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제 展

 

할아버지의 초상_72.7x60.6cm_캔버스에 유채_2008

 

 

노암 갤러리

 

2008. 10. 29(수) ▶ 2008. 11. 4(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33 | T.02-720-2235

 

 www.noamgallery.com

 

 

 

할아버지의 의자_162.0x130.3cm_캔버스에 유채_2008

 

 

 나의 할아버지, 그는 올 해 나이 여든 여덟에 평범한 노인이다. 가족들 앞에서 언제나 권위적이고 보수적이며 개인적이고 이기적이기 까지 한 그는 언제나 외로운 사람이었다. 자신의 건강과 재물이 삶의 전부라 여기면서 살아왔던 그에게 지금 남아있는 것은 다가올 죽음보다 더 힘든 외로움일 것이다. 한국전쟁 당시 어쩔 수 없는 이별을 해야만 했던 그의 어머니와 세 명의 자식들에 대한 기억 또한 그의 외로움을 더해준다.

  

  3년 전 그의 유일한 벗인 아내, 나의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매일을 눈물로 보내던 그는 하루가 다르게 쇠약해져 갔고 대상포진이라는 피부병과 갑작스런 허리골절로 인해 건강도 급격히 저하 되었다. 그 후 3년, 아침저녁으로 가족들과의 형식적인 인사만으로 외로움을 달래며, 즐겨 보시던 텔레비전도 꺼놓은 채 텅 빈 집에서 홀로 시간을 보낸다. 이제 그는 헤어진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도, 언젠가 다가올 죽음보다 힘든 외로움도 느끼지 못한 채 그저 먼 산만 바라보며 하루를 보낸다.

....

 

 

의자에 앉아 있는 할아버지_162.0x130.3cm_캔버스에 유채_2008

 

 

 나의 할아버지, 그는 나의 가족임에 동시에 기운이 다 빠진 어느 한 노인이다. 나는 이번 전시에 그의 표면적인 모습과 더불어 내 안에 사무친 그에 대한 연민과 애정의 감정 또한 표현하고자 하였다. 그저 노인이라는 말에서 풍기는 ‘약함’ ‘소외’ ‘외로움’ 등의 일반적인 감상적 태도로써만 접근하고 싶지는 않았다. 전시의 제목처럼 할아버지를 일평생 멀리, 혹은 가까이 있었던 손자의 눈으로 바라보며 그를 향한 사랑을 담고 싶었고 가능한 많이 미화되지 않은 채 그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싶었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주변 물건이나 환경을 다루기도 하였다. 그의 공간에는 그와 함께한 여러 물건이 오래전부터 그곳에 있었고 이제는 거기에도 그의 외로운 삶의 자취가 깊이 새겨져있기 때문이다.

 작품 표현 양식에 대한 단락은 대략 ‘노인을 표현하되 사람들이 노인을 생각하며 떠올리는 우울한 모습들은 배제하고, 구체적인 형상보다는 표현방법, 조형성에 집중 하였다. 하지만 그 기저에는 할아버지에 대한 손자의 사랑이 담겨있으며 그것을 절제된 방식, 혹은 극대화시키는 방식으로 표현하고자했다. 또한 나아가 세상의 모든 할아버지들과, 손자들과, 그의 가족들을 포함한 인간 그 자체에 대한 경애敬愛 가 느껴졌으면 하는 바램 이다.

 

 

의자에 앉아 있는 할아버지_162.0x130.3cm_캔버스에 유채_2008

 

 

할아버지의 초상_72.7x60.6cm_캔버스에 유채_2008

 

 

할아버지의 주름_캔버스에 유채_53.0x45.5cm_2008

 

 

할아버지의 오래된 카네이션_72.7x60.6cm_캔버스에 유채_2008

 

 
 

 

 
 

vol.20081029-이선제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