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메일 - ZAIN- 마리 이야기展 - 20070308
 

 
 

 

 

ZAIN- 마리 이야기展

 

권소원_calender_영상설치_2006

 

 

코리아나 미술관

 

2007. 3. 8(목) ▶ 2007. 4. 28(수)

서울 강남구 신사동 627-8번지 | 02_547_9177

www.spacec.co.kr

 

참여 작가 : 마리 로랑생, 권소원, 함경아, Sasa, Yun Lee, Ana Laura Alaez, 서효정, 한동훈

 

 

마리 로랑생_악기를 든 여인

 

 

맵시 있고 아름다운 여성이라는 뜻의 '자인(姿人) ZAIN'을 전시타이틀로 하는 이번 <ZAIN-마리 이야기>는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을 주제로, ‘여성 삶의 리얼리티’에 대한 의미 있는 언급과 질문을 던져보고자 기획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코리아나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프랑스 작가 마리 로랑생 (Marie Laurencin, 1883-1956)의 여성이미지 15점이 국내 최초로 소개된다. 전시 타이틀로 제시된 ‘마리(Marie, Mary)’는 바로 마리 로랑생의 이름을 차용, 이를 여성에 대한 통칭으로 가정한 것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국제 비엔날레를 비롯, 국내외 미술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 7명이 참여하여 여성 삶에 대한 여러 해석들을 비디오 영상, 설치, 사진 작품으로 제시한다. 작가들은 단순히 여성성에 대해 평면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문화적 심리적 관점에서 여성의 복잡하고 유동적인 삶의 양상들을 드러내고, 여성의 시 공간에서 일어나는 실질적 고민과 감성을 작품 속에 담아낸다. 이 시대 여성을 둘러싼 다층적인 맥락에 대한 긍정과 비판을 작품으로 번안하는 이번 전시는 여성들의 삶과 욕망, 감수성에 의미를 부여해보고자 한다.

 

 

마리 로랑생_여인들

 

 

III. 전시 내용

 

고대부터 현대까지 여성에 대한 수많은 텍스트들이 존재해왔다. 여성의 행동을 통제하는  규범서들과 보이지 않는 사회적 제도가 있어왔으며,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1970년대 이후에는 타자로서의 역할을 거부하고 여성의 주체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일련의 페미니즘 운동과 비평들이 활발히 진행되어왔다.

국내에서도 90년대 이후 사회 전반적으로 다원주의와 소수자에 대한 인식의 전환, 젠더이론에 대한 연구가 확장됨에 따라 여성성과 여성문제를 환기시키는 전시들이 여러 차례 개최된 바 있다. 이들 전시는 여성의 주체적 시각에서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전복하고, 여성에서 부여된 고정적인 역할을 비판적으로 밝혀내며, 그것의 이데올로기적인 컨텍스트에 의문을 제기하려는 것이었다. 또한 이를 통해 가부장 사회라는 그물망에서의 여성 존재를 정치적으로 환기시키고자 하는 것이었다.

코리아나 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ZAIN- 마리 이야기>전은 90년대 이루어진 다소 강하고 급진적인 메시지적 성격의 페미니즘 경향의 전시라기보다는, 회화, 사진, 설치, 영상 등의 작품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 삶과 존재의 양상들과 여성들의 개인적, 사회적 욕망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굳이 페미니즘이라는 거대담론이나 구호보다는 여성 삶에 녹아있는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심리적인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제시함으로써 여성을 둘러싼 다양한 스펙트럼을 환기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남성 대 여성이라는 타자로서의 여성을 의미화 하기보다는, 즉 여성이라는 존재자체가 가지는 정치적인 함의들을 작품으로 드러내기 보다는, 여성의 실존적 경험이나 여성의 사회적 심리적 신체적 경험을 작품으로 은유화함으로써 오늘날 여성의 다양한 현실들을 보여주고자 한다.

 

 

함경아_Imaginary Mother of Ms. Paik

 

 

마리 로랑생(Marie Laurencin, 1883-1956)

 

이번 전시에서는 19세기말-20세기 초 프랑스 작가 마리 로랑생의 유화, 수채화, 판화, 드로잉 등 15점을 국내최초로 전시, 당대 여성 이미지의 새로운 면모를 소개한다.

마리 로랑생은 19세기 후반 파리에서 출생하여 1910년대 초 피카소와 브라크, 아폴리네르 등 당대 남성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펼친 작가이다. 또한 그는 19세기말 20세기 초 당대 유럽 사회에서 여성에게 부가된 부르주아 여성 이데올로기를 거부하고, 화가로서, 문학가로서, 그리고 동성애자로서 자신의 길을 당당히 견지한 독립적인 여성이기도 하다. 그녀는 순수미술분야에서 뿐아니라 인테리어 디자인, 무대 미술, 일러스트레이션 등 다양한 시각예술분야에서 활동하였고, <밤의 수첩(Carnet des nuits)>(1942)이라는 저서를 출간하기도 하였다. 사생아로서 불우한 성장과정, 불안한 결혼생활, 1차 세계대전의 경험과 이후 스페인으로의 망명생활 등으로 인해 경험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작가는 동성인 여성들에게서 위로받고 상처를 치유받았다. 그녀 작품에 강박적일만큼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여성 이미지들은 바로 이러한 삶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 단순한 형태와 파스텔 톤의 색으로 그려져 서정적이면서도 감각적으로 표현되는 여성들 사이의 섬세한 관능은 일종의 트레이드 마크로서 반복되어 표현되는데, 이는 동성애자로서의 특유한 세계를 감각적인 세계로 전환시킨 결과이다.

