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개인展

 

누드1,The gaze,60 ×90.5㎝,oil on canvas,2006 

 

 

대청문화전시관

 

2006. 11. 21(화) ▶ 2006. 11. 30(목)

대전시 대덕구 미호동57  | T.041-932-0311

 

 

  누드 2,The gaze,72.5× 72.5㎝,oil on canvas, 2006

 

 

깊고 진지한 내적 정서를 표현

신항섭(미술평론가) 

 한국에 서양화가 도입된 것이 1910년대이니까, 100년도 채 안됐다. 일본 유학파들에 의해 아카데미즘과 사실주의 절충식인 기형의 미술양식이 자리 잡기 시작한데다, 아카데미교육은 전무한 상태였으니, 20세기 이전의 미술양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사실주의 이전의 미술양식은 아예 구경조차 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그런데 최근 일부 구동구권 및 미국 등지에서 아카데미교육을 받고 돌아온 작가들에 의해 진정한 사실주의 및 고전주의 양식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비록 시대적인 차이는 있을망정 미술양식이란 점에서 보면 고전주의까지 끌어올리게 된 것이다. 김정남의 작품은 고전주의 표현양식의 범주에 들어간다. 전통적인 엄격한 형태 및 채색기법은 물론 빛과 음영의 극적인 대비를 통해 엄숙하고 숭고한 이상미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는 시대감각으로 볼 때 시대를 역행하는 일이다. 그러나 장르간의 붕괴현상조차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현 시대상황에서는 이미 시대적인 구분이나 표현양식의 분별은 무의미하게 됐다.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작업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오늘의 미술환경은 훨씬 개방적이고 낙관적인 상황으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누드3,The gaze,61 ×91㎝,oil on canvas, 2005

 

 

 그가 새삼스럽게 비구상작업에서 고전주의 양식으로 과감히 변신하게 된 것도 이런 시대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으리라. 다른 작가들이 햇볕을 좇아 야외에서 작업하는 시간에 그는 닫힌 공간, 즉 화실작업에 전념한다. 자연의 빛보다는 인위적인 빛을 신뢰하는 고전주의 방식대로 실내의 빛이 만들어내는 깊고 그윽한 이미지를 찾아나서는 것이다. 따라서 형태를 구분하는 윤곽선은 명료하지 않다. 칼로 그은 듯이 명료하게 나뉘는 현대적인 사실주의 기법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그렇다고 애매하거나 모호한 것은 아니다. 이는 시각적인 이미지와 함께 내적인 정서를 중시함을 뜻한다. 인물이든 정물이든 실내공기와 빛과 하나의 몸체를 이룬다. 그러기에 윤곽선은 언제나 주변상황, 즉 배경에 물려 들어간다. 현대적인 사실주의 기법에서 요구되는 냉철한 윤곽선은 실제에 육박하는 것이지만 거기에는 따스한 정서가 결여되어 있다. 다시 말해 그림으로서의 따스함, 공기에서 느끼는 온기감이 부족한 것이다. 이에 반해 그의 그림은 부드럽고 여유가 있으며 너그럽게 느껴진다. 이는 어느 면에서 현대회화가 놓치고 있는 부분을 표현하고 시선을 자극하기보다는 마음을 끌어당기는 고상함이 존재하는 것이다.

 

 

누드4, The gaze,60.5 ×73㎝,oil on canvas, 2006

 

 

