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환 개인展

 

- From Moment to Moment -

 

Emptiness_spring. LED,Plexi-glass,perforated. 121x121x9cm. 2008  (detail)

 

 

아트스페이스 에이치

 

2008. 8. 27(수) ▶ 2008. 9. 17(수)

오프닝 : 2008. 8.27(수) 5:00pm

서울 종로구 원서동 157-1 | 02-766-5000

 

www.artspaceh.com

 

 

Emptiness_summer. LED,Plexi-glass,perforated. 121x121x9cm. 2008  (detail light off, light on)

 

 

이대형 | 대표, Hzone

 

표면, 피부, 혹은 껍질은 항상 세밀한 관심을 요구한다. 결점은 덮어야 하고 반짝이는 면은 더욱 닦아서 윤기 나게 해야 한다. 그렇게 배웠고 그렇게 살아왔다. 그러나 사람들은 껍질이 속을 가리는 덮개이며 동시에 속을 드러내는 창문과도 같다는 사실을 종종 간과한다. 드러냄과 가림을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에, 껍질은 프레임에 가깝다. 프레임 안에 어떻게 놓여 지는지에 따라, 무엇을 가리고, 무엇을 감추느냐에 따라 해석은 달라진다. 결국 실체는 없고 내부의 어떠한 것을 노출할 것인지의 문제만 남는다. 껍질이란 벽이며 동시에 창문이고, 새로운 해석의 장을 열어주는 프레임이다. 최수환은 이런 껍질에 구멍을 내버린다.

 

 

Emptiness_winter. LED,Plexi-glass,perforated. 121x121x9cm. 2008

 

 

최수환의 작업은 공간을 두 개로 나누어 놓으며, 동시에 이 두 공간을 연결시키는 껍질의 이중성을 닮았다. 내부 공간과 외부 공간의 소통이 이루어 졌을 때 비로써 형상이 드러난다. 물질적인 중량을 가지고 공간을 점유하는 형상이 아니다. 형상의 근원인 빛은 이미 내부공간에 있었고, 그것이 어떤 이미지와 패턴을 가지게 될지 작은 구멍의 위치와 숫자에 따라 달라진다. 수많은 미세한 구멍을 통해 흘러나오는 빛줄기가 서로 연결되며 미묘하고 감각적인 형상을 드러낸다. 자연의 형상이나 기하학적 장식을 통해 예측할 수 있는 그런 느낌의 형상이 아니다. 비례와 대칭이 절묘하게 조합된 건축적 구조에서 비롯된 아우라이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며 매우 구체적으로 구조를 꿰매어 나가는 헌신이 있어서 가능한 감각이자 형상이다. 그래서 관객은 순수한 형식과 순수한 감각을 동시에 바라보게 된다.

 

 

Emptiness-fall. LED,Plexi-glass,perforated. 121x121x9cm. 2008  (installation view)

 

 

껍질에 두께를 주었다. 전동 드릴을 이용해 수직으로 파고 들어간 작은 구멍을 통해 새어 나오는 빛줄기의 양이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도록 한 의도된 두께이다. 희미했던 형상에서 찬란한 이미지로 보는 시점에 따라 변한다. 껍질의 두께만큼 노린 이 반전 효과로 인해 최수환의 작품은 물질적인 덩어리에서 비물질적인 빛의 이미지까지 다양한 범주의 조각적 가치를 아우르고 있다. 미니멀한 사각형의 기본 틀에서 출발한 최수환의 작품이 그 틀의 물리적인 한계를 극복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것은 잘 다듬어진 장식적 패턴을 관객이 관찰하고 감상하는 단계에서 가능한 현상이 아니다. 이는 검은색 껍질로 두텁게 덮어진 숨겨진 공간의 탈주다.  최수환은 작은 구멍을 뚫었을 뿐이다.  

 
 

 

 
 

vol. 20080827-최수환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