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나르시시즘' 展

 

산책III-서글픈 꿈_90 x 90_Oil on Canvas_2007

 

 

아트팩토리

 

2008. 4. 5(토) ▶ 2008. 4. 30(수)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134 | 031-957-1054~6

 

www.artfactory4u.com

 

 

Narcissism-아이는 자라서 나를 닮겠지_97x145_Oil on Canvas_2007

 

작가 노트

  

 첫 아이가 태어난 후 생계를 위해 작업을 놓고 직장을 갖게 되었다. 그토록  불편해 했던  관리자들의 체제에 종속되면서 상당한 보상을 얻을 수 있었지만, 끊임없이 소모되고 반복되는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일상으로 인해 나는 자신이 인간으로서 존엄하다는 생각을 잃어갔다. 아니 버리고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무엇이 득인지 실인지 판단하기 위해 삶의 가치를 판가름하던 기준들을 하나 둘씩 묻어 두어야만 했다. 사회의 말단인 내게 문제가 생겼지만 견고해진 상부 구조들로 인해 원인을 찾을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할 수 있는 일이란 힘겨워하는  자신을 문제 삼는 것 밖에 없었고 그러다 보니 스스로를 사랑하려면 지독한 노력이 필요하게 되었다. 일을 그만두고 평택의 한 돼지 농장을 물어물어 찾아 갔다. 그리고 그저 수동적인 그것들 속에서  현실의 나를 보았다. 나는 추구해온 인간을 버리고 생존경쟁의 논리에 수동적으로 길들여져야만 했던 것이다. 친우들에게 이야기하니 사람인생 다 똑같지 않나 한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는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고, 나는 되고자 했던 인간의 이야기를 그들에게 할 수 없게 되었다. 근대이후 계몽은 인류를 길들이는 것에 대한 정당성을 동류의 인간에게 부여하였다. 그것에 있어서 가장 우선시 된 것은 진리를 추구함으로써 얻는 만족감이 아니라 이윤을 위한 조작, 즉 효율적인 처리방식이었다. 대중은 이러한 기준아래 최대한의 다수가 견딜만한 정도로 구속되고 통제된다. 또한 욕망이 서로 부딪히는 과정에서 조직과 그 안의 개인들이 만드는 체제는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되었다.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고 자유의 영역을 보다 넓히기 위해 상대적으로 타자의 영역을 제한할 것을 열렬히 원하므로 서로를 구속하는 얽혀진 그물 속에서 대중은 더 이상 자유로울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교묘한 그물망 속에서 착각과 환영이 진정한 자유와 철학, 이상향을 대체해 왔고, 경계의 대상이었던 자본 숭배와 물신주의는 결국 극단에 도달하고 말았다. 우리가 만들어 가는 세상이 우리 스스로가 원하던 세상일까. 내가 생각하는 이 시대의  현실은 부정적인 것(긍정하기 싫음)과 가까우며, 절대적인 것(거부할 수 없음)과도 가까운 것이다. 현실에서의 불행과 현실이 지닌 반항할 수 없는 절대성으로 인해  무기력한 존재로 전락해 가지만, 짐승도 아니고 자신이 알아왔던 존엄한 인간도 아닌 나는 자신이 속한 무리 안에서 고개를 들고-숙이기를 계속하며, 자신에 대한 경멸을 초라한 나르시시즘으로 대체하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돼지’라는 소재는 자신도 모르게 울타리에 갇혀버린  대중을 상징한다. 그것은 기성의 체제에 의해 사육의 대상으로 몰락해버린 생(生) 자체가 서글픈 존재다. 무리 속에서 홀로 눈을 뜨고 있는 돼지는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외부의 본질을 자각하고 그것을 직시함으로써  개인의 무력감과 상실감, 더 나아가서는 자기 경멸과 내적 저항의식을 표출한다. 이것은 작가 자신의 자화상이며, 스스로에 대한 철저한 경멸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지탱해주는 슬픈 나르시시즘에 대한 이야기이다.

 

 

Last Scene-그래도 마지막엔 웃자_97 x 145_Oil on Canvas_2007   

 

 

 
 

 

2006년 2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원 서양화과 서양화전공 수료, 2003년 2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1997년 2월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개인전

2007.4   2007아트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2008.4.5-30  슬픈 나르시시즘, 아트팩토리,  헤이리

 

주요 기획전 및 단체전

2006.3   겉으로 돌기 안으로 돌기,  한전갤러리 , 서울,  2006.4   즐거운 미술여행전,  광주시립미술관, 광주,  2006.5   내일을 위한 작가발굴전,  백송화랑, 서울,  2006.10  미디어 아트 안산,  단원전시관, 안산,  2007.3   시사회전,    대안공간 팀프리뷰, 서울,  2008.3   김앤장 vs 이앤박,   갤러리31,  서울,  2008.3.28-6.15   SeMA 2008,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수상

2007.8   서울미술대상전 특선

 

레지던시

2007.11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vol.20080405-'슬픈 나르시시즘'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