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진 수채화展

 

-The whisper of the Night-

 

one day night_blue emotion Ⅰ 145.5 ×112㎝ wacercolor on paper

 

 

갤러리 수

 

2006. 8. 9(수) ▶ 2006. 8. 15(화)

2006. 8. 9(수) 오후 6:00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98-55 | 02-733-5454

 

 

수원미술전시관

 

2006. 8. 22(화) ▶ 2006. 8. 28(월)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 409-2 |031-228-3647

 

 

달빛사냥 Ⅴ 65×72㎝ wacercolor on paper

 

 

빛이 결여되거나 부재한 상태인 어두움은 사물에 대한 가시성을 흐리게 해서 시지각적 인식에 의한 존재감을 탈각시켜낸다. 하지만 그 좌초된 시각성으로 인해 삐죽이 머리를 드는 촉각성은 어두움 속에서의 사물의‘근원적 존재감’을 극대화하기에 이른다. 혹여 어두움 속에서 숲을 손으로 더듬어 헤치고 나가며 길을 찾아야 하는 탈시각적 상황의 부자유함을 경험했던 이라면 당시손끝에 촉지되던 풀잎의 미세한 존재감을 기억하리라. 시각성에 의존하던 밝음 속에서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사물의 실존감을어두움 속에서 갑작스레 맞이하게 된 경우라 할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어두움이라는 것이‘시각적 인식의 결핍(缺乏)’과 함께‘실존적 인식의 충일(充溢)’이라는 대비적 차원을 동시에 제공하게 되는 셈이다. 어두움이 내려앉은 밤의 풍경을 화폭에 담아온 작가 김혜진에게 있어서 이러한 어두움 속의 사물에 대한‘시각적 인식의 결핍’과‘실존적 인식의 충일’은 동일하게 발현되지는 않는다. 즉 보이는 것과 느껴지는 것 사이의 대비적 인식이 명징하게 드러나지않는다는 것이다. 표면상으로, 그녀가 어두움에 대한 실존적 인식을 앞세우기 보다는 시각적 인식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어두움 자체를 몸으로 대면하고 성찰하기 보다는 어두움에 관한 소재주의적 차원을 응용한 채‘사물의 닮게 그리기’를 지속하고 있다는 그녀에 대한 우리들의 편견과 같은 것이다.그러나 김혜진의 작업에서‘시각적 인식’과‘실존적 인식’의 두 차원은 결국 우리로 하여금‘보이는 것’과‘느껴지는 것’사이의올바른 의미망에 천착하게 만든다.

 

 

one day night_blue emotionⅤ 53 ×53㎝ wacercolor on paper

 

 

생각해보자. 김혜진이 일상적인 풍경 속에서 특별히 밤의 풍광에 매료된 것은“처음엔 불나방처럼 밤의 현란한 불빛에 현혹”된 까닭이었다. 그녀에겐 도시의 다양하고 현란한 불빛은 우리들의 다양한 삶의 흔적들처럼 각양각색의 의미층이었고 불빛의 뜨거운 작열은 정열적인 우리들의 삶의 은유처럼 보였을 것이다.그런데 불나방이 불을 향해서 날아드는 이유는‘고온의 불’을 좋아하기보다‘밝은 빛’을 향하여 이동하는 양성주광성(陽性走光性)의 생물학적 본성으로부터 기인한다. 빛을 향해 일정한 각도를 유지하면서 날아가는 본성 때문에 불을 중심으로 나선형을 그려가며 다가가다가 자신의 삶이 다하는 죽음의 차원을 인지할 틈 없이 결국 불 속에 뛰어들어 죽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주광성’은 김혜진에게 있어 시각성으로 풀이될 성질이 아니다. 김혜진의 입장을 불나방의 경우처럼 말해본다면 차라리 그것은‘촉지적 주광성’이 될 것이다. 이른바‘불나방의 마음’인 셈이다.

