이나 채도가 낮은 밝은 색면으로 단순화된 모티브가 정제된 형태로 두드러지지 않게 자리하고 있다. 기존의 모티브들에 삼국의 관식(冠飾)이 더해진 이들 소재들은 스스로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수수하고 다소곳하게 다만 향로로 점철된 화면에 방점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변모는 그의 지속적인 실험과 분석에 수반된 결과임은 물론이다. 전통 문화유산에서 우리다움을 찾아 자신의 화면에 새로이 드러내되, 단순한 차용에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조형적 성과 속에 스며들게 하려는 오랜 시도와 모색의 결과인 것이다. 그렇게 그는 눌러도 눌러도 도드라지는 모티브의 강렬한 서술성을 자신의 방식으로 극복하고, 우리에게 자신의 그림이 지닌 미덕을 차분히 음미해 볼 것을 권하고 있다.

우리는 그의 화면에서 무수히 교차되는 색면들 사이로 들여다보이는 깊은 공간을 보며, 색면들의 배열에 따라 다양하게 펼쳐지는 색채들의 패턴과 조화를 본다. 적당히 교차하는 서로 다른 색채들이 만들어내는 색감의 조화를 찾는다. 그리고 구름 사이로 언뜻 얼굴을 내밀고 있는 달을 보듯, 예의 모티브를 비로소 발견하고 그것을 비로소 즐기게 된다.

색채를 버림으로써 그의 화면은 오히려 색채의 풍부한 울림을 얻고 있다. 다양하고 화사한 색채의 어우러짐보다 고즈넉하고 은은한 단색조의 풍윤함과 깊이를 택한 것이다. 대상의 색채를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직설법의 효과 대신 구한 은유와 환유의 여유로움은, 만 가지 색을 가졌다는 먹의 미덕처럼 오히려 화면에 전통적인 소재가 안착하는데 매우 긴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전통의 소재를 택한 이래 그는 긴 조형적 실험과 모색을 지속해 왔다. 그 사이 그가 버린 것은 넘쳐나는 표현에 대한 욕구였고, 얻은 것은 간결화된 절제라고 할 것이다. 이제 그는 자신의 조형 속에 그토록 강력한 힘을 가진 대상을 길들여 담아낼 것인가에 대한 오랜 고투를 한 차례 마무리 지었다고 보아도 좋을 듯하다. 그가 이제 자신의 행보를 어떻게 옮기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은, 전통을 오늘날의 자신의 것으로 녹여낸다는 오랫동안 많은 이들이 시도했던 그 영역의 지평을 여하히 넓혀갈 것인가 하는 일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한다.

                    박정구(미술사)

 

 

우리리즘_91x72.7cm_Oil on Canvas_2009

 

 

우리리즘_130.3x97cm_Oil on Canvas_2009

 

 

우리리즘_227.3x181.8cm_Oil on Canvas_2009

 

 

우리리즘_227.3x181.8cm_Oil on Canvas_2009

 

 

우리리즘_227.3x181.8cm_Oil on Canvas_2009

 

 

 
 

■ 신용덕

단국대학교 졸업 | 한남대학교 대학원 졸업(서양화 전공)

개인전  

2009  제 9회 현대갤러리/ 대전,  가나아트스페이스 갤러리/서울 | 2007  제 8회 초대전 한밭도서관 갤러리/대전 | 2006  제 7회 타임월드갤러리 / 대전,  제 6회 초대전 한전프라자 갤러리/서울 | 2005  제 5회 타임월드 갤러리 /대전,  제 4회 초대전 한전프라자 갤러리/서울 | 2004  제 3회 타임월드 갤러리/대전 | 2003  제 2회 타임월드 갤러리/대전 | 2001  제 1회 대덕 갤러리 /대전

단체전 및 초대전  

2009  한국미술협회전 대전미술제(대전시립미술관/대전),  전업미술협회전(대청문화전시장/대전, 모산조형미술관/보령),  대전 현대미술협회 특별기획 부스전 (쌍리갤러리/대전) | 2008  전업미술가의 위상전(대전시립미술관/대전),  남부현대미술제(대전시립미술관/대전),  대구아트훼스트발(대구문화예술회관/대구),  한국 일본 필리핀 화인아트 페스티발(서울미술관/서울),  전업미술가전 불우이웃돕기(굿모닝갤러리/대전, 모산갤러리/보령),  신개념전환전(소호갤러리/대전, 한밭도서관갤러리/대전) | 2007  신개념전환전(대전시청갤러리/대전),  대덕미술향기전(대덕갤러리/대전),  남부현대미술제 (울산문예회관/울산),  대전현대미술협회 회원전(우연갤러리/대전),  한.터 미술교류전(대전시립미술관/대전),  부산국제환경예술제(한국전/부산을숙도문화회관,동서대학,동주대학,중국전/텐진시테달국립도서관 대전시실) | 2006  남부현대미술제(반월아트홀/포천),  대전예술제(대전시립미술관/대전),  한국미술협회회원전(예술의전당/한가람미술관),  타임월드갤러리 9주년기념초대전(타임월드갤러리/대전),  신개념전환전(한밭도서관갤러리/대전),  대덕작가전(대덕갤러리/대전),  21세기미술 새로운도전전(안산/단원갤러리) | 2005  아시아여성 미술제 (서울시립미술관/서울),  남부현대미술제 (광주비엔날레/광주),  신개념 전환전(에스닷 갤러리/대전),  한집 한그림 걸기(오원화랑/대전) | 2004  남부현대미술제 (부산),  대덕여성작가 초대전(대덕갤러리/대전),  한밭미술의 오늘전(시청갤러리/대전),  인사동사람들전(서울),  한국적 감성의 모색전(단원전시관/안성),  K & P  국제교류전(필리핀/ 국립현대미술관),  대덕미술의 확산전(대덕갤러리/대전) | 2003  한.일 신조류 회화의 위상전(일본/주 일본 한국대사관),  대덕구 청소년 수련관 예술제(대덕갤러리/대전),  대덕 미술작가 초대전(대덕갤러리/대전) | 2002  대덕구 청소년수련관예술제(대덕구청소년수련관/대전),  대덕 미술 조망전(대덕갤러리/대전) | 2000  남부현대미술제(구미)

현재 한국미술협회, 신개념전환전, 대전현대미술협회, 전업미술작가협회

 

 
 

vol.20090402-신용덕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