 당연하게도 그의 그림은 해부학에 근거하는 정확한 인체묘사를 골격으로 하여 견고한 구성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빛에 의한 풍부한 색채와 세밀한 표현으로 대상을 명확하게 규정해보이기도 한다. 주로 화실에서 모델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그러기에 경직된 포즈를 피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런 가운데서도 그는 무언가 자기만의 조형공간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관철한다. 가령 배경에 꽃 따위의 연속무늬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독자적인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런 시도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그의 그림에서 아주 효과적이다. 물론 정물화에서도 이런 식의 배경 설정은 역시 유효하다. 화실작업이면서 모델을 공유하는 단조로움을 벗어나 보다 다양한 시각적인 이미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배경만을 바꾸는 작업인데도 의외로 풍부한 시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연속무늬가 단순한 장식으로서만이 아닌, 화면의 분위기 전체를 좌우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화실공간이라는 한정되고 답답하며 단조로운 상황을 극복함은 물론 한층 고상한 분위기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발상은 회화적인 상상력의 소산이다.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의적으로 해석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그 자신의 조형공간을 확장하게 된다.

 

 

정물1,Old Memory, 90 ×72㎝,oil on canvas,2005

 

 

 그는 정물에서도 통일된 이미지를 통해 자신의 관점을 보다 명확히 제시한다. 다시 말해 유사한 이미지의 소재를 반복적으로 등장시킴으로써 통일된 시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한국의 전통적인 색채이미지라고 할 수 있는 오방정색 무늬가 있는 소재들을 채용하여 통일성을 부여하고 있다. 색동천을 비롯하여 도령허리띠, 실패, 조각보 따위에 쓰이는 오방정색 무늬에서 오는 강렬한 원색이 작품마다 반복됨으로써 통일된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그는 자신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이러한 일련의 시도는 고전주의 표현양식이 가지고 있는 어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주목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그림의 전체적인 맥락은 여전히 깊고 그윽한 아름다움을 좇는다. 무엇보다도 흔들리지 않는 묘사력에서 발산하는 세련미와 고상함은 그림의 격조를 한층 높여준다. 이런 그림은 감상자에게 어떤 굳건한 믿음과 안정감을 준다. 경박한 표현이 아니라 엄숙하고 진지하며 안정적인 이미지를 통해 새삼 고전주의 시대가 가지고 있던 사회적인 분위기까지 이끌어내면서 교훈적인 메시지까지 전하고 있다. 차갑고도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대인의 삶에서는 때로 이런 무거움과 깊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역설하는 듯싶다.    

 

 

정물2, Invitation ,52.5 ×52.5㎝,oil on canvas, 2006

 

 

 정물3,Harmony,72 ×53㎝,oil on canvas,2005

 

 

 정물4,Old Memory,65× 63㎝,oil on canvas,2006

 

 

 

 
 

■김정남 ( Kim Jeong Nam )

 

개인전  

개인전 (대청문화전시관 2006),개인전 (수 갤러리 2006),개인전 (대치 갤러리 2002),개인전 (안동 시립 전시관 1999)

 단체전

사생회전 (대전 시립미술관 91),수채화전 (대전 시립미술관 93),현대미술작가 100인초대전 (서울 시립미술관 98)

인사동 사람들 (인사아트코너 96),현대전 (한수경 갤러리 95-97),신조형 수채화전 (서경 갤러리 99),한일 교류전 (송파 미술관 99),새천년 2인전 (대치 갤러리 2000),송파 여성 미술 작가 협회전 (롯데화랑 00-04),한국 미협 정기전 (예술의 전당 03~06),송파 미협 정기전 (송파 미술관 03~06),송파 미술 전람회 (문화원 초대 03~06),미국 뉴멕시코 국제 미술초대전 (미국 05),한강의 흐름전 (광진 예술전시관 05),청계천 100호전 (세종문화미술관 06)

수상

구상전 2회 입상 (과천 현대미술관 28회, 29회),미술 세계 대상전 입상 (서울 시립미술전시관 10회),무등 미술대전 우수상 (비엔날레전시관 18회),소사벌대전 입상(평택예술원 4회),대한민국 여성 미술대전 특선 (국제디자인 전시관 4회)  

현재

現 한국 미협, 송파 미협, 전업 작가회, 서울 미협 회원.

이메일:artjn2000@naver.com

 
 

vol.20061105-김정남 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