 

 

one day night_blue emotionⅢ 100 ×100㎝ wacercolor on paper

 

 

이러한 태도는 미적 대상을 보기(see), 바라보기(look) 혹은 관찰하기(observe)의 태도로 대면함으로써 그것을 객관화하고 스스로는 제 3자화됨으로써 대상과의 관계의 끈을 느슨하게 시각성에만매어두었던 많은 화가들의 안일한 창작 태도를 벗어나는 지점이다. 그래서 김혜진의 이러한 대상에 대한 초(超)시각적 대면의식은 느끼기(feel, realize)와 같은 촉지성이나 공감각성을 지향해나가게 된다. 시각성으로부터 출발한 그녀의 재현어법은 단지 밤이라는 주제의식을 표현하기 위한 초시각적 대면의식으로부터 파생된 하나의 방법론일 따름이다. 1회 개인전 당시 불로 뛰어들 것 같은 불나방의 열정으로 도시의 불빛을 대면한 그녀의 밤풍경은 화려하고 밝은 것들이었다. 1회개인전에서는 문명이 잠입하는 인공풍경에서의 불빛 즉, 번쩍이는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이나 휘황찬란한 도시의 네온사인 등이 다양한 매체의 형식 실험을 통한 작품 속에서 때로는 화려함으로 때로는 따뜻함으로 밤을 밝혔다고 한다면 이번의 3회 개인전은 이전의 모습으로부터 많이 이탈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 잎사귀를 떨어뜨린 앙상한 겨울나무의 끝자락과 그 사이에 외로이 걸린 달, 해변과 강변 혹은 들판에서 멀리 바라보이는 작은 달, 비 내리는

 

 

one day night_blue emotion ⅩIⅩ 53 ×53㎝ wacercolor on paper

 

 

잔잔한 호수 면에 아스라이 비친 달과 같은 자연 빛은 물론이고 공원의 한산한 풍경이나 한적한 골목길을 졸고 있는 듯이 비추는 가로등 빛과 같은 인공 빛마저 밤을 잔잔하고 고즈넉하게 밝히고 있다.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도시의 밤을 벗고 어느 익명의 시골에서 쉬이 찾아볼 수 있는 자연의 밤을 드러낸다. 그런 면에서, 1회 개인전에서의 밤은 역동적이고 활력 있는 밤이라면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달빛 아래 고요히 잠들어 있는 밤처럼 보인다. 1회 개인전에서는 밝음이 앞서는 밤이었다고 한다면 이번 전시는 그 잔잔하고 평온하며 나아가 고독하기까지 한 분위기로 인해 어두움이 앞서는 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연관해서 작가는 이전 작업과 차별되게 이번 전시의 출품작들이 한결같이 “색을 빼고 허물을 벗은 것”이라고 말한다. 앞서 우리는 김혜진의 초(超)시각성 즉‘촉지적 주광성’이 강조되는 작업태도를‘불나방의 마음’으로 살펴본 바 있다. 어두운 밤을 밝히는 다양한 빛의 아름다움으로부터 허물을 벗는 마음으로 색을 탈각시키며 보여주고 있는 이번 전시에서의 작품은 그녀가 원하고 있는 불나방의 것이 아직은 아님을 피력하고 있다. 아름다운 금빛 불나방이 되기 위해서 계속 허물을 벗어가는 과정을 지속하고 있는 단계임을 겸허하게 밝히고 있는 것이다.

 

 

one day night_blue emotion VII 60×60㎝ wacercolor on paper

 

 

종국에 불에 뛰어들어 자신을 대상과 일체화시키며 소멸해버리는 단계인 작업의 정수에 이르기 위해 그녀는 허물 벗는 과정의 일환으로‘색을 빼는’단계를 선택했다. 푸른색으로 탈각된 작품들은 그 단순해진 만큼의 명료함으로 인해 색채의 현상학적 문제들에 대해서 거론하기에 적합 해진다. 뉴턴이 1666년 빛을 프리즘의 굴절을 통해 7단계로 나누고 백광(白光)의 계열화를 시도한 이후 오늘날의 작가들이 빛의 다양한 스펙트럼 효과를 효율적인 방식으로 드러내 왔다고 한다면 김혜진은 거꾸로의 방식을 통해 빛에 접근하고 있다. 김혜진이 평소 밤의 어두움을 빛으로 밝혀내는 방식으로 탐구해 왔다고 할 때 이러한 거꾸로의 방식은 매우 유의미할 수 있다. 그녀가 무색광(無色光)이라는 빛의 본원에 접근하고 있지는 않지만 다양한 빛의 계통으로부터 지위를 박차고 블루의 한 차원만 고집한다는 점에서 그녀의 재현에 근간한‘회화의 지층’은 한 층 본질적 문제에 다가서며 확장되는 것으로 보인다. 블루의 그라데이션은‘밤의 풍경’이라는 대상을 형상화해 온 그녀의‘그리기’의 본질적 고민에서 비롯되는‘일루전’에의 관심을 더욱 비현실적이고 신비로운 차원으로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침착, 편안함, 신비함의 색채학적 특징을 간직하고 있는 푸른빛이 화면에 깊이 배어있는 김혜진의 이번 작품들은‘닮게 하기’라는 전통적 일루전을 배반하고‘가짜의 허구적 극대화를 통해 또 다른 진짜처럼 보이게 하기’라는 일루전의 배면의 현상학적 의미를 드러낸다 할 것이다.

