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은진 展

 

- The End of City... -

 

  곽은진_The End of City01_60x90cm_Digital Print_2008

 

 

갤러리 나우

 

2009. 1.14(수) ▶ 2009. 1.20(화)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92-13 성지빌딩 3층 | 02-725-2930

 

www.gallery-now.com

 

 

곽은진_The End of City02_60x90cm_Digital Print_2008

 

 

The End of City…

 

손영실(현대매체 이론/Ph. D)

 

곽은진의 사진은 화려한 색과 흐릿함이 만들어내는 조형적 효과에 의해 특징 지워진다. 이 사진들이 보여주고 있는 접근의 자유로움, 규칙의 탈피, 이미지의 강렬함은 시각적 반향과 감정의 울림을 야기한다.

현대인들이 살아가고 있는 도시 공간에서 주요한 표상이 되는 것 중 하나가 고층 건물들이다. 낮에 우리가 마주하는 건물들은 우리를 위압하고 고립화시키는 듯하지만, 밤이 되면 이 고층 건물들은 더 이상 우리를 거기 가둬두지 못한다. 긴장된 흐름 속에 갇혀있던 도시 공간은 밤이 되면 사적인 공간이 된다. 작가는 이런 밤에 조우하는 건물들을 하나의 유희의 대상으로 변모시킨다. 이것들은 더 이상 인간에게 위압적인 대상이 아니라 작가가 그려내는 밤의 경이를 표현해내는 데 중요한 기본 요소가 된다.

우리가 하나의 대상에 매우 가까이 다가갈 때 이미지에의 우리의 관계에 있어서, 흐릿한 사진은 선명한 사진보다 우리에게 하나의 환영을 부여하는데 기여한다. 그러나 흐릿한 사진은 우리가 이미지 안으로 들어가도록 허용하지만 역설적으로 그와 동시에 우리가 거기서 내용물과 효과를 통제하는데 익숙해져 있는 의미의 고착을 제약한다. 시간의 흐름과 모든 지각을 동반하는 감정의 표현이 된 흐릿한 사진 앞에서 우리의 즐거움은 현실 세계와는 다른 새로운 관계를 개척해나가는 데서 느껴지는 것에서 비롯된 상상적인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 곽은진의 사진의 중요한 특징이 되는 이런 흐릿함은 대상의 부재라는 의미를 부여하며 순간적이며 만져지지 않는 하나의 흔적으로 환영적 측면에 다가가며 의미의 전이를 자연스럽게 허용한다.

 

 

곽은진_The End of City03_60x90cm_Digital Print_2008

 

 

곽은진_The End of City04_60x90cm_Digital Print_2008

 

 

매체 미학자인 마틴 버크하르트(Martin Burckhardt)는 "미학적 경험은 우리의 지각과 표현의 외형인 장치에 의해 관통되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음을 지적했다(Andreas Broeckmann, Image, Process, Performance, machinic: Aspects of an Aesthetics of the machinic 中에서). 사진과 회화의 경계에 위치한 곽은진의 작품은 기존의 미학적 카테고리를 재고케하며 은밀하고 신비로운 도시의 심장부, 밤의 끝으로의 여행을 유도한다. 그녀의 사진 속에는 자유로움과 경이감이 녹아있다. 이 사진들은 덧없이 지나간 시간 속에서의 주관성이 표출된 이미지들로 기약 없는 밤의 시간 속으로의 여행을 유쾌한 밤의 선율로 화려하게 수 놓는다. 이미지의 흐릿함과 색채의 유희를 통해 그녀는 사진의 경계를 밀어내고 있다. 밤의 도시를 보여주고 있는 이 작업은 컬러풀한 색조의 경쾌함과 헤아릴 수 없는 미지의 공간으로 채워져 있다.

여기서는 형이상학적 경험이 문제가 된다. 우리가 막 본 것이 현실인지 혹은 아닌지를 더 이상 알 수 없는 나머지 우리 자신의 환영이 거기 표현된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 가운데 이런 이미지들은 종종 시적이고 심지어 낭만적으로 나타난다.

이전 작업에서 작가가 블랙라이트 페인팅으로 꽃을 새롭게 채색해내었듯이, 이번 작업에서는 밤의 건물들에 화려한 색을 입혀낸다. 사진 속의 건물들은 사진가의 존재를 인지하지도 않고 공간을 떠다니는 하나의 망령에 닮아있다. 거기에는 흐릿한, 극도로 강렬한 색채, 폭발하는 듯한 빛의 이미지가 충만한 감정으로 각인된 내면의 세계가 있다.

 

 

곽은진_The End of City05_60x90cm_Digital Print_2008

 

 

곽은진_The End of City06_60x90cm_Digital Print_2008

 

 

곽은진_The End of City07_60x90cm_Digital Print_2008

 
 

 

 
 

vol. 20090114-곽은진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