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ln ART FAIR 21 展

 

이태경_Chriqui(크리키)_300x200cm_캔버스에 유화,아크릴._2000

 

 

호두 갤러리

 

 2008. 8. 27(수) ▶ 2008. 9. 12(금)

오프닝 : 2008. 8. 26(화) 오후 6:00 청담동 LK Lotus 전시장

서울특별시 강남구 청담동 83-12 엘리자벳 빌딩 | 02-3448-0321

 

www.galleryhodu.com

 

 

이태경_Elvire(엘비르)_300x200cm-캔버스에 아크릴,유화_2000

 

 

2008년 10월3일에서 5일까지 독일에서 열리는 “ Koln ART FAIR 21 ” 전시에, 청담동 호두 갤러리가 참여하게 되었다. 한국 미술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이번 기회에서 호두 갤러리는 “이태경, 장성희, 정병국, 하봉호” 4명의 작가와 함께 쾰른 아트 페어21 에 참여하게 된다.  Koln ART FAIR21 전시 참가에 앞서, 앞의 4명의 작가와 함께 호두갤러리는, 2008년 8월 26일 오후 6시 청담동 Lotus 자동차 전시장에서 아주 특별한 프리뷰 행사를 가지게 되었다. 4명의 참여 작가들의 작품을 쾰른 아트 페어가 시작되기 한달 전, 국내에서 먼저 선보이는 방식을 취하게 된 것이다. 이런 호두갤러리의 홍보와 마케팅 방식은 기존 업계에서 보여지지 않는 방식을 선보임으로써, 국내 미술계의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호두갤러리의 주관 하에 LK Lotus 가 참여하며, 일반인과 미술 관계자 및 컬렉터 미술계 보도진 뿐만 아니라, 자동차 업계의 오너, 매니아 층과 함께하는 행사로 그 규모와 구성 면에서 새로운 방식의 전시 및 홍보가 될 것이다. 아울러, 영국 스포츠카 로터스나 이탈리아 수제 수퍼카 파가니의 오너 및 매니아층도 함께 참여하는 큰 행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갤러리의 전시 오프닝 방식에서 벗어나, 어린이들로 구성된 25현 가야금 연주와 와인이 함께 하는 야외 오프닝 세레머니도 주목할 만 하다. 호두갤러리의 홍보와 마케팅 방식은, 갤러리의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스포트라이트가 4명의 작가 모두에게 갈 수 있는 구조로, 국내에서의 프리뷰전이 해외 아트페어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질 수 있는 구도를 가진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다.

 

 

이태경_Farah(파라)_195x130cm_캔버스에 유화,아크릴_2000

 

 

-이태경

나를 만나기 위해 너를 만난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고로 나는 누구인가?

이태경은 그림 속 세상에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남겨 버렸다. 실제로 그림 속에 자기 형상은 없다. 그저 다양한 연령대와 생김새를 가진 인물들이 각각 포즈를 취하고 있을 뿐이다. 모두가 남의 얼굴인 것이다. 그러나 그의 모든 인물그림을 아우르는 테마는 ‘자화상(Auto portrait)’이라 이름 붙여졌다.

크리키(Chriqui), 알렉산드르(Alexandre), 파스칼(Pascal), 쟈비에(Xavier), 시프리앙(Cyprien) 등 그림의 주인공들은 모두 파리에 머물 당시 이태경의 주변인들이었다. 이름에서 어림할 수 있듯, 모두 97년부터 수년간 수학했던 파리 국립 미술학교(Ecole Nationale Superieure des Beaux-Arts de Paris, DNSAP) 교내의 인물들을 모델로 삼았다. 모델을 찾는데 발품 을 팔지 않았다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도리어 대상과의 물리적 거리를 최대한 좁힌 것은 ‘자신(self)’이라는 주제를 탐구하는 작가의 지독한 몰입의 반증이다

이태경은 이들을 통해 자신의 아버지, 붓을 든 치료사로서의 자기, 화산처럼 폭발하는 다혈질적 내면 등을 만났으며, 자신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타인이라는 거울이미지를 통해 찾아냈다.

또, 그는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그들의 외형을 붓이라는 메스로 성형하기도 한다. 그가 한때 심하게 눈이 손상되어 절망에 빠졌을 때, 그의 모델 중 하나인 알렉산드르는 그를 위해 애꾸가 되어주어야 했다. 물론 그림 속에서 말이다. 모델들은 실제보다 더 부릅뜬 눈이 되기도 하고 더 많은 소품을 들게 되기도 한다. 그 기준은 이태경이라는 이름의 필터다.  

김소원 미술평론가

 

 

정병국_Friday_218x297cm_Acrylic on canvas_2004

 

 

-하봉호 

많은 사람들이 신호등을 기다리며 서 있다. 길을 건너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목표를 향하여, 어느 곳인가를 찾아가기 위하여 사람들은 길을 건너야 한다. 마치 무리지어 있는 군상들, 그러나 그들의 표정과 모습은 각기 다르다. 사진작가 하봉호의 연작 ‘red signal’의 풍경이다.  

