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사진展

 

- 묏동 -

 

 

 

갤러리 룩스

 

2007. 5. 2(수) ▶ 2007. 5. 15(수)

오프닝 : 2007. 5. 2(수) 오후 6:00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5 인덕빌딩 3층 | 02-720-8488

 

 

 

 

작업노트 | 묏동

 

묏동은 단순히 묘지가 아니다. 자연이며 풍경이다. 바다가 산이 되고 산이 다시 강물이 되는, 역사 속에 순응하는 땅이며 우주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묘지는 죽음이며 단절이며 끝이며 절망이며 허무다.

어린 시절, 혹시 이른 봄 뒷동산에 올라가서 햇볕 잘 드는 묏동에서미끄럼을  타고 놀던 기억을 가져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그것이 그저 우리 일상의 풍경이었음을.

자연이 문명의 반어적 의미로 쓰여 진다면 문명은 자연의 반어적 의미가 될 것이다. 그런데 때로 문명이 얼마나 우리를 틀에 가두고 옹색하게 만들고 피폐하게 하는지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 문명의 틀 속에서 바라보았던 암울한 묘지가 어느 날  별로 슬플 것도 아름다울 것도 없는 그저 양지바른 언덕에 있는 자연으로 다가 왔다. 그것이 나에게는 또 다른 자유였다. 죽음에 대한 조금은 객관적인 시선, 답답한 현실에 대하여 한 발 물러서기, 암울한 미래에 대한 여유, 삶은 때로는 정체되기도 소통하기도 하는 강물 같은 것이더라고. 그러다보면 결국 바다에 이르게 되는 것을 알게 된다.

 

 

 

 

묏동은 반만 둥글다.

 

둥글다는 것은 형체다. 형체는 현실이며 증명이다. 그래서 우리의 묏동은 친절한 형식이다. 우리는 죽음에 대하여 반만 알고 반만 기억하면 된다. 나머지 반은 지하에 있으니 우리의 소관이 아니다. 그것은 신의 영역이며 그러기에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가면 둥근 모습은 자연스럽게 자연으로 돌아가 형체를 잃고 만다. 이것이 순리임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자연의 순리를 기다리기에는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고 있기에, 또한 자나치게 영구불변하는 치장을 하러들기에 묏동은 또 다른 자연의 훼손으로 여긴다. 그래서 이 풍경은 어쩌면 100년 후 우리가 그리워 할 또 다른 자연일지도 모른다.

 

 

 

 

풍수지리를 찾아서?

        

땅에도 기(氣)가 있어 택하고 다스려서 명당을 쓰면 자손대대 복을 받는다는 주역에 논거 한 학설이다. 나는 풍수지리는 도통 모른다.  뒤에 야트막한 산이 둘러 있고 앞이 좀 트이고 냇물이 그 앞을 굽어 흐르면 좋은 자리인가 부다 하는 생각이 든다. 허긴 이런 자리가 있으면 산 자에게도 편안하지 않겠는가!

 

 

 

 

왜 사라지는 것을 기억하려 하는가?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연민이나 아쉬운 눈으로 사물을 바라보려는 의도는 없다. 나는 과거의 이야기나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으로 대상을 바라보지는 않는다. 이 시간에 그 공간에 있다는 존재 증명의 제시이다.

기억되어지고 싶어 하는 자는 기억하는 자의 의식이 깃털보다 가볍 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자연은 이 모든 기억을 스스로 정화한다.

 

 

 

 
 

김지연

개인전

2002 정미소 (갤러리 룩스, 전주) | 2002 Rice mill (Lux gallery, Seoul. Jeonju)  2005 나는 이발소에 간다(서울. 광주) | 2004 Barber (Seoul. Kwangju) | 2007 묏동 (갤러리 룩스)

단체전

2001 남광주 (전주예술회관) | 2001  South of Kwangju station(Jeonju) | 2003 주유소 (디프,서울) | 2003  Gas station (Seoul) | 2003 전주천(사진쟁이,서울) | 2003  Stream of Jeonju (Seoul) | 2004 대동산수 (원주. 서울) | 2004  Deadongsansu(Wonju. Seoul) | 2004 다큐먼트전(서울시립미술관) | 2004 Document (Seoul Museum of Art, seoul) | 2006 연접지점 (구도청,광주) | 2006  Conjungtion Point (Kwangju) | 2006 대동산수(공평아트홀,서울) | 2006  Deadongsansu(Seoul) | 2006 얼굴의 시간 시간의 얼굴 | 2006  Media clash(art space hue) | (아트스페이스 휴, 서울) | 2006 ‘계남마을 사람들’ 전시 기획(공동체 박물관 계남정미소, 전북 진안) | 2006 ‘마이산으로 가다‘ 전시 기획(공동체 박물관 게남정미소, 전북 진안) | 2007 ‘작촌 조병희 선생님을 기리며’ 전시 기획(공동체 박물관 게남정미소, 전북 진안)

 
 

vol. 20070502-김지연 사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