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성 개인展

 

두 개의 멜로디_Two melodies_Mixed media on canvas_116.7x91cm_2007

 

 

한 집 한 그 림

(greemZip)

 

2008. 3. 28(금) ▶ 2008. 4. 1(화)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57-25 | 02-792-9279

 

 

 

낯선 외출/Unfamiliar going out_ Mixed media on canvas_91x116.7cm_2008

 

 

최은성 개인전 「낯선 곳에 서다」

 

낯선 곳은 매혹이다. 미지로 가득 한 그곳은 동경(憧憬)의 세계이자, 그곳에 발을 딛고 선 순간 그곳은 동정(同情)없는 현실이다.여전히 낯선 곳이다. 그리고 여전히 매혹이다.

 겹쳐진 색 면들이 진동하는 배경으로부터 뿌리내리고 피어오르는 듯한 매혹적 형상들은 애초에 작가 최은성이 타인과의 만남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들을 풀어내는 작업이었다. 그러다 다른 언어와 다른 문화를 가진 해외 입양인과의 우연한 인연은 작가 최은성에게 자신과 닮아있기에 더욱 낯섦이자 매혹으로 다가왔다. 심지어는 그들이 그곳에서 이방인으로서 느껴온 아픔과 상처의 현실마저도 호기심 어린 동경의 세계로 비쳐졌다. 그러나 언어와 문화적 차이를 넘어서 교감으로 이어온 6년의 시간은 서로가 서로의 낯선 곳과 현실을 공유하는 동시에, 이를 전도시켜 버렸다. 더불어 그들이 토로하는 소외감과 정체성 혼란의 당사자가 그들만이 아니며, 자신도 예외가 아님을 발견하게 했다. 최은성은 이번 전시에서 타인이 지나온 과거의 시간층을 한 켜 한 켜 들추어 그곳에 화석처럼 새겨진 개별 에피소드들을 들려준다. 여전히 매혹적인 화면 안에 제시된 에피소드에는 인간적 교감을 갈망하며 우리 모두가 느끼는 인간의 근원적 고독이 묻어난다. 어쩌면 소외와 고독은 관계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려 하지만, 또 다시 관계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게 되는 인간의 존재적 딜레마인지 모르겠다. 서울, 이태원이라는 장소는 우리 모두를 ‘낯선 곳에 서도록’한다. 그리고 최은성의 ‘낯선 곳에 서다’는 지금 현재 자신이 발을 딛고 선 현실 공간을 환기(喚起)하게 하는 예술적 계기가 될 것이다.

  

 

기억을 떠돌다_Floating across the memories_Mixed media on canvas_72.7x90cm_2007

 

 

최은성의 작업 세계는 그의 조형언어인 투명하게 겹쳐 바른 색 면들, 염색한 스타킹의 패턴과 유연한 변형 효과, 그리고 그 위에 칠해진 물감이 만들어내는 우연적인 형상에 대한 흥미와 더불어 전개되어왔다. 스타킹을 이용한 형상들은 그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인간들의 형상과 닮아있다. 미세하고 부드러운 섬유조직과 상하의 소밀(疏密) 차이를 지닌 스타킹의 구조적 특징을 이용하여 형태를 잡아가고 채색하는 과정에서 규정되지 않은 형상들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비정형적 형상들은 생채기에 피 떡이 뒤얽혀 아물기도 전에 또 다시, 그리고 또 다시 반복되는 상흔을 간직한 타인들의 모습으로 제시된다.우리는 일상 속에서 어디서 태어나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지 못하는, 아니 굳이 알 필요도 없는 타인들과의 수많은 스침을 경험한다. 그들이 지나온 시간들은 전후관계마저 모호한 채 단지 과거라는 이름으로 빛바랜 색조들의 진동만을 아련히 남긴다. 그리고 과거를 딛고 선 그들의 모습은 아우라마저 발산하며 오롯이 피어오른다. 낯섦의 아우라는 아직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의 물질적 빈곤마저도 ‘내가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비쳐지게 한다. 심지어 ‘그들만이 가진’ 이국적 낭만과 신비를 자아내는 동경의 대상으로 여기게 한다. 그리고 ‘낯선 곳에 선’자는 그들만의 것을 공유하는 영예를 얻은 듯하다.  그래서인지 초기의 형상들은 매력적이다. 어쩌면 그토록 매력적으로 다가온 타인은 과거 어느 한순간도 주인공이었던 적이 없었을 수도 있다. 이를 증명하듯, 비정형적인 형상들은 얇고 옅은 색면의 모퉁이, 혹은 그 모퉁이에서도 벗어난 텅 빈 맑은 고딕에 자리한다. 그럼에도 형상들은 화면으로부터 유래한 듯 자연스럽게 부상한다. 게다가 형상을 둘러싼 옅은 색 그림자로 비틀거리며 휘청거리는 그들의 몸짓마저도 나른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작가 최은성은 매혹적인 대상과의 감성적 공명을 통해 낯선 곳에 대한 동경과 동화를 보여주었다.

