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세오갤러리 소장 작품 展

 

김수영_마르세이유 서민주택_유화_195x240cm_2005

 

 

세오 갤러리

 

2008. 1. 4(금) ▶ 2008. 2. 22(금)

서울시 서초구 서초1동 1666-12번지 | 02_522_5618

 

www.seogallery.com

 

 

박희섭_Mother nature if pearl_한지위에 자개.안료.염료_976x176cm_2005

 

 

이번 세오갤러리에서는 2008년 새해를 맞아 ‘김수영, 박희섭, 서자현, 성유진, 이명진, 이일우, 장희진, 정재호, 정헌조, 홍순명’작가들의 소장작품을 선보이는 ‘2008 세오갤러리 소장 작품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김수영 작가는 선과 면, 색의 구성으로 아파트를 그린 회화를 통해 주어진 면적에 계획되어 획일적으로 지어지는 건축물에 회화성을 부여함으로써 평면을 뛰어넘어 연속적 설치를 상상케하는 또 다른 공간을 생성합니다. 작가는 단순한 공동주택과 흔히 보는 아파트나 빌딩, 그리고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 혹은 그 내면의 삶을 다양한 색과 선으로 대치시켜 조화로운 구성을 만들어감으로써 그것들을 예술작품으로 바꾸어 버립니다. 건축가들에 의해 프로그래밍 된 실용적 구조물은 화가가 그려낸 조형적 구성의 예술성으로 이상과 현실이 가미된 생명력을 얻게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서자현_Turtle story(The armor of god-I )_유화_90x90cm_2007

 

 

성유진_남대문_digital print_108x140cm_2007

 

 

박희섭 작가는 자연스러운 색으로 배경이 그려진 한지에 자개라는 재료를 붙여 동양적 공간을 만들어냅니다. 작가는 질료가 주는 아름다움과 수공예적 섬세함의 어우러짐으로 형이상학적이면서 심미적 공간을 만들어냅니다. 조명에 의해 자개의 질감에서 우러나는 오묘한 빛깔과 배경으로 표현된 색색의 자연색은 동양적 미(美)를 구현함을 알 수 있습니다.

서자현 작가의 작품 속에는 거북이 등껍질을 이고 있는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매 순간마다 다양한 선택을 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많은 어려운 상황을 직면 하기도 하고, 많은 책임을 지게 되는 의미를 드러냅니다.  예컨대 한 가정의 가장은 가족 모두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많은 것을 희생하기도 하고, 사회의 부조리적 단면 앞에서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기도 합니다. 또한 신앙인으로서 사회에 살아갈 때, 거룩한 부담감으로 모든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작가는 이러한 여러 가지 부분들을 거북이 등껍질에 이입시켜 표현하였으며, 나아가 보이지 않는 영적 세계의 접근에 대한 고민을 담았습니다.

 

 

이명진_Wonder Wall_acrylic on canvas_162x194cm_2007

 

 

이일우_Stand Bilder_C-print_79x79cm_2004

 

 

성유진 작가는 현대성에서 급격하게 변모되는 장소에 대한 조망을 설치와 사진을 통해 보여줍니다. 개발에 의해 급격하게 변하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개발도상국에서의 건물이나 동네는 더 이상 과거의 그것이 아니며 새로운 역사에 의해 만들어지고 또 계속해서 변모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작업은 과거와 현대의 건물이 상충되면서도 묘하게 어울려 지금의 한국의 정체성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가로수길 역시 신사동의 은행나무가 있는 작은 골목길을 중심으로 건물들을 하나하나 찍어 조합하여 기호화 된 도시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이명진 작가의 회화는 나뭇잎들과 그 사이로 보이는 풍경이나 사물들을 무채색 톤 군복무늬처럼 캔버스에 꽉 채워 그린 작업입니다. 작가는 작업실 창밖을 늘 내다보면서 무성한 나뭇잎에 가려졌던 풍경 사이로 언뜻 보이는 사물들을 발견하고, 볼 때 마다 다르게 보이는 풍경을 통해 수많은 이미지가 생사 (生死)하는 이 시대를 경험하고 사유하기도 합니다. Wonder Wall 작품 시리즈의 화면 속 나뭇잎들 사이로 보이는 메두사, 십자가, 노란 금지선, 표어, 기념비적 조각, 영웅의 얼굴, 일반시민 등은 역사 속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존재하는 세상의 아이콘들인데, 그것들은 각각의 정체성으로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군복의 보호색처럼 그려진 나뭇잎 개체가 의미하는 거대한 집단 사회의 환경 안에서 부분적 역할을 합니다.

