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용주 展

 

- 준비된 위장(Prepared Camouflage) -

 

날것의 욕망 150x150cm 한지에 채색 2008

 

 

갤러리정미소

 

2008. 10. 23(목) ▶ 2008. 11. 16(일)

오프닝 : 2008.10.23(목) 오후6: 00

작가와의 대화 : 2008.11. 4(화) 오후2: 00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199-17 객석B/D 2F 갤러리정미소 | T.02-743-5378

 

www.galleryjungmiso.com

 

 

춤추는 모방자 130x 200cm 한지에 채색 2008

 

 

하용주는 2008년 갤러리 정미소 기획초대 작가이다. 이번 전시『준비된 위장 - Prepared Camouflage』은 하용주의 세 번째 개인전이며, 그간의 탄탄하게 쌓아온 작업성과를 가감 없이 보여줄 것에 기대되는 전시이다. 

하용주는 2004년 조선대 한국화학과를 졸업하고, 2008년 중앙대 일반대학원 한국화학과 석사과정을 졸업, 여러 개인전·단체전에서 완성하게 활동 중에 있다.  

2006년 첫 개인전『GASMASK0200』공평아트센터에 이어, 2007년 금호미술관 금호 영아티스트에 선정되어 제 2회 개인전『GASMASK0200』을 개최한 바 있다. 이번 개인전 『준비된 위장 - Prepared Camouflage』은 2008년 10월 23일부터 11월 16일까지 갤러리정미소에서 펼쳐진다. 

하용주가 1, 2회 개인전에서 하용주는 가스마스크라는 소재를 사용하였다. 마스크의 일차적인 의미로는 병균이나 먼지 등의 외부의 나쁜 이물질을 차단하는 수단으로의 기능을 갖는데, 하용주의 마스크는 이러한 일차적인 기능과 가면의 의미보다는 사회와 소통하는 수단으로서의 위장을 암시하는 소재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사회적 소통의 수단으로써의 ‘위장’ 의미가 갖는 다양한 측면을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함으로써, 하용주는 현대 한국 사회 전체와 오늘날의 주체의 아이러니한 모습을 비판적으로 폭로하고 있다.  

하용주의 작업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데 대한 의문점에서 시작된다. ‘나’에 대한 정체성의 문제는 혼자가 아닌 나, 사회 속 나의 상호작용 속에서 제기되는 것이며, 그것은 ‘소통’이라는 행위 속에서 잠정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소통이란, 인간과 인간사이의 소통, 인간에 대한 사회 집단적 소통, 자기 자신과의 소통 모든 행위를 의미한다. 하용주 그림 속 마스크는 어느 순간 타인과 소통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안전장치이기도 한데, 그것은 사회 속에서 자신을 감추고 위장하는 기능을 하기도 하며, 동시에 소통을 가능케 하는 매개체이자 수단이기도 하다.

 

 

거대한 위장200 x 710cm 한지에채색 2008

 

 

이번 전시에서 메인 작업인 대작 <거대한 위장>의 경우를 보자. 장면은 여러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춤을 추기도 하는 등 여러 사회적 소통을 암시하는 파티장을 표현한다. 또한 배경 전체를 이루는 위장무늬는 이번 전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것은 위장된 공간, 위장하고 있는 주체들이 소통을 이루는 배경, 즉 사회 전체를 암시한다. 1회 2회 때 하용주의 전시에서는 가스마스크를 쓴 인물들을 빗대서, 현대 주체의 여러 다양한 상을 그려내었다면, 이번 전시에서 하용주는 마스크가 갖는 위장, 보호, 소통의 필수 불가결한 매개체의 의미를 확장하여 사회 전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즉 사회라는 상징적 언어 행위의 공동체에서 이루어지는 소통은 위장을 맑은 고딕으로, 위장에 의해서 이루어지며, 위장이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어느 정도 풍자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거대한 위장> 이 그림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 여러 사람들, 마스크를 착용하지 못한 사람들, 재식훈련중인 군인들, 마스크를 착용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 얼룩무늬, 폭탄들을 발견할 수 있다.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은 마치 사회 속에서 원활한 소통을 하고 있는 사람들로 표현되며, 마스크를 착용하지 못한 채 분명한 색이 없이 표현된 사람들은 일종의 사회 부적응자이거나, 원활한 소통을 하지 못하는 주체로 표현된다. 그런데 이렇듯 사회 부적응자, 예외자, 혹은 사회적 소통 망에 속하지 못한 자로 표현되는 이들이 총을 들고 있기도 한데, 그것은 그들을 폭력적 타자라고 규정짓는 일반 사회적 통념에 대한 표현이기도 하다.  

