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젊은 작가 16인 한국 초대 특별

 

-오버 더 레인보우 (Over The Rainbow)-

 

Alexander Reyna_big money now_installation mixed media collage on Mylar_2007

 

 

유아트스페이스

 

2008. 11. 6(목) ▶ 2008. 11. 23(일) 

Opening : 2008. 11. 6(목) Pm 6:00  

135-100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101-6 | T.02-544-8585

 

www.yooartspace.com

 

 

무지개는 그 분광효과로 보여주는 컬러의 다양함만큼이나 지난 반세기이상 멀티컬쳐럴리즘(다문화주의)의 대표적 심볼로서 존재해 왔다. 특히 70년대부터는 미국을 중심으로 LGBT로 대표되는 성적 마이너리티와 흑인 인권운동의 상징으로 또는 반전, 평화 운동의 상징으로 사용되어 오고 있다. 하지만 무지개는 고대로부터 현재까지 특정 지역이나 인종, 계층을 넘어 자유와 희망, 보다 나은 세상을 갈구하는 모든 인류의 표상으로 존재한다. 20세기에 들어서 미국이라는 나라는 2차 대전의 승전과 냉전 종식후 절대강자로 등극하면서 팍스 아메리카나 (Pax Americana)의 지위와 이념을 통해 타 문화를 굴복 시키며 무지개와 동일시 되는 단어인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을 탄생 시켰다. 풍요와 강함, 아름다움과 축복의 상징이 되어버린 미국에서 그렇게 많은 이들이 현재까지도 믿고 있는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무지개는 과연 허상일까 실상일까? 

이번 전시에 참여한 여러 작가들은 다양한 매체와 시각적 해석들을 통해 아메리칸 드림의 그늘 속에 감추어진 부조리와 모순 그리고 미국적 우월주의와 독선이 낳은 글로벌 테러리즘의 등장과 이라크 전쟁의 상흔에 관한 주제들을 재치 있게 표현해 낸다. 오늘날 미국이 직면한 위기와 문제점들은 단지 미국만의 상황이 아닌 글로벌한 이슈로 확산 되어지고 있다. 이번 전시 작품들에서도 보여지듯이 테크놀러지와 미디어. 인터넷통신 네트워크의 발달에 따른 문제, 문화적 또는 성적 정체성에의 고민, 외국인 혐오증과 계층차별, 배금주의, 자연 환경 파괴와 개발 지상주의등 한국사회가 갖고 있는 공통된 고민들도 함께 보여진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16인의 작품들을 통해 ‘오즈의 마법사’의 주인공 도로시가 부른 노래 가사처럼 무지개 너머 이상과 희망을 찾아 함께 떠나는 여행이 되었으면 한다. 

알렉산더 레이나(Alexander Reyna)의 작품들은 대중 미디어들로부터 쏟아져 나오는 팝적이거나 만화적인 이미지, 디지털적 요소들을 하이테크적인 방법으로 결합 시킨다. 작가의 비디오 아트와 설치 작품에선 디지털 이미지 프로세싱의 대표적 기술중의 하나인 layering(레이어링-겹치기 기법)과 이미지의 반복을 통해 현대 사회의 모순과 아이러니 그리고 욕망을 표현해 낸다. Big Money Now(빅머니 나우)는 고해상도 HD 비디오와 페이퍼 컷 아웃된 이미지가 겹겹이 조합되어 만들어진 비디오 설치 작품으로 작가는 의미있는 일상의 이미지들을 미디어에서 택하여 다큐멘트적인 요소로 조합하여 현실에 대한 기록물로 현 미국사회의 정황들을 잘 표현해 내고 있다.

제이미 알렌(Jamie Allen)의 인터렉티브 설치작품 Left Luggage (레프트 러기지- 남겨진 가방) 시리즈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의 계기가 된 911 테러에서 파생된 작업으로 대중 교통 수단이나 공공 장소에서 옆자리에 놓여 있는 버려진 가방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안과 심리적 trauma(트라우마-공황상태)를 인터렉션 작업으로 표현한 작업이다. 테러에 대한 미국인들의 이러한 심리적 불안은 911로부터 7년이 지난 오늘도 현재 진행 중이며 알렌의 작품은 이러한 미국내 집단 무의식을 풍자하고 그 불안의 근원을 묻는다.

