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읽기_Reading Space 展

 

오연화_The Space_silicone casting_130 x 61cm_2003

 

 

대구MBC 갤러리M

 

2008. 4. 11(금) ▶ 2008. 5. 4(일)

오프닝 : 2008. 4.11(금) PM6:00

대구 수성구 범어동 1번지 대구문화방송 빌딩 1층 | 053-745-4244

 

www.gallerym.co.kr

 

 

김성호_미役事力士술2_oil on canvas_130.3X162.2cm_2007

 

 

전시설명

대구MBC 갤러리M은 4인의 그룹전  “空間 읽기 _ Reading Space”를 개최한다. 네 명의 참여작가 김성호(1980년생/회화), 문창열(1976년생/조각), 오연화 (1977년생/판화), 송은영(1970년생/회화)은 “공간”의 이미지를 가지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신의 언어를 만들어가고 있는 작가들이다. 회화, 판화, 그리고 조각 등 총 30여점의 작품들로 이루어진 이번 “Reading Space”는 미술에 있어 “공간”이 읽힐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해 보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 여기서 ‘공간space’이란 철학이나 과학에서 사용되는 환원된 개념으로의 ‘공간’이 아닌, 작가들의 삶의 공간에서 찾은 소재로서의 공간을 의미한다. 공간을 그려낸다는 것은 작가가 세계와 관계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은유적인 수단이 된다.

 

 

송은영 장님의 기억II_창쪽 작업실_oil,manicure,marker on stainless mirror_100x100cm_2005

 

 

김성호는 자신의 생활주변 가까이에 있는 서가에 주목한다. 그는 스스로가 칭한 <미役事力士술>이라는 제목으로 책장과 그 안에 쌓여있는 미술서적들을 과장되게 확대시킨 그림을 통해 미술의 역사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토목이나 건축 따위의 공사를 뜻하는 역사役事, 즉 거대한 기념비적인 건축물처럼 묵직하게 쌓아올려지듯 서술된 미술사는 힘 있는 자, 즉 역사力士에 의해 전개되어 왔다는 것이다. 그의 그림은 일상에서 손쉽게 접하는 서적을 확대 과장시킴으로써 서적 속에 함몰된 역사적 맥락을 다루고 있다.

  조각이라기보다는 건축에 가까운 구조를 가진 작품들을 통하여 문창열은 도시공간 속의 건축물과의  연관성을 말하고자 한다. 스페인작가 에두아르도 칠리다의 문맥을 견지하면서 그는 현대 도시 건축물의 기본골격인 육면체를 끌어내어 대리석이나 화강암, 오석 등을 재료로  환원적이고 단순한 형태로 형상화해나가는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작가는 “육면체는 시각적으로 단순하게 보여 질 수 있는 형태지만 조그만 변화에도 무한한 변화가 가능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한다. 나아가 육면체의 잠재된 힘을 이용하여 분할, 조립, 증식시키는 방식으로 육면체의 이상적인 형태를 찾음과 동시에 일상의 주변공간에 설치하여 도시공간을 압축적으로 펼쳐나가고 있다.

  오연화는 시간과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삶의 흔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자신의 일상 공간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한다. 작가는 두꺼운 하드 보드지를 재단하여 섬세한 다층적 구조로 틀을 만들고 그 틀을 맑은 고딕으로 실리콘캐스팅 기법을 활용하여 일상공간과 안에 축적된 시간과 추억을 켜켜이 담아내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완성된 무채색의 단순한 <공간> 시리즈는 지나가 버린 시간 속에 묻혀있는 삶의 흔적과 기억들을 환기시켜준다.

  송은영은 자크 데리다의  저작 「장님의 기억」에서 ‘보고 있는 것 자체를 본다는 것, 그것은 드로잉이 필사적으로 그것을 다시 포착하려 하는 그 순간 즉각적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는 것이다.’라고 말한 문맥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장님의 기억>시리즈를 통해 기억 속에 존재하지만 변하지 않는 이미지로서의 일상 공간과 항상 일시적이고 변화하는 사물과 자아의 외양들, 그리고 즉시 과거가 되어버리는 현재의 모습들이 함께 공존하는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보고 있는 행위, 기억하는 행위를 사라져 버릴 ‘어떤 것’을 잡고자하는 장님의 노력을 비유하고 있다. 거울 위에 기억되는 이미지로서의 일상 공간(페인팅)과, 사라져버릴 외양의 흔적(마카 드로잉), 그리고 거울에 직접 반영되는 현재의 모습들을 중첩시킨 <장님의 기억> 시리즈를 통해 일루젼, 기억, 그리고 존재에 대한 삼각관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문창열_Untitled-0705_애석_180x106x27cm_2007

 

 

이번 전시에서는 각자의 작업을 통하여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삶의 공간에 대하여 가지는 관념뿐만 아니라 공간의 사회적, 문화적, 역사적인 맥락을 표현하고자 한다. 공간은 일차적으로 이들 4인에 의해 보여지고 전시되며, 하나의 공간에서 전시되는 행위자체가 공간이 어떠한 방식과 의미로 읽히는 지를 환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미술에 있어 공간이 읽힐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vol.20080411-공간읽기_Reading Space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