 

 

one day night_blue emotion IIⅩI 60 ×60㎝ wacercolor on paper

 

 

즉, 실재를 왜곡하는 작가의 신비적 의지가 극대화되는 차원을 우리로 하여금 공유케 하는 것이다. 김혜진은 실재의 자연으로부터 출발하면서도 비현실적인 신비의 이미지를 창출하기 위해서 실제로 풍경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이를 컴퓨터상에서 다양한 계통의 푸른빛의 이미지로 프로세싱을 거치고 출력한 다음 이를 다시 참조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분위기의 작품을 실제 제작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김혜진의 블루의 깊이가 만들어내는 밤의 풍경은, ‘빛이 부재하는 어두움’이 장악하는‘혼돈과 공허함’이 그 부재의 측면을 다시 가득 채우고 있는 식의‘밤에 관한 철학적 변용’이 아니다. 차라리‘빛이 결여된 어두움의 진폭의 공간’을 푸른빛의‘환상과 신비로움’이 수채화의 그 축축한 습기처럼 스며들고 있는‘밤에 관한 작가의 감상적 표출’이라 할 것이다. 남겨두기, 번지게 하기, 덧칠하기, 닦아내기, 긁어내기, 갈필로 그리기 등의 다양한 수채화의 기법 등이 그리기의 방법론으로 효율적으로 운영되면서 그녀의 작품이 일견 구태의 것으로 비추기도 하지만, 사색의 공간을 창출하려는 작가의 산뜻한 의지와 환상적 분위기가 이내 그 위로 산뜻하게 스며든다. 신비로운 마법과도 같이 푸른빛에 의해 포획되는 밤의 풍경이라 할 것이다.

2006. 7.15 김 성 호 (미술평론가)

 

 

 

 
 

개인전

2006 The whisper of the Night, 갤러리 수, 서울 | 2006 The whisper of the Night, 순회전, 수원미술전시관 | 2004Night-Light-People, 수원미술전시관 | 2004Night-Light-People, 수원청소년문화센터 | 2004 Night-Light-People, 갤러리아백화점 수원점 | 2003 또 하나의 풍경, 슈무커 갤러리 | 2003 또 하나의 풍경’초대 순회전, 갤러리아백화점 수원점

