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미선 사진展

 

'문자 너머 향(鄕)'

 

전북부안 1990년_잉크젯 프린트_39×58cm_2007

 

 

사진 갤러리 봄

 

2008. 1. 20(일)▶ 2008. 1. 28(월)

전북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1가 1173-32 | 010-8643-0429

 

www.gallerybom.net

 

 

전북부안 1990년_잉크젯 프린트_39×58cm_2007

 

 

- 작가 노트 -

 

나는 주로 지방의 소도시를 다니면서 사진을 찍어 왔다.

그 곳은 고향 같은 친근함이 있고, 느림의 여유가 있어 좋다.

그 곳에서 내가 만난 풍경들은 문자와 이미지가 결합된 삶의 흔적들이었다.  

영상 매체인 사진을 찍으면서 ‘웬 문자냐’고 생각하겠지만, 나 자신이 소위 문자 세대 여서인지 내 사진 속엔 문자가 많이 들어와 있었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나는 문자와 결합되어 새로운 이미지로 다가오는 풍경들에 강한 끌림을 느끼게 되었고, 이내 그것들이 주는 재미에 푹 빠져 들고 말았다.  

이번 ‘문자 너머 鄕’전은 ‘반공’과 같은 지난 시대의 이념이 제법 강하게 베어 있는 텍스트에서부터, 조상들에게는 생명의 근원이던 땅이 이제는 상업적 매매의 대상으로 전락해버린 모습들, 그리고 투박한 글씨체 속에 나름의 소박한 인생철학을 담고 있는 텍스트까지.... 

어찌보면 초등학교시절 하교길에 늘 봐왔던 풍경들이라 너무 익숙해서 지루하기까지 할 고향의 모습들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에겐 추억이 될 수도, 또 누군가에겐 낯선 풍경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누군가 사진은 찍히는 순간 죽음이 된다고 했다. 한 시대 절실했던 욕구나 감정이 훗날 다른 시간 속에선 아무런 의미와 공감을 얻지 못하고 씁쓸한 해프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여기에는’ 없는, ‘그 때 그 곳의’ 삶의 모습들이 이제는 저 박제화된 문자처럼 하나의 관념으로 변해가는 풍경 앞에서 나는 마치 고향에 온 기분으로 ‘나’를 반추해본다.

 

 

 
 

 

 
 

vol. 20080120-안미선 사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