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메일 - 김철호-교육자로서의 삶과 예술展 - 20070214
 

 
 

 

 

김철호-교육자로서의 삶과 예술展

 

- 지역미술의 흐름과 발전과정 조망 -

 

고산사_53.0×45.5

 

 

대전시립미술관

 

2007. 2. 14(수) ▶ 2007. 3. 25(일)

오프닝 : 2007. 2.14(수) 오후 2시 미술관 2층 중앙홀

대전시 서구 만년동 396번지 | 042_602_3200

 

 

목련_90.9×72.7

 

 

김철호 ; 미술인의 영원한 스승, 지역화단의 개척자

1925년 충청남도 연기군 금남면에서 출생한 김철호는 대전공업학교를 졸업한 뒤 독학으로 미술에 입문하여 중등교원 검정고시를 통해 미술교사로서 미술의 길로 접어든다. 1951년 유성중학교를 시작으로 강경상고, 대전고등학교를 거쳐 90년 호수돈여고에서 정년퇴임할 때까지 40년 동안 평교사로 오롯이 가르치는 일과 자신의 작품세계에 몰두하며 갓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대전화단을 오늘날과 같이 풍성하게 만드는데 자양분 역할을 한 작가 중의 하나이다.

 

그의 교육방법은 교학상장(敎學相長)으로 설명될 수 있는데 스승과 제자는 한쪽은 가르치기만 하고 다른 한쪽은 배우기만 하는 상하관계가 아니라 스승은 학생들에게 가르침으로써 성장하고, 제자 역시 배움으로써 나아진다는 신념아래 가르침에 앞서 화업에 대한 성실한 자세와 애정으로 자신의 화풍을 만들어 가는데도 결코 게으르지 않았다. 그는 그림을 통해 사람됨을 강조하며 예술을 통한 인성교육에 중점을 두었다. 한결같고 성실한 그의 작품제작 태도는 제자들로 하여금 귀감이 되어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한국화단의 거목으로 성장한 이종상, 유희영, 이철주, 김인중 등 제자들의 활동사항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양치는소녀_53.0×45.5

 

 

그의 작품은 사실주의 계열의 풍경과 정물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 소재 선택에서 붓질에 이르기까지 대상을 사실 그대로 표현해 자연과의 합일을 자신만의 독특한 조형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그의 붓질은 다소 두터우며 간략하고 소박하게 대상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는데 야외 현장에서 완성하는 제작방식과 연관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소품이 많은 것도 여기에 연유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사생회를 이끌며 회원들을 직접 지도하기보다 야외스케치에서 자신의 작품 한점을 반드시 완성하는 것으로 지도법을 대신했다.

 

동학사 설경, 마곡사, 대둔산, 갑사의 잔설, 벚꽃시내 등 우리주변의 풍경들은 그의 따뜻한 시선과 정감어린 마음으로 표현되고 있다. 초기작부터 최근에 제작된 작품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소박하고 무기교적 필법은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자연이 갖고 있는 본질에 다가가고자 하는 그의 의지가 독득한 필력으로 대변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계절에 따라, 시간에 따라 변하는 자연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갓 피어나는 목련과 생동하는 봄, 한여름 계곡의 풍경, 잔설이 남아 있는 겨울풍경 등 그의 작품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담고 있어 자연의 생명력을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금은 개발로 사라진 대전 주변의 풍경이 기록사진처럼 그의 작품 속에 남아 있어 화가의 눈으로 바라본 대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기도 하다.

 

 

 

벚꽃시내_90.9×72.7

 

 

문화의 기반이 척박했던 1959년 첫 개인전 연 이후 미술협회, 구상작가회, 녹청회, 사생회, 우경회 등의 활동과 노력은 대전화단의 개척자로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으며 지금의 화단이 형성되기까지 든든한 밑거름이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제자양성과 화업의 고된 길을 함께 해온 그의 화력 50년을 되돌아보는 이번 전시는 1950년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제작한 작품 60여점을 전시하여 그의 작품세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특히 여러 사조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사회변화 속에서도 자연물을 소재로 삼아 일관되게 추구해온 김철호 화백의 작품세계는 풍경화에서는 가히 독보적이라 일컬을 수 있다.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는 기록들을 전시장 중간 중간에 설치하여 그의 화력과 교육자로서의 활동영역을 총체적으로 조명해 보고자 한다.

 

 

해돋이_116.7×90.9

 

 

전시의의

묵묵히 제자 양성과 화업에 매진해 온 김철호 화백의 교육자로서의 활동과 작품세계를 돌아보는 이번 전시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우선 그의 삶은 한국역사의 질곡 및 대전현대미술의 태동과 궤적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예술세계를 살펴보는 것은 대전현대미술의 발전과정을 전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한국현대미술, 지역화단의 중견작가들로 단단한 자리 구축을 하고 있는 제자들의 활동사항을 통해 미술계에서 우리지역의 화단의 위치를 다시금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참여하고 조직했던 ‘녹청회’, ‘사생회’, ‘우경회’, ‘구상작가회’ 등의 그룹 활동은 우리지역의 미술문화 발전에 많은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사생회’는 그림을 좋아하는 일반인과 전문가들이 함께 한 동호인 그룹으로 30여년을 이어오며 우리지역 미술인구 저변확대에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지역은 미술의 발전을 위해 살아온 수많은 작가들이 있다. 이미 고인이 된 작가들도 있고, 오랜 세월 속에 이제는 붓을 잡을 수 없을 만큼 연로한 작가들도 있고, 지금도 고독한 화업의 길을 묵묵히 이어가는 작가들도 있다. 지역이라는 한계 때문이 때로는 그 평가가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기에 고된 화업의 길에 위축감이 그들을 엄습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지역미술의 발전이 더딘 것도, 지역을 떠나가는 작가들이 많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 여겨진다. 지난 이동훈전, 한밭미술의 여정전에 이어 개최하는 김철호전은 지역미술의 발자취를 살펴보고 집중 조명함으로써 우리지역의 문화양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이곳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에게 희망과 활력을 넣어 주고자 한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단순한 개인사적 조명에서 벗어나 우리지역 미술계에 많은 것을 시사할 것이라 생각된다.

 

 

 

농무_33.3×24.3

 

 

 
 

 

 
 

vol.20070214-김철호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