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동 개인展

 

나영이 30p

 

 

갤러리 상

 

2005. 9. 3(토) ▶ 2005. 9. 14(수)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 159 | 02-730-0029

 

 

노란두건을 쓴 여인 30p

 

 

■ 온기와 정감이 있는 재현의 장 ■

 

우리의 구상미술은 침체 혹은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6,70년대만 하더라도 구상미술은 우리 화단을 대표하는 양대 축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비중과 역할이 많이 위축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물론 거기에는 부당한 편견들이 개재하면서 왜곡된 사실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열악한 현실 속에서도 빛나는 성과를 거둔 구상작가들이 상당수 있다는 것이다. 더러 부당한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트렌드와 같은 지엽적인 담론적 상황에 국한되는 것일 수 있다. 이 지면에서 구상회화의 성공 사례가 될만한 작가들의 이름을 거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작가들 대다수가 대상들에 개성적으로 충실한 그림이라는 것과, 아울러 단순한 재현을 넘어선 어떤 성취들이 바로 그 요체가 된다는 사실이라는 점이다. 객관적 현실의 재현을 넘어선 것이 무엇이냐는 문제가 대두된다. 사실은 이 대목에서 그토록 사람들을 질리게 하는 관념적인 기술들이 다시 고개를들 가능성도 있다. 동일한 대상의 그림들이 예술적 성취를 이루고 못 이루는 것의 차이는 종잇장의 차이만도 못한 것이기에 말이다. 우리 동시대의 방법상 사진에 의존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물론 고답적인 작가들은 그러한 매체들을 철저히 배격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재현 목적상 그러한 매체에 의존하는 것이 문제될 것은 없다. 중요한 것은 그 대상의 본질이나 내면을 얼마나 경험적으로 사유하고 해석해내느냐 하는 것이다. 자연을 대상으로 한 그림은 그림 스스로가 자연이 되고자 하는 미의식을 근간으로 해야 할 것이며, 인물을 대상으로 할 때는 인물의 내면이나 성격들을 밖으로 표출시키는 과정들이 관건이다. 구상미술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구상미술에 대한 평가의 잣대는 아무래도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 구상미술에 있어 중시되는 것이 단순한 재현의 능력만이 아니라 그 내면의 도달 여부를 따지다 보니, 구상미술이 생각지도 않은 관념이라는 줄 위에 올라서서 현기증 나는 줄타기를 감행해야 할지도 모른다.

 

 

현미이야기 15p

 

 

 

융이 50p

 

 

구자동은 구상화단에 혜성처럼 등장한 작가이다. 무언가 대상에 대한 충실성이라는 재현 그 자체를 넘어선 또 다른 부가 요소를 요구하는 잣대에 비교적 부합되는 작가로서의 소양이 갖추어진 자로서 조심스럽게 소개하고 싶다. 작가는 이미 타고난 재능으로 인정을 받아온 터이다. 그랬던 작가가 리얼리즘의 본고장 러시아에서 5년간 최고 수준의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기량을 갈고 닦아 돌아왔으니, 기량면에서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경지에 접어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작가는 생생한 묘사력, 안정감과 조화가 돋보이는 색채감각, 화면의 조율 능력 등에서 나무랄 데 없는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작가의 등장이야말로 침체 일로에 처해 있다는 위기의식과 우려가 팽배해 있는 우리의 구상화단에 활력소가 될만한 일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작가의 화폭에서는 무언가 따스한 온기 같은 것이 느껴진다. 화면에서 온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도 결국은 색이나 필치에서 오는 물리적 조건이다. 그러나 관념적으로 유추해본다면 무엇보다 대상의 선정에 있어 작가 스스로가 갖는 대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라는 주관적 문제를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한 내면적 동기가 먼저 그림의 이면에 설정되어 있다는 느낌이 그의 경우 유난히 두드러진다. 사진을 능가하는 것 같은 지독한 재현적 묘사력을 맑은 고딕으로 하면서도 어떤 온기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인물화로 말하자면 대상들이 체온을 가진 것으로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작가의 인물화는 대상의 체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듯한 묘한 매력을 갖고 있다. 또한 어디서 본 듯한 선남선녀의 모습들을 잔잔하게 담아내고 있는 데서 포근한 정감을 느낄 수가 있다. 베냐민이 말하는 아우라(aura)와 도 같은 것 말이다. 아닌 게 아니라 인물들은 마치 스냅사진 같은 데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들이다. 하지만 반짝거리는 인화지에 새겨진 포토 이미지의 격조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아우라일 것이다.