 

 

순조롭지 않은 여행_A trip not running well_Mixed media on canvas_116.7x91cm_2007

 

 

  그런데 첫 개인전을 앞둔 작가 최은성의 작업에서 다양한 색의 중첩이 단색의 중첩으로 절제되는 변화가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동일 색상의 채도와 명도 변화단계들이 겹쳐져서, 전체적으로 밝은 색 화면은 더욱 밝게, 짙은 색 화면은 더욱 어둡게 만든다. 이는 초기의 형상들이 맑은 고딕면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유래하고 있는 반면에, 최근의 작업에서 구체적 사건이 진행되는 연극적 공간으로 전체화면에서 고립시키는 효과를 낸다. 이전 작업에서 상호 투영하는 색들의 중첩이 잔잔한 진동으로 작가의 개인적 감정을 전하고 정서적 공감대를 호소하였다면, 최근 작업에서는 절제된 색의 사용으로 구체적인 사건에 몰입하고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변화는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작가 최은성의 성찰 과정이다. 자신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인간적 교감은 자의든 타의든 그들의 과거를 펼쳐 보게 한다. 낯선 곳과의 관계는 그에게 단지 과거였던 순간순간의 편린들을 채집해내어 제3자적 입장에서 구체적인 개별 에피소드들을 전달하는 역할을 부여한다. 이러한 작업은 철저히 작가의 개인적 감정을 배제한 체 특정 사건에 대한 관찰자이자 통역자로서 역할을 요구한다. 한편 그들과의 정서적 유대는 그 당시의 감정적 뉘앙스까지 전하는 연출효과를 요구한다. 때로는 기억 저 편에 하지만 또렷이 각인된 사건처럼 작지만 짙은 실루엣으로, 또는 그 당시 그대로 캡슐 안에 고립되어 박제된 사건처럼. 그런데 작가 최은성이 부여받은 역할은 참으로 아이러니하고 역설적인 상황에 그를 위치시킨다. 낯선 곳에 서서 그들의 영예를 공유하는 지점에서, 그는 그들이 과거에 겪었던 감정을 전이받고, 전도된 소외감에 사로잡힌다. 지금 여기에서 우리 모두는 작가 최은성의 ‘낯선 곳에 서다’에 있다. 그리고 낯선 곳과 현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경계인으로서 인간의 근원적 고독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은성의 작업은 여전히 매혹이다. 그가 세상을 향해 첫 발 딛고 선 현실은 그에게 여전히 낯선 곳인 듯하다. 그래서인지 매혹이다.

    SONGE (미술비평)

 

 

Made in Korea_Mixed media on canvas_91x72.7cm_2008

 

 

탈출/Bailing out of it_Mixed media on canvas_72.7x53cm_2008

 

 

불안한 비상(飛翔)_Unstable soar_Mixed media on canvas_112x145.5cm_2008

 

 

작품에 대하여

본인과 사람들, 또는 사물과의 관계와 소통의 문제를 이성과 개념의 논리가 아닌 직관이나 감각적인 방법으로 접근한다. 관계의 현상학적 체험들은 염색된 패턴의 스타킹이라는 오브제를 이용하여 초현실적인 형상과 색채가 주는 즉각성, 우연성으로 표현되는데, 이러한 비규정화된 이미지들은 관객들에게 그들 각자의 경험에 맑은 고딕해 여러 가지 이미지를 읽도록 하는 가능성의 폭을 넓게 제시한다.

 

 

쉴 곳을 잃었습니다_Lose the place to rest_Mixed media on canvas_97x162cm_2007

 

 

 

 
 

■최은성 (催 恩 誠 , Eun-Seong Choi)

2003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  2006 동대학원 회화과 졸업

2007.12 Art Speaks  Broadway (Mall Community Gallery, New York), 2007.12Visual AIDS Postcard from the edge    (James Cohan Gallery, New York)2007.11발광하는 아티스트 展 (KT Art Hall, 서울) 2007.5 Hello,Chelsea! 2007 展      PS 35 Gallery, New York , 2006.11evocative expressions 展( Cork Gallery, Lincoln Center, New York), 2005. 12 미리 크리스마스 展 (갤러리 마노, 서울), 2005.9 파란 展_Travelling about the relationships (서울 국제 디자인 플라자, 서울), 2005.6 Loaded Gun  展(갤러리 더 스페이스, 서울), 2005.6 사랑과 이별 展(문화일보 갤러리, 서울), 2005.5 한국미술 우수 대학원생 초대전_7회 지성의 펼침 展(단원 전시관, 안산), 2005.5 제 9회 나혜석 여성미술대전 특선(경기도 문화 예술회관), 2005.4 Studio_UNIT 기획전  1st Auction( 해청 갤러리, 서울), 2004.8제 2회 MYOS (make your own show) (목금토 갤러리, 서울), 2003.10제 4회 신사임당 미술대전 입선(강릉 문화 예술관, 강릉), 2003.10 단원 미술대전 입선(단원 전시관, 안산),  2003. 9 GPS '정'전 (霆 展)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2003.5 제 1회 경기 아트페어 입선(경기도 문화 예술회관, 수원) , 2003.4제 7회 나혜석 여성미술대전 입선(경기도 문화 예술회관, 수원), 2003. 2제 53회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작품전(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2002.11제 33회 전국대학미전 은상 청주 대학교 중앙도서관, 청주

이메일   nun-sa-ram@hanmail.net

 
 

vol.20080328-최은성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