 

 

Ana Laura Alaez_Make up Sequences_영상

 

 

권소원 (1964)

한국계 미국인으로 국제 비엔날레에 여러 차례 참여해 왔으며, 휘트니 미술관 등 미국 내 주요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개최하는 국제적인 여성 작가이다. 블루프린트 드로잉, 컴퓨터 애니메이션 등으로 여성 신체의 사회 정치적 의미 및 여성의 실내 거주공간에 대한 젠더구조를 표현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열두 달을 상징하는 열두 대의 텔레비전 모니터를 통해 여성 신체를 영상 드로잉으로 표현, 여성의 주기와 순환을 상징화한다.

 

함경아 (1966)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영상 설치 작품 <P씨의 상상의 어머니>는 출생과 함께 어머니의 부재를 경험한 한 여성 P씨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가는 P씨에게 상상의 어머니를 그려달라는 부탁을 하였고 그녀는 정답 없는 질문에 글기와 지우기를 반복하였다. 이 결과물은 10점의 드로잉과 이를 동영상화한 애니메이션으로 이루어져있다. 동영상화 과정 중 디졸브 효과에 의해 제2, 제3의 모습이 재창조되어지는데, 이는 박씨의 기억할 수 없는 어머니에 대한 인식과 혼돈과 갈등, 그리움과 아련함, 부재에 대한 막막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Ana Laura Alaez_afraid of being in love_사진_2005

 

 

아나 라우라 알라에즈 (1964)

스페인의 대표적인 작가 아나 라우라 알라에즈는 화장과 의상으로 외모를 끊임없이 변화시키고 복합적이고 유동적인 이미지를 창조하고자하는 현대 여성들의 갈망을 영상작품으로 표현한다. 싱글 채널 비디오 영상작품 <메이크 업 시퀀스 Make up sequences>에는 작가 자신을 주인공으로 메이크 업과 악세서리에 의해 그 이미지가 끊임없이 바뀌어지는 16개의 서로 다른 장면이 등장한다. 이들 얼굴은 고정된 의미작용을 거부하는 표피적인 이미지들로 읽혀진다.

 

윤리 (1971)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 출신의 윤리는 토마스 루프(Thomas Ruff)에 발탁되어 독일과 유럽미술계에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이번에 선보이는 ‘Private World’ 시리즈는 여성 초상화와 정물을 결합, 이미지 사이의 연상 작용을 일으키는 새로운 형식의 작업이다. 작가의 지인들이기도 한 작품 속 여성들은 그녀의 직업, 캐릭터, 성격 등 사적이고 개인적인 세계를 대변하는 오브제들과 접합된다. 미술사학자, 건축가, 엔지니어 등 각각의 여성 이미지들은 그녀들을 상징화하는 오브제들과 함께 재현되어 그들의 독자적인 아우라를 부각시킨다.

 

 

Yun Lee_simone_photo_2006

 

 

사사 (1971)

미국의 유명 팝 아티스트 패리스 힐튼를 개념화시킨 텍스트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패리스 힐튼을 21세기 팝계의 패러다임을 뒤흔든 선구적인 여성 아티스트로 바라본다. 붉은색 휘장에 금박으로 새겨져 8미터 벽에서 내려오는 그녀의 이름은 여성 파이오니어로서의 역할을 의미화 한다.

 

한동훈 (1971)

사진작가, 뮤직 비디오 감독으로 활동 중인 한동훈은 광고 이미지에서 이상화되는 여성 이미지의 전형을 사진 영상작품으로 드러낸다. 이번전시에서 작가는 심리학자 융이 지칭한 여성 속에 무의식적으로 내재된 남성성, ‘아니무스’를 사진 영상작품으로 제시하며, 또 일반 여성들을 촬영, 평범한 모습에서 이상화된 모습으로의 반전을 제시함으로써 광고 속 여성 이미지의 허구를 지적한다. 광고에서 반사되는 모습들은 자본의 논리에 의해 조작되고 가꾸어진 이미지들이라는 것, 즉 광고에 등장하는 이미지와 동질화하려는 인간의 욕망의 산물일 뿐, 실재가 아닌 가상이라는 것이다.

 

서효정 (1972)

인터렉티브 미디어 아티스트로, 전시뿐 아니라 공연예술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여성작가이다. 현재 SADI 교수로 재직중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여성 자궁의 이미지와 개념을 인터렉티브 영상 설치 작품으로 형상화한다. 작가는 자궁을 인간이 태초의 기억을 공유하는 공간이자, 영원한 창조의 근원이며, 여성의 내면과 고유의 생명력을 발화하게 하는 여성 에너지의 원천으로 바라본다. 여성 자궁은 단순한 신체기관이 아니라 감탄과 경배, 흠모의 대상인 것이다. 관람객은 자궁을 형상화한 은밀한 공간으로 유도되고, 그 속에서 인터렉티브 영상을 통해 태초의 기억을 떠올리는 환상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vol.20070308-ZAIN- 마리 이야기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