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완 개인展

 

Mannequin-remember V. _Oil on Canvas_53x40.9cm_2008

 

 

갤러리 고도

 

2008. 8. 20(수) ▶ 2008. 8. 26(화)

서울시 종로구 수송동 12 | 02-720-2223

 

www.gallerygodo.com

 

 

Mannequin-remember Ⅱ_Oil on Canvas_53x40.9cm_2008

 

 

장인완_색, 욕망, 그리고 여성 (Inconvenience of comparison, and beauty)

 

김용민 | 미술비평

보여준다는 것은 욕구며 보여준 것은 욕망이다. 즉, 미술은 인간에게 ‘무언가에 대한 욕망’을 목격하게 만든다. 미술사는 ‘미’에 관한 역사다. 오래전부터 모방, 재현, 가상, 취미 등등의 끊임없는 ‘미’의 담론들이 미술현장에 있었고 이는 보는 시선의 갈래였다. 미술은 색과 형으로 시각적 충격을 준다. 그 현상을 보기도 하며 읽기도 한다. 이러한 시지각적 미술은 자연으로부터 온 것이면서도 자연에 반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미술은 자연을 닮아 있으나 자연에 대립되어 있다. 자연과 미술은 ‘미’라는 공감대를 갖는다. 더불어, 미술은 그 속에 숨은 욕망을 드러내지만 자연은 사물 속에서 욕망을 잠재운다. 그 경계에 기표(significant)가 있다. 그것은 색면이고 색띠다. 미술의 범주에서 색은 마찰의 지점에서 발생한 프리즘과 같으며 원론적으로 불편한 스펙트럼을 갖는다. 이 불편한 스펙트럼이 정인완의 작업에서 대비(comparison)의 기표로 나타났다. 어쨌거나 대비는 불편하고 딱딱하며 그 상황의 해결을 요청한다. 화면 조정시간 텔레비전 수상기에는 다양한 색띠로 미묘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그 어떤 것도 그 아무개도 생각함이 없이 한 번도 체험해 보지 못했던 가상의 장소, 여기서 시사 하는 바와 설명하는 바가 강하게 역설되고 있다. 이와 대비되어 최근 정인완의 작품에는 여성 마네킹<2007년 이후>이 등장한다.

 

 

Mannequin-remember Ⅱ_53x40.9 cm_Oil on Canvas_2008

 

 

현대산업사회의 폐해를 꼬집는 것인 마냥 육감적인 시선에 차가운 표면, 감정 없는 얼굴이 발그레 화면을 조정하고 있다. 더 이상 (소위 말하는) 회화적인 맛이란 간데없고 생명 없는 마네킹에 옷을 입힌 것처럼 복선의 긴장을 탄다. 이처럼 ‘그 무언가에 대한 욕망’은 색띠와 함께하는 마네킹으로 가시화 되었다. 정인완의 작업에 있어서 ‘그 무언가에 대한 욕망’은 씁쓸한 감정의 해소다. 이것을 작가는 마네킹의 슬픔(mannequin-sadness)<자인제노, 2008>이라 하였다. 사회적 병리 현상이 여성 마네킹을 통하여 부조리한 아름다움을 설명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명품과 트렌드를 입은 쇼윈도의 마네킹처럼 플라스틱의 딱딱한 인상으로 갇혀버렸다. 화면의 인물이 짖고 있는 표정, 도대체 ‘무언가에 대한 욕망’인가에 퉁명스러운 뿐이다. 이렇게 그의 작업은 여성으로 회자하여 색, 욕망, 여성 이 세 가지의 관점에서 작업의 문맥을 반추할 수 있게 되었다. Made in nature<스페이스 ㅁ, 2004>의 전시에서 그는 예술의 위치를 바코드의 형식을 빌어 색면에서 찾고 있다. 색면으로 된 각각의 캔버스에 닭이나 소, 양과 같은 이미지는 인간 본연의 욕망을 통제하고 관리하고자 했던 현대 물질문명사회에 대한 현상을 고발하고 있다.

 

 

Mannequin-remember_53x40.9 cm_Oil on Canvas_2008

 

 

결국 그것(통제와 관리)은 거북하고 불편한 인간의 본성을 보여주게 되었고, 더 이상 자연과의 공감대나 대립을 거론하지 못한 채 미의 준거(authority)가 플라스틱 속에서 굳어버렸다. 무엇을 보여주는지 또한 거기서 무엇을 보여준 것인지에 관해 본성(nature) 없는 마네킹으로 말하고 있다. 이제 여기에 한 여성이 기다린다. 이는 치아를 드러내지 못하는 붉은 입술의 여성이며 숨 쉴 수 없는 단단(solid)한 화장을 한 여성이다. 부러진다거나, 터진다거나, 짓이겨진다는 것이 아닌 깨지는 피부를 가진 여성이다. 그의 화면에는 아름답고자 했으나 실제로 아름답지 않은 고체의 여성이 있을 뿐이다.

 

 

Mannequin-remember IV_53x40.9 cm_Oil on Canvas_2008

 
 

 

 
 

vol. 20080820-정인완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