 

 

하늘과 길 30p

 

 

배꽃길 50p

 

 

여기서 우리는 작가가 자기만의 독특한 화면상의 조형적 툴(tool)을 설정하고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관조(觀照)를 위한 모종의 툴이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대체로 대상 인물에 비해 넓은 배경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그 배경은 어떤 묵상의 공간으로 설계되어 있음을 금방 간파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회화적 성숙도를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관객이 작품에 경험적으로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여지이기도 하다. 어딘지 모르게 허전한 듯한 것, 어딘지 모르게 묽은 듯한 톤의 처리는 바로 작가가 회화적 시야를 보다 넓게 가지면서 터득한 내용일 것이다. 묘사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작가가 보다 따뜻한 휴머니즘의 산포(散布)를 위해 조율하고 정제한 결과라는 것이다. 어쩌면 작가는 더욱 과감한 화면상의 변화를 도입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화면이 여전히 형(figure)과 지(ground)라는 이분법적 구도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쉬운 대목으로 자각하고 있는 터이기에 말이다. 작가의 화면을 뵐플린(Heinrich Wlfflin)이 기술하였다면 ‘조각적’이라 했을 법한 화면이다. 따라서 보다 ‘회화적’이기 위한 유연하고 리드미컬한 톤의 조절이 예상된다.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은 역시 정밀하고 탄탄한 재현의 능력이라는 점이다. 재현의 능력 그것은 그저 하나의 요소에 지나지 않는 것일 수 있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하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따지고 보면 현대미술을 풍미한 많은 거장들에게 있어 사소해 보이는 요소들이 과장된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면서도 작가들이 오랫동안 갈고 닦은 재현의 능력에 대해서는 아무리 눈높이가 높아졌다 하더라도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다. 많은 비평이론가들이 재현능력은 그저 기교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 폄하한다 해도, 그것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자 하는 인간의 기본 욕구가 담긴 활동일 때 가치가 있음을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재현은 기교이기 이전에 가수의 목소리나 다름없는 조형의 주요한 요소이자 근간이다. 정말이지 오늘날 잘 그리는 작가들이 너무 많고 흔해서 재현의 능력 자체를 폄하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지금처럼 재현이 부당하게 폄하된다면 오히려 머지않아 재현의 능력은 퇴보하게 되고, 나아가 그것이 무형문화재로서 보존해야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오히려 작가는 자신의 재현능력 자체를 의식적으로 억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부의 어떤 편견들을 의식해서가 아니라 적절히 조절하고 억제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는지도 모른다. 그 또한 역량이 아닐까. 사실 내면의 문제로 진입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식적인 노력은 다름 아닌 ‘무기교의 기교’라는 우리의 전통적 미의식 명제를 금과옥조로 여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작가의 등장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작가의 타고난 재능에다 진지하고 성실한 창작 열정은 주변에 큰 기쁨을 주고 있다. 최근 작가 외에도 기량이 뛰어난 젊은 작가들이 가세한 우리의 구상화단은 보다 활력적인 미래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하고 진지한 우리 미술의 미래가 바로 그들의 필촉에 달려 있다면 지나친 말일까.

이재언/미술평론가

 

 

카라가 있는 정물 20F

 

 

후리지아와 장미 15F

 

 

 
 

■ 구자동 | koo ja dong

대구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상트_페테르부르그 국립미술대학원졸업 및 최고위과정 수료

개인전(갤러리아카데미,상트-페테르부르그) / (갤러리상,서울)

2005 대구구상회화제(대구시민회관) / 삶의향기전(갤러리秀,서울) / 한국구상회화전(해청미술관,서울) / KIAF(소헌갤러리,코엑스) / 아름다

운초상화전(갤러리라메르,서울)

2004 영남구상회화기수전 (동아인터갤러리,대구) / 한국인물작가회정기전 (세종문화예술회관) / 대구구상회화제 (대구시민회관) / 한국인물

작가회초대전 (갤러리라메르,서울) / F.A.K.21정기전 (서울갤러리,포스코갤러리) / 대한민국 오늘의작가전 (김천문화예술회관) / 서양

화및조각가22인초대전 (서강대아루페관)

2003 한국인물작가회정기전 (세종문화예술회관) / F.A.K.21정기전 (서울갤러리, 단원전시관) / 송울진전 (갤러리라메르,울진청소년수련관)

/ 남부현대미술제 (제주문화예술회관)

2002 한국인물작가회정기전 (서울갤러리,서울) / 대구아트엑스포 (대구문화예술회관) / 네바레까4인전 (극재미술관,대구) / The Rose전 (갤

러리상,서울) / 한국인물작가회초대전 (모던화랑,서울)

2001 대구구상회화전 (대구문화예술회관) / 한국인물작가회정기전 (갤러리상,서울) / 누드32인전 (롯데화랑,서울) / 꿈과서정이 넘치는작품

과의만남전 (본화랑,서울)

현재: F.A.K.21,한국인물작가회,신작전회원. 대구대학교회화과출강.

E-mail:koocikooci@hanmail.net

 
 

vol.2005903-구자동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