또한 위장 무늬 안의 얼룩무늬도 있는데, 그것은 위장 사회 속에서의 또 다른 위장을 암시하며, 우리가 빠질 수 있는 어떤 굴레, 함정들을 나타낸다. 멀리보이는 폭탄은 또 다른 위장과 새로운 사건의 발달시킴으로서 위장된 사회가 지속적으로 또한 변화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작품 <날것의 욕망>은 극히 이기적이며, 욕망의 주체로서의 인간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데 그는 몸에 걸치고 있는 남성의 슈트가 아니라면 인간으로 보기 힘들기도 하다. 마치 빈 껍데기인냥, 손이 없는 채로, 빈 슈트만 있고, 그림 속 마스크는 그 껍데기의 얼굴이다. 그런데 그 마스크는 벗길 수 없는, 마치 사람의 피부처럼 되어있고, 심지어 수염이 자라 있기도 하다. 어느 순간 소통의 수단이었던 마스크가 더 이상 어떤 위장이나 보호의 매개체가 아니라, 인간 자체의 얼굴이 되어있는 형상이다. 또한 그 마스크 인간이 우리에게 제시하듯 내밀고 있는 것은 일종의 식충 식물처럼 보인다. 강렬한 붉은 색의 이 식물은 인간의 이기적인 욕구나 그 자신을 잠식해 버릴 만큼 강한 욕망을 나타내며, 우리를 위협하듯 정면에서 매우 직접적으로 표현되어있다.  

오늘날 사회를 움직이는 거대한 소통 속에서 살아있는 것 뿐 만이 아니라 인간의 역할을 대신하는 수많은 위장 속 가면들에 의해서 사회는 움직여진다. 하용주의 이번 전시에서의 화두인 위장은 타인의 관계에서 소통의 의미를 재해석하게 한다. 그것은 사회에 대한 원활한 소통이나 상징적 사회적 행위의 수단일 수도 있고, 방어적 수단일 수도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 위장은 사회 현실로부터의 단절이나 사회적 소외, 부적응 등을 나타낼 수도 있다. 

이런 일련의 위장에 대한 표현들로부터 우리는 개인과 사회 속에서 가면 속 위장, 그리고 위장된 무늬의 전체 배경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위장 주체들의 소통의 모습을 보게 된다. - 이경민 (큐레이터, 갤러리정미소)

 

 

소통의 바다 200 x 300cm 한지에 채색 2008

 

 

작가노트  

가면을 쓰는 행위는 무언가로부터 자신을 위장하거나 감추는 행위로 나의 작업은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획일적이고 자신을 가장하기 위해 가스마스크를 쓴 여러 명의 인물들을 그림으로써 자기 자신의 모습을 삭제시킨다. 타자의 시선을 비롯하여 나의 시선 또한 획일화시킴으로써 나는 나인 동시에 일관된 그들이 된다. 지극히 개인주의적이면서도 평등화된 개인의 생활은 모습을 감추고 자기 자신을 포장시킨다. 나의 작업은 그들의 위장된 현실의 상황과 그 공간의 집단의 법칙에 순응하지 못하는 부류들 그리고 집단의 소통방법을 각자 교묘히 따르지만 속내를 알 수 없는 이기적 부류들로 인간의 본성에 대해 이야기 한다. 

나의 작업에서 가스마스크라는 이미지의 선택은 전쟁 같은 현실의 상황과 오염지역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도구를 통해 평화스럽게 살 수 있는 이미지에 반했기 때문이다. 모든 나에게 해로운 나쁜 것을 제거할 수 있으며 주위에 환경에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히 걸어간다. 나에게 표정이 있어도 누구도 나의 표정을 바라볼 수 없다. 더구나 모든 사람이 그렇다면 누구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 하용주

 
 

 

 
 

vol. 20081023-하용주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