토마스 도일(Thomas Doyle)은 미니어쳐 크기의 공간과 인물들을 재창조하여 작가 자신의 기억의 잔해들을   파헤쳐 낸다. 하나의 소우주를 연상시키는 유리돔 안에 놓여진 작품들은 시간의 안개속에서 특정사건을 환기하듯, 또는 꿈이라는 렌즈를 통해 특정 상황을 목격하듯 관객에게 보여진다. 미스테리한 동작들과 위기의 순간들, 재난의 상황, 살인 현장 또는 자살을 묘사한 듯한 장면들은 관람자로 하여금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며 시간적 내러티브를 유추하게 한다.

리사 달(Lisa Dahl)의 비디오 작품에서 나오는 전형적인 미국 교외의 주택 이미지는 작가가 어린 시절부터 보고 경험해 온 아메리칸 드림의 이상화된 아이콘 이다. 작가는 주거환경의 이미지와 정치, 사회, 문화적 이슈의 상관 관계 속에서 작업의 모티브를 찾는다. On the Homefront(온더 홈프론트- 집전방에서)는 미국 교외의 평화로운 야경과, 같은 시간 이라크에서 일어나는 최전방의 위급한 상황의 사운드를 합성시켜 국가간의 갈등과 단절을 표현하며, Flooded (플러디드-홍수)에서는 각설탕과 틱택 캔디로 만들어진 주택이 홍수 속에서 천천히 녹아 없어지는 광경을 통해 자연 재해에 대한 불안과 도시 계획의 불합리성을 은유한다.

히로시 쿠마가이(Hiroshi Kumagai)의 비닐 꼴라쥬 작업들은 디지털 프린팅을 통한 회화 형식의 새로운 실험이다. 평소 극히 사적인 이야기들과 일상의 단어들을 카툰(cartoon) 형식으로 작업하는 작가는 일련의 전쟁 시리즈를 통해 이라크 전쟁으로부터 비롯된 전쟁의 상흔들과 휴머니티의 소멸 등을 팝적이고 선명한 컬러와 디지털 꼴라쥬의 기법을 통해 반복, 재생산해낸다.

박 애기 창숙(Aegi Changsuk Park)의 작품은 기존 회화 영역의 관습적 집착에 반하여 사회 병리적 현상들과 삶속의 근본적 문제들을 정보통신을 통해 오고 가는 이미지들을 수집하여 이미지 자체가 함축하고 있는 이야기들을 자동 서술 분석 하도록 유도한다. 작가는 디지털 프린팅 위에 전통 회화적 재료를 리터치 함으로서 실제와 허상이 혼재하는 현 디지털 시대의 오리지널리티에 관한 매체적/ 형식적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유치원 시리즈 작업에서는 아이들에게 친숙한 캐릭터나 장난감을 통해서, pill(필-알약) 시리즈에서는 다양한 알약의 이미지와 기업로고, 마크의 사용을 통해 미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배금적 상업주의의 폐해, 인종문제, 미디어 문제들에 대해 고발한다.

더글라스 라(Douglas Ra)는 정교한 라인 드로잉 작업들을 통해 인간 사회의 면면들을 동물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우화적이고 희화적으로 표현한다. 성인을 위한 만화인 그래픽 노블 작업을 하는 그는 정지된 하나의 장면을 통해 관객의 적극적 상상을 유추시키고 타자인 동물의 시점에서 인간행위를 바라보며 또한 동물의 캐릭터를 통한 인간사회의 상황들을 재연, 풍자화 한다.

아니사 응(Annysa Ng)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홍콩이라는 지역과 홍콩인의 정체성에 대해 탐구한다. 반세기 동안 모국인 중국과 단절된 채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은 홍콩인들의 정체성은 모호한가? 라는 자문하에 시작된 그녀의 작업은 미술 수업으로 많은 시간을 보낸 유럽에서의 경험과 고미술점에서 일한 경험들을 맑은 고딕으로 우아하면서도 미스테리한 실루엣을 강조한 페인팅과 벽화 설치 작품을 만들어낸다. 중국 전통의상을 입고 근대 유럽 귀족이나 황실의 신분을 나타내기도 했던 목장식을 한 인물들의 모습에서 홍콩인들의 정체성 탐구와 아울러 인물의 윤곽 속에서 관상학적 캐릭터를 읽어내려 했던 고대 유럽인들과 동아시아인의 전통을 재현해 낸다.

진저 브룩스 타카하시(Ginger Brooks Takahashi)는 진보적 사회 활동 참여에 적극적인 작가로 동성애의 기원이나 사료 발굴, 동성애자를 위한 예술의 연대에 힘쓴다. 동성애자이며 페미니스트인 프랑스 여류 작가 모니끄 위틱의 소설에서 성적으로 가학적이고 도발적인 글귀들을 발췌하여 종이위에 수를 놓은 시리즈 작품들에서 작가는 이 문구의 표현들과 이라크의 아부 그레이브에서 미군에 의해 자행된 이슬람 죄수들을 향한 성적 고문과의 연관성을 시사하고 있다.   

