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안테나

 

믹스라이스_2008

 

 

대안공간 풀

 

2009. 1. 9(금) ▶ 2009. 1. 22(목)

Openning : 2009. 1. 9(금) Pm 6:00

110-803 서울시 종로구 구기동 56-13 | T.02-396-4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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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안테나. 믹스라이스_2008

 

 

다시 서울,

아직 이주에 관하여

 

어느 순간 멈추어질 듯 했던 성장과 개발이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멈추어질 듯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멈추어 줬으면’ 했던 바람이었을지도 모른다. 수많은 뉴타운들과 아파트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80, 90년대의 개발을 맞이했던 경험은 더 이상 개발에 대해 무감각해지기 이르렀다. 서울외곽에서도 여지없이 여러 개발이 계획되고 있다. 그 계획의 공간들에 대부분 이주민들이 거주하는 동네들이 포함되어 있다. 부천의 강남시장 일대와 동대문 창신동, 가리봉동, 마석 가구단지에 이르기까지 아마도 가까운 미래에 더 많은 곳이 포함될 것이다.

이주민들이 거주하는 동네는 대부분 낙후된 곳, 개발이 덜 된 곳들이다. 특히 마석은 이주민이 거주하기 이전부터 외부로부터 고립된 특수한 공간이었다. 마석 가구단지는 60년대 한센인들의 정착지였고, 이후 한국의 산업변화와 같이 하며 가구공단으로 변모해 온 곳이다.

열악한 환경의 중소기업들과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의 상호보완적인 관계와 함께 역사적으로 고립적인 위치에 있었던 마석가구단지는 일종의 ‘한국사회’의 ‘외부’로서 존재하는 것이다.  

 

 

 

연극포스터를 위한 사진. 믹스라이스_2008

 

 

그러나 개발의 독주는 이제 마석과 같은 변두리, 슬럼, 게토화 된 공간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1) 기억에서조차 지우고 싶은 이 공간은 그것을 고민하기도 전에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마석가구단지라는 고립된 한국의 ‘외부’는 개발과 동시에 ‘내부’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이주민들은 개발과 단속이라는 두 개의 압력 안에서 우리가 겪었던 하위를 대체하고 있다.

우리에게 자각조차 없는 개발에 물러나야 하는 대상이 이주민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개발이 미래진행형인 압력이라면, 단속은 현재진행형인 압력이다. 2008년 11월에 있었던 단속2)은 마석가구단지 뿐만 아니라 한국에 있는 모든 이주민들에게도 큰 사건이었다.

이제 숨어 있을 곳도 남아 있는 곳도 없다.

 

우리가 관심을 가졌던 것은 누가 어디로 왜 갔는가에서 시작 되었다. 그 아주 사적이고 시시콜콜한 이유들을 쫓아서 다시 서울에서 마석으로 온다. 우리는 개발 이후에 어디로 갈 것인가도 물어본다. 그들에게 개발 이후의 이주를 물었을 때 생각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다고 했다. 마석에 거주하는 이주민들에게 마석 가구단지는 또 다른 의미의 한국의 ‘외부’로 인식 되고 있다. 그들에게 마석가구단지는 ‘다른 나라’, ‘다른 세계’, ‘고향’ 같은 유보의 공간인 것이다.

 

 

전화결혼식.믹스라이스_2008

 

 

마석가구단지에서의 대화.영상.믹스라이스_2008

 

 
 

 

 
 

vol.20090109-접시안테나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