그가 근래 보여준 이 풍경들은 외국 도시를 현장으로 배경삼아 만든 것들이다. 그래선지 모던할 만큼 세련된 도시의 이 풍경들은 더 적막하고 쓸쓸하다. 마치 한 때의 방랑자들이 낯선 미지의 곳을 향하여 떠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휑하니 넓은 도로, 거대한 빌딩군에 외소하게 갇혀있는 군중들, 그들은 그곳에 서 있지만 서 있는 것 같지가 않다. 마음의 발은 어딘가를 향하여 띠어져 있는 것이다. 붉은 신호등 아래서 그 신호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면서 시선은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이렇게 하봉호의 작품은 군중이면서도 제 각각인, 현대인의 외로움을 표출해내고 있다. 여기서 붉은 신호등이 시사하는 바가 있다. 붉은 신호등은 정지를 뜻한다. 그 의미는 길에 묶여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어떤 제도적 규정에 의해 묶여 있는, 그 묶임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삶을, 상황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연작들은 군중들이 정지선 앞에 서 있는 것들이다. 길을 건너거나 움직이는 것이 없다. 물론 파란 신호등도 없다. 그래서 그의 화면은 절망적이다. 그러나 그 절망은 한시적이다. 곧 신호등의 색깔이 바뀔 것이기에.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이 단순한 메타포는 인생을 그대로 상징해낸다. 신호등이 바뀌면 그들은 바쁘게 길을 건널 것이다. 그리고 목적지를 향해 열심히 걸을 것이다. 인생이라는 넓은 횡단로를 지나 제 각기의 길을 찾아 떠나는 우리들의 모습이 거기에 있다. 

무표정하게 정지된 사람들, 그래서 하나의 무리로 보이는 사람들, 그러나 그것은 어떤 움직임을 위한 예비적 동작이다. 흩어지며 길을 걸으면 각각 다른 모습들로 보일 것이다. 서로의 삶이 제각기 다르듯이.

그래서 그의 작품은 가장 단순하게, 아주 정연하게 포착된 인생의 단면도이다. 하봉호 작업의 특기는 바로 그 점에 있다. 가장 현대적일 정도로 세련된 문명성을 보여주면서 간명한 메시지를 통하여 현대의 풍경을 표출해내는 것이다.

 

 

정병국_Spring Breeze_250x250cm_Acrylic on canvas_2007

 

 

한국의 사진예술에 있어서 그의 작업은 발군에 속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화로 말하자면 구상적, 아니 그보다는 초현실적 분위기를 많이 풍기고 있다. 현실, 현장을 모티브로 했으면서도 초현실의 느낌을 주는 것은 그만의 창의적인 기술 때문일 것이다. 물론 많은 사진 작가들이 나름대로의 기술을 습득하고 있겠지만 하봉호는 특출한 현상작업의 노하우를 지니고 있는 작가이다. 

또 하나의 연작 ‘this life’를 보면 그가 얼마나 교묘한 현상 실력을 지니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불빛 찬란한 도시를 배경으로 누워있는 여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의 여자는 그의 암실에서 변형되어, 말하자면 다시 창조되어 보인다. 그는 여자의 누드를 통하여 여자의 모든 것을 말한다. 단순한 에로티시즘의 어떤 효과를 노리는 게 아니라 여자의 여성성, 사유, 의식을 상징해낸다.

이 시대의 여자, 가장 현대적인 여자의 자태를 통해 여자의 모든 것을, 삶을 드러나 보이게 한다. 그래서 그의 누드사진은 단순한 누드사진이 아니다.

여자의 자태는 고혹적이면서도 그 이상의 언어가 느낌으로 배어져 나온다. 삶이 여자를 어떻게 변형시키는가를 그는 작업의 화두로 던져놓는다. 그러기에 그의 여자들은 얼굴이나 몸통, 손발들이 변형되어 보인다. 

일본 오사카 예술대와 일본대학교 사진대학원에서 사진예술을 전공한 하봉호는 1986년 일본의 니콘살롱전에 초대되면서 작가의 길을 시작했다. 워커힐미술관, 서울화인아트쇼(SFAS), 한국현대사진의 흐름전(예술의전당), 한국미술의 자화상, 사진의 방주전, 갤러리이룸 개관초대전, 한국현대미술제 등 많은 전시에 초대되며 중견사진작가로서의 위상을 굳혔다. 

독창적 작업으로 한국 사진예술의 지평을 연 작가로 평가되고 있는 그의 작품은 근래 가장 선호되고 있는 작가로서 그를 떠올려 놓고 있다.

류석우 미술평론가.미술시대 주간

 
 

 

 
 

vol. 20080827-Koln ART FAIR 21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