마이크 휴스톤 ( Mike Houston)과 마틴 마조라( Martin Mazorra)는 1999년 이래 캐논볼 인쇄소(Cannonball Press)라는 작업공방의 명칭하에 종이나 캔버스에 목판인쇄의 방법으로 공동 창작과 개인 창작을 겸해왔다. 전통적인 흑백의 거칠고 선동적인 이미지나 일상의 유머러스한 순간들, 서민이나 노동자의 모습들을 소재로 하는 그들의 작업은 소품 사이즈부터 대형 설치 작업까지 다양하다. 2005년 작품인 The Reconstruction (더 리컨스트럭션-재건)은 공사장의 다양한 인부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대형 걸개 작품으로 스펙타클하고 강렬한 목판화의 진수를 보여준다.

에리카 하쉬(Erika Harrsch)는 인간의 신체 부분, 특히 젊은 여성 또는 소녀의 몸 이라는 대상을 몽환적이고 초현실적인 표현 기법으로 작가의 자전적 기억에서 끌어온 또 다른 대상물인 나비, 소 등의 이미지와 결합시켜 문학적 상상력을 환기시키는 에로티시즘의 서사를 만들어 낸다. 페인팅과 드로잉, 꼴라쥬의 결합적 성격을 가지는 그녀의 회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거부감과 유혹이라는 상반된 정서를 동시에 유발시키며, 이러한 인간 감정의 모순과 충돌은 그녀 작업의 모티브 이기도 하다.

이재이(Jaye Rhee)의 작업은 “진짜 위조”를 꾸며내는 동시에 “이미지 없는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그녀가 욕망하는 대상들은 문화적 관습에 의해 욕망하게끔 만드는 가짜(Fake)들이다. 이제이의 작업은 그러한 욕망을 이미지들로부터 떼어 놓으며 또한 진짜를 가짜로부터 분리 시킨다. 사진과 비디오를 통해 보여지는 작가의 최근작 “목욕탕 시리즈”에서 그녀는 목욕탕에 키취적으로 장식된 이미지의 재현과 연출을 통한사진 작업을 통해 실제에 대한 욕망의 허구를 나타낸다.

카리나 아길레라 스크버스키(Karina Aguilera Skvirsky)는 미국사회가 안고있는 인종 문제와 외국인 혐오증,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의 이슈를 다룬다. 사진작가로 출발한 그녀는 과거 미국 중남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던 흑인구타, 처형등의 기록들을 추적하며 그때 그 장소들을 사진에 담거나 911 이후 미국인 정서에 공통으로 자리잡은 중동인들에 대한 거부감을 비디오 작업으로도 표현하고 있다. 최근작인 El Espectaculo는 각종 미디어를 장식하는 유명인들의 스캔들이나 사건, 사고를 애니메이션 형식을 빌어 표현하면서 그러한 뉴스들을 엔터테인먼트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대중의 부적절한 심리를 지적한다.

정선택(Sun Tek Chung)의 사진작업은 미국문화 속 정형성과 진부한 의식에 대한 유쾌하고 하이테크한 패러디이다. 단순하고 정교하게 제작된 영화 세트와도 같은 배경 속에서 작가는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고의적인 타인으로 분하며 그러한 변장을 통해 미국인들의 시선 속에 Stereotype(스테레오 타입)화된 동양인이나 흑인, 남부 백인 등의 모습을 연출한다. 인위적으로 조작된 배경과 과장된 상황의 자기 연출을 통한 정체성 게임은 타인이나 타문화에 대한 모욕적 정형화에 익숙한 우리 모두에 대한 고발이다.    

다니엘 발처(Daniel Baltzer)의 페인팅 시리즈 Broadcast(브로드캐스트-방송)는 지구상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창조하고 유지시키는 통신기술에 대해 언급한다. 작가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하는 통신기술의 출현과 진보를 인류를 결속시키고 이성과 문화의 소통을 가속화 시키는 긍정적 현상으로 바라본다. 또한 작가는 이러한 현상과 아이들의 게임과의 유사성을 발견하여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소통의 적응능력을 높여가듯 인류가 통신기술 진보 과정의 여러 폐해를 극복하고 서로를 향한 진정한 이해에 도달하리라는 희망을 표현한다.

 

 
 

 

 
 

vol.20081106-Over The Rainbow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