 

 

장희진_a Space_Gouache_Gel on Modelled Canvas_50x50cm_2006

 

 

정재호_Night Scape-3_oil on wood panel_87x150cm_2007

 

 

이일우 작가의 strandbilder(해변의 초상) 시리즈는 오늘날 미술에서 초상은 주로 작가 자신의 셀프 포트레이터가 갖는 의미는 과연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Strand(해변)와 Bilder(그림들)라는 복합어의 제목을 사용했듯이 그의 작업에서는 장소와 인물에서 이 시대의 초상화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같은 해변에서 만난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나이, 인종, 국적, 성별, 직업 등 일반적인 특징뿐만 아니라 성격과 성향까지도 드러나는데, 평범한 휴양지에서의 타인들의 초상이지만 일상이 공유된 현대인들의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장희진 작가의 작업은 회화, 사진, 공예 장르를 두루 포함하는 평면 작업입니다. 캔버스 사각 틀 안에 음영으로 처리된 이미지는 가까이서는 표면의 줄무늬가 만드는 빛의 각도에 따라 추상화로 보이며, 멀리서는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사실적 풍경화로 보입니다. 가장 평범한 일상 풍경 속에서 실재와 그림자, 시간과 공간, 인공과 자연의 이분법적 요소에서 출발하지만 빛의 각도에 따라 얻어지는 물성과 회화, 사진, 공예 장르를 아우르는 총체적 요소는 분명 새로운 방법으로 나타내집니다.

 

 

정헌조_연속된 현재(Continuous Present)6ea_caborundum on paper_ea30x40cm_2005

 

 

홍순명_Sidescape-Morocco_유화_53x73cm_2006

 

 

정재호 작가의 회화는 주변에서 흔히 보게 되는 도시와 자연의 풍경화입니다. 그러나 형상으로서의 풍경이 아닌 단순화되고 기호화된 것으로 이미지가 밀리거나 중첩되어 보이는 그림입니다. 작가는 그의 작업실을 중심으로 늘 다니던 길, 그 옆에 세워둔 자동차, 창문을 통해 보는 아파트들, 하늘의 구름이라는 주변풍경과 물통에 담겨진 맥주병들, 배달된 피자박스 등 사람과의 관계를 암시한 일상의 단편적 장면들을 그립니다. 한 개의 선택된 이미지는 마치 조각난 거울에 비춰진 것처럼 혹은 기억의 연상 장면처럼 작은 파편으로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정헌조 작가는 종이, 연필, 아크릴 물감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재료와 조형의 기본 형태인 점, 선, 면으로 시간에 대한 다양한 풍경을 그려냅니다. 판화 작업을 꾸준히 해온 완숙한 솜씨로 표현된 그의 작업은 매우 섬세하고 정교합니다. 물질을 단순하면서 섬세하게 잘 다룬다는 것은 내면의 근원적인 접근으로서 매우 정신적이며 철학적인 것의 표현입니다. 작품에서는 물이 수면에서 햇빛과 바람을 받아 찰랑거리며 파장을 만들어가는 것을 선으로 그려내고 있는데, 일러스트같이 간결한 선의 물결은 앞에서부터 넓은 형태의 파장으로 시작되어 뒤로 갈수록 점점 좁아져가는 유기적인 선의 흐름으로 연결됩니다. 

홍순명 작가의 회화는 언뜻 보기에는 색채가 단조롭고, 형태나 구성이 매우 정적으로 보이지만 작은 움직임들과 약간의 변형된 구도에 의해 예사롭지 않은 사건이나 상황, 공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하루에도 엄청나게 쏟아지는 정보와 이미지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매일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전쟁, 사건, 사고라는 크고 작은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거나 추상화 시킨 풍경과 인물은 인터넷과 디지털카메라로 대치되면서 포스트모던의 작가들에게 무궁무진한 소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작업은 여기에서 보드리야르나 크라우스의 사진의 다수성, 사실성, 반복과 시뮬라크르라는 포스트모던의 세계를 뛰어넘어 또 다시 원본화 시키는 형이상학적 모더니즘을 병행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Sidescape>의 작업은 오리지널하지 않은 다양한 이미지가 섞이고, 공존하는 포스트모던의 세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실존사건에서 출발해 이미지로 기호화된 사진을 다시 재차용한 것으로 그 전부가 아닌 그것의 부분을 사용하였고, 다시 회화라는 원본으로 그렸습니다. 실제와 이미지, 이미지와 원본, 실제공간과 회화의 공간은 서로 섞이며 원본의 개념과 작가의 작업은 서로 공존하면서 좀 더 현실적 세계로 진입하면서 자연스러운 상태가 되고 회화로 또 다시 나타냅니다.

 
 

 

 
 

vol. 20080104-2008 세오갤러리 소장 작품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