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래 개인展

 

- 나의 시선이 시간과 공간 저 멀리로부터 다다랐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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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SUN Contemporary

 

2006. 4. 4(화) ▶ 2006. 4. 25(화)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 66번지(110-200) | 02-720-5789

 

www.suncontemporary.com

 

 

 

 

창문도 시계도 없는 작업실

 

사방이 가로 막힌 벽. 외부 빛과 완전히 단절된 암실 공간과 인공 조명이 만들어낸 스튜디오에서의 24시간이 짧기만 한 작가 박명래. 그의 지하 작업실엔 창문도 시계도 없지만 세상과 교감할 수 있는 작품이 있어 지루함을 잊는다. 그리고 이내 시간의 흐름 조차 정지한 듯 일정한 조도를 유지하며 박명래는 사진에 몰두한다. 김택상의 회화작품을 통해 원본과 사진 사이의 허물어진 경계를 도발적인 디테일과 함께 드러내었던 첫 번 째 개인전 이 후, 박명래의 카메라 렌즈는 그가 찍어온 작품의 보다 깊은 곳을 탐미하고 있다.

 

 

 

 

 

 

박명래의 사진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찰나의 순간을 베껴버리는 능력, 빛이 닿는 곳이라면 무차별적으로 대상을 흡수하는 포용성, 이미지의 대량생산을 가능케 한 복제능력? 그러나 이는 사진을 다큐멘터리의 도구로 바라보았을 때의 얘기다. 한 쪽 눈을 감고 대상을 바라보자. 초점 거리의 왜곡과 시 지각 폭이 제한되고 있음을 경험한다. 하나의 조리개를 가지고 있는 카메라 역시 사실적 재현의 도구임과 동시에 왜곡과 과장을 일으키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박명래는 이 같은 카메라의 구조적 약점을 이용해 자개를 오려 붙여 명상적인 세계를 만들어 내고 있는 김유선의 작품을 찍는다. 원본과 사진 중 어느 것이 우월한가의 문제를 넘어, 원본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풍경이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 만들어 진다. 사진 중앙에 굽이치는 파도의 꿈틀거림과 대조적으로 외곽으로 멀어질수록 희미해지는 물결이 화면에 역동성을 부여하고, 깊은 바다에서 건져 올린 서로 다른 빛깔의 자개가 감싸고 있는 층위는 물리적으로 평평한 화면에 공간의 수평적 깊이와 수직적 깊이를 느끼게 해준다.   

 

이대형(Director, Gallery SUN Contemporary

 

 

 

 

 
 

 

 
 

vol.2006030404-박명래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