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민 개인展

 

- Daily Drawing Diary -

 

April 2nd, 드로잉, 2007

 

 

대안공간 미끌

 

2007. 5. 9(수) ▶ 2007. 5. 23(수)

오프닝 : 2007. 5. 9(수) 오후 6시

서울 마포구 합정동 360-17 우남B/D 2F | 02_325_6504

 

https://www.miccle.com

 

 

July 18th, 드로잉, 2007

 

 

만일, 그 애가 발레리나였다면 그녀에게 춤추듯 가벼운 동작만을 기대하기는 힘들 거야. 하지만 그 애는 뭔가 달라! 지치고 느릿한 신체로 어떻게든 둥실둥실 세상을 부유하는 녀석의 움직임은 말야. 척박한 삶에 꽃을 피우고, 그 꽃들에 날개를 달아주고, 그 모두가 노래 부르고, 꿈꾸고, 진정으로 그 꿈들을 서로가 나눌 수 있도록 도와주지. 이건 그 애의 일기야. 그 애의 삶을 꿈과 몽상, 공상으로부터 빼내오는 일은 불가능 할 거야. 왜냐 하면, 녀석은 많은 친구들을 두었거든. 그녀의 친구들은 실제로 현실에 발 붙이고 꼼짝 없이 눈만 깜빡이며 고른 숨만 쉴 줄 아는 바보들이 아니거든. 그래! 그 애에게는 참으로 많은 비밀이 있어. 그건 마치 다락 깊이 숨겨둔 보물들처럼 그 애의 마음과 정신의 눈을 통해서만 살아 숨쉬는 행복하고 즐거운 상상 속의 비밀들, 비밀의 친구들. 상상이 있다면, 현실은 문제 없어. 우리는 누구나 외롭고, 화가 나고, 싫은 일들을 겪으며 살아갈 수 밖에 없지만 말야. 마음의 눈을 간직할 수만 있다면, 고된 현실도 즐거운 놀이로 변화시킬 수 있을 거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의 자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자유, 진실과 거짓말을 구분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 우리의 현실과 상상을 경계를 허물어버릴 수 있는 자유. 아! 자유! 이 모든 것들이 엉터리처럼 뒤섞여 있을 때 다시금 알록달록한 블록들을 모아 새로운 세계를 만들 수만 있다면…… 어떨까? 재미있을까? 혼란스러울까? 어지러울까? 흡족할까?

 

 

October 1st, 드로잉, 2007

 

 

샬롯, 아몬드 혹은 숫자 11 그리고 오후 3시는, 그러니까 그 애는, 자신의 꿈과 상상 속에서 얼마든지 고통 없이 분열하고, 무엇으로든 변신 가능 하고, 모두의 입장이 되어 보고, 그것을 결코 난처해하지 않고, 이 무한한 시공간 속에서 그 무엇이 나이건 상관 없는 존재가 되어 수 많은 놀이를 즐기고 있어. 그리고 녀석은, 이 모든 경험을 차근차근 기록하고 남기게 되었지. 그래. 이건, 그 애의 주관적인 사유이기도 하지만, 친구들의 얼굴, 함께 부르는 노래 소리, 누군가의 울음 소리, 뛰어다니는 소리, 서로가 속삭이며 떠드는 텍스트와 이미지들은 말 그대로 그 애의 상상의 현장에 대한 생생한 기록들인 거야. 이 기록들은 저마다 스스로 씌어지고, 스스로를 뽐내는 것이기도 하지만, 기록되는 그 순간 지난 기억은 쏜 살 같이 망각의 세계로 건너가 버리고, 또 다른 스토리로 즉각적으로 변화하고, 그러다 다시 둥실 떠오르고 또 다시 잊혀지는 거야. 그렇게 그 애의 드로잉은 삐죽삐죽 현실과 꿈과 상상과 고통과 즐거움과 행복감과 지루함과 평화로움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어. 그 애의 공상이, 아니 그 애의 망상이 현실을 괴롭히지는 않느냐구? 궁금하다면, 알고 싶다면, 지금부터 그 애의 망상 속에 스르륵 잠입해보자구! 현실과 망상을 가로지르는 이 즉각적인 실시간 접촉들이 얼마나 엉뚱하고 기발한 광경일지 기대되질 않니!

 

 

March 2nd, 드로잉, 2007

 

 

저길 봐! 그 애가 다시 상상의 바다로 다이빙한다. 여전히 느리고, 아직은, 어두운 표정이지만 그 애가 다시 친구들을 만나고, 새로운 친구를 창조해내고, 여러 가지 이름을 겁내지 않고, 모두가 되기도 하고 아무가 되기도 하며 무궁무진, 새로운 놀이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 그 애는 그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 되고 말 걸! 가자. 샬롯, 아몬드 혹은 숫자 11 그리고 오후 3시에게. 가서 우리도 그냥 웃고, 울고, 소리치고, 덤벙대자!

 

유희원

 
 

 

 
 

vol. 20070509-전지민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