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영 개인展

 

-깃羽-

 

쉼_홀로서기_먹,염료,한지_130x162cm_2008

 

 

게이트 갤러리

 

2008. 6. 17(화) ▶ 2008. 7. 13(일)

오픈식 : 2008. 6.20(금) PM6:00

서울 종로구 가회동 1-5번지 경남빌라 상가 1층 | 02-3673-1006

 

www.gategallery.kr

 

 

쉼_Silent night_먹,염료,한지_162x130cm_2008

 

 

전시소개

홍익대학교 동양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조미영은 덕원갤러리(1999), 김옥길기념관(2003), 한전프라자갤러리(2005)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으며 GATE gallery 전시는 그의 아홉 번째 개인전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정제 시키는 과정을 갖는다. 그가 말하고자 혹은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서의 본질을 끌어내어 가장 간소하게 절제하는 표현들을 선으로 그려나간다. 그의 작업은 미묘한 압력의 차이나 흐름에 의한 공기 사이를 자유롭게 날아가는 '깃털'에서 생명의 본질을 찾고 있다. 깃털, 알과 같이 조미영화된 소재를 결합시켜 뛰어난 색채감과 공간감 등의 구성으로 평면 위에 의식의 서사 구조를 만들어 낸다.  

 

 

새파란새_먹,염료,한지_52.5x44.5cm_2008

 

 

우연偶然 아닌... 우연羽 然  

 

  ‘알 형태의 얇은 한지 위에 기억의 단편들을 그린다. 내 시선이 머물렀던 옛 그림 속 과거의 자연과 삶, 오늘날의 계속 진행되는 나의 그림일기들… 먹을 찍어 붓으로 선묘(線描)한다. 기억들이 모아져 아름다운 미래를 그리는 상상을 해본다. 알을 품는 어미 새의 마음으로… 말이다.’ (작업노트 중)

 

깃羽, 그러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연의 일치로 아무런 인과 관계가 없이 뜻하지 아니하게 일어난 일처럼 단순히 얘기하기에는 깃羽 작업은 설명하기 너무 어렵다. 다리가 붕괴되고 아파트가 붕괴되는 것을 우연으로 볼 수는 없다. 시작과 끝이 항상 같이 가는 이유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과거의 그림이 그러했고 지금 현대작가의 작품도 아이들이 성장해서 그려낼 미래의 그림 속에도 우연이기에는 너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한 가지 노래가 있다. 매번 등장하는 어머니와 아들의 모습, 시원한 나무 그늘 속 한가로운 친구들, 넉넉한 산자락의 풍경들, 작은 들꽃과 풀벌레 등 바로 그러하다.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그림 속 얘기를 다시 꺼내어 보는 것은 내 그림 속 ‘깃羽’이 가야할 자리를 더듬어 보는 것이라 하겠다. 내 눈 속에서 마음 속 에서 지워지지 않고 필연적으로 “그려야만 한다”외쳐지는 형상 속에 항상 부유하고 있는 상념들을 편안히 지우기 위해서라도 마땅히 그려야만 하는 것이다. 일체의 전제가 없었지만 스스로 더욱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삶 속 개인의 역사가 다 같은 우연 속에 내맡긴 행위라 할지라도 그림은 한층 더 복잡하다는 것을 작업하면서 알 수 있었다. 내게 말 걸어온 솔직한 이야기를 시작해본다면 물론 그림은 아무런 승산도 확신도 없는 무모한 도전의 연속이지만 마치 우연偶然처럼 한 가닥 기대를 걸어 보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는 생각에서 계속 이어졌고, 현실을 떠나 보다 가벼운 사고, ‘깃羽’이라는 대상에 집중하게 되었다. 삶의 흔적이 바람처럼 나부끼며 흔들어 쓰러져도 이미 내 몸 안에는 태胎, 곧 난막卵膜.태반胎盤.탯줄을 통해 지금 나를 살게 할 소중한 생명이 자라나고 있다. 그림을 완성해가며 태점胎占을 찍듯 비록 '예기치 않게 일어난 것'에서 시작 되었지만 필연적으로 ‘그러한’ 자리를 향하여 뻗게 된다. 하늘의 기운, 즉 우주의 숨결을 받아 스스로 대자연에서 노닐며 몸과 마음을 닦음으로 내면의 본성에 보다 더 충실하게 인간의 숲속, 옛 그림 속, 어린 날 기억 속, 그 어떤 상상의 자리에서도 스스로 즐거이 우연偶然 아닌 우연羽 然 … 날개 짓으로 머물러 본다.  - 조미영

 

 

우화 羽化 One day wings_먹,염료,한지_52.5x44.5cm_2008

 

 

최근 나의 작업은 정제 시키는 과정을 가지려고 한다. 말하려고 하는 표현하려고 하는 것에서 그것의 본질을 끌어내어 가장 간소하게 절제하는 표현들을 선으로 그려나간다. 제 흥에 겨워 쓰던 갈필, 발묵 대신에 정교하고 유연한 가는 필선에 나의 감정들을 이입시킨다. 이 작업을 위해선 먼저 많은 명상과 사유의 시간들이 필요하다. 가장 최근의 작업들은 미묘한 압력의 차이나 흐름에 의한 공기 사이를 자유롭게 날아가는 '깃털'에 생명의 본질을 찾으려 했었다. '존재의 가벼움은 우리에게 자유를 허락 한다'는 진리와 생명이 있기에 에너지의 흐름은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 그리고 발전을 위한 배반의 시기가 자연 안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필요하다는 것 또한 작업을 하면서 얻어지는 큰 기쁨이다. 배반이 시작되었다. 내 '고치'를 틀 차례인 것이다.

 

 

우화 羽化 One day wings_먹,염료,한지_63x96.5cm_2008

 

 

 
 

 

 
 

vol. 20080617-조미영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