단체전 및 초대전

2006 아름다운 공공기관 만들기전 (수원시청) | 수원시미술단체 연합전 (수원미술전시관) | 드로잉전 (수원미술전시관) 북수원정보지식도서관 개관기념 초대전 (북수원정보지식도서관) | 수아아트스페이스 신춘초대전(수아아트스페이스) | 장안구민회관기념 노송갤러리 초대전 (노송갤러리) | 전국누드크로키전 (안산 단원미술전시관) | 제10회 나혜석미술대전 (수원미술전시관) | 제42회 경기미술대전 (안산 단원미술전시관) | 제14회경기수채화협회전(수원미술전시관) | 제4회 드로잉‘수원화성’전(수원미술전시관) | 2005 수원미술인 연합전 (수원미술전시관) | 2005 아름다운 공공기관 만들기전 (수원시청) | 열린화랑전 (수원구치소) | 화성행궁 목판화 창립전 (수원미술전시관) | 제11회 문미회 회원전 (수원미술전시관) | 서호 수채화회‘봄. 봄. 휴식. 휴식’전 (수원구치소) | 제9회 나혜석미술대전 (경기도문화의전당) | 21세기 정예 여류작가 초대전 (수원미술전시관) | 제5회 경기작가회‘확장된 드로잉’전 (수원미술전시관) | 2005 꽃덤불 아트페스티벌_ 꽃바람 깃발전 (수원 나혜석거리) | 수원미협 _ 여름부채기획전 (수원미술전시관) | 제42회 화성문화제 화성그리기전(수원미술전시관) | 제3회 의왕 국제플래카드아트 2005전 | 서호 수채화회 여섯 번째 이야기전 (수원청소년문화센터) | 제13회 경기수채화협회전 (수원미술전시관) | 제59회 경기미협초대전(포천 반월아트홀) | 제5회 인권예술제 (수원미술전시관) | 제39회 한국미술협회 수원지부‘2005 오늘의 수원전’(수원미술전시관) | 2004 2004 아름다운 공공기관 만들기전 (수원시청) | 제38회 한국미술협회 수원지부‘2004 오늘의 수원전’(경기도문화예술회관) | 서호 수채화회‘부채위의 봄향기전’(갤러리아백화점 수원점, 수원광교산) | 수원시립미술전시관 건립을 위한 소품전 (수원미술전시관) | 제8회 나혜석미술대전 (경기도문화의전당) | 제58회 경기미협초대전 (평택호미술관) | 제12회 경기수채화협회전 (수원미술전시관) | 제4회 나혜석거리 예술제 (수원 나혜석거리) | ‘거리-예술과 만나다’전 (수원 나혜석거리) | 제3회 경기작가회- 확장된 드로잉전 (수원미술전시관) | 제4회 인권예술제 (수원미술전시관) | 제10회 문미회 회원전 (수원미술전시관) | 서호 수채화회 다섯 번째 이야기전’(경기도문화의전당) | 수원화성아트쇼 (수원미술전시관) | 2003 제3회 나혜석 거리미술제 (수원 나혜석거리) | 제37회 한국미술협회 수원지부’2003 오늘의 수원전’(경기도문화예술회관) | 경기수채화협회 소품전 (수원청소년문화회관) | 제11회 경기수채화협회전 (경기도문화예술회관) | 서호 수채화회 네 번째 이야기전 (경기도문화예술회관) | 제7회 나혜석미술대전 (경기도문화의전당) | 제2회 경기야외작가회전 (경기도문화예술회관) | 제57회 경기미협초대전 ( 평택호미술관) | 제38회 경기미술대전 (경기도문화예술회관) | GROBAL-031,032전 (안산 단원미술관) | 작은그림 이야기전 (수원미술전시관) | 수원여성작가초대전 (수원청소년문화센타) | 제3회 인권예술제 (수원미술전시관) | 제1회 통일미술제 (동두천 시민회관) | 2002 제2회 나혜석 거리미술제 (수원 나혜석거리) | 서호 수채화회‘화성 나들이’(화성시청) | 서호 수채화회‘월드컵개최기념 일일야외전’(수원 효원공원) | 경기야외작가회 첫 열림전 (경기도문화예술회관) | 서호 수채화회 세 번째 이야기전 (경기도문화예술회관) | 제9회 문미회 회원전 (수원미술전시관) | 제2회 인권예술제 (경기문화재단전시실) | 2001 선경도서관 기획초대전 (수원 선경도서관) | 반딧불이축제 초대전 (수원 광교산) | 제5회 나혜석미술대전 (경기도문화예술회관) | 서호 수채화회 두 번째 이야기전 (수원미술전시관) | 제37회 경기미술대전 (경기도문화예술회관) | 제18회 경인미술대전 (경기도문화예술회관) | 물빛향기전 (수원미술전시관) | 제8회 문미회 회원전 (수원미술전시관) 제1회 인권예술제 (수원미술전시관) | 2000 서호 수채화회 첫 열림전 (수원미술전시관) | 제4회 나혜석미술대전 (경기도문화예술회관) | 제36회 경기미술대전 (경기도문화예술회관) | 제17회 경인미술대전 (부천 복사골문화회관) | 수원미술 한마음전 (수원미술전시관) | 1999 뉴 ’99호 창립전 (뉴코아백화점 전시실) | 1998 제7회 문미회 회원전 (뉴코아백화점 전시실) | 1997 제6회 문미회 회원전 (모네 갤러리) | 1996 제5회 문미회 회원전 (수원문화원) | 1995 경기미술동우회전 (경기도문화예술회관) | 제4회 문미회 회원전 (하이웨이백화점 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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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060809-김혜진 수채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