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 순회 개인展

 

- 10년간 -(서울전)

 

Made in U.S.A. - bitter tears of Arab boy 200×200, 2003, Digital Print

 

 

세종문화회관 별관1, 2실

 

2005. 8. 3(수) ▶ 2005. 8. 9(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로 81-3 | 02-399-1111

 

 

The Rebirth Flower of Camellia - Lee Deok Goo 1500×1500, 2004, Digital Print

 

 

전두환 군사정권이 학원을 마음대로 유린하던 1980년대 초반 대학 캠퍼스에서 ‘미술’을 공부했던 그는 ‘5.18 광주민주항쟁’을 통해 우리사회의 모순에 눈을 떴고, ‘제주4.3’을 통해 고향 제주의 질곡을 하나 둘 씩 배워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배후에 ‘미국’이 있음을 알기 시작한 것도 1980년대가 가져다 준 소산이었다.

그도 한 때는 남들처럼 ‘풍경화’도 그릴 줄 아는 화가였다. 그러나 시대는 그를 그냥 평범한 화가로 놔두기를 거부했다. 제주4.3당시 수많은 양민들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군·경의 학살에 비명횡사해 간 제주의 암울한 역사는, 그리고 그 뒤에 ‘아메리카’가 있었다는 역사적 현실은 그를 더 이상 세상의 아름다움만을 그려내는 평범한 화가로 놔두질 않았다.

 

 

I'll Shoot Your Smiling Face 250×250, 2003, Digital Print

 

 

My Dear - Tidings 2500×2500, 1997, Digital Print

 

 

그는 검음 구름이 드리워진 한라산에서 반세기 동안 하고 싶은 말을 토해내지 못한 채 가슴속에만 묻어 놓은 어르신들의 ‘한’을 보았고, 제주시 탑동 앞바다에 밀려오는 검푸른 파도도 그에게는 말없이 죽어간 영령들의 ‘분노’일 뿐이었다.

그에게 한라산의 붉디붉은 ‘철쭉’은 1948년 이 땅에서 죽어간 도민들의 억울한 핏빛 그 자체였다. 그는 술에 찌든 채 아름다움을 아름답다 표현해 내지 못하는 ‘민중의 한’을 짊어진 ‘민중화가'였다. 돈도 안되는...

그런 그가 1990년대 중반쯤에는 아예 그림그리기 가뭄에 콩나듯 뜸해지기 시작한다. 그림을 그린다는 자체가 그에게는 더 이상 ‘사치'였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는 어느 날 문화운동가로, 4.3진상규명 투쟁의 한 가운데 서 있는 4.3운동가로 변신했다.

 

 

The Great Stars and Stripes - Deformed Alliance 2000×3000, 2004, Digital Print

 

The Last Scene 1000×1500, 2004, Digital Print

 

 

그의 표현대로 이제 그를 그림쟁이로 보는 이는 많지 않다. 오히려 민예총정책실장이 그의 직업이라면 직업이리라. 그러나 그림쟁이일 수밖에 없는 그에게는 여전히 어쩔 수 없는 그림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는가 보다. 이제 40대 중반에 다다른 그가 다시 그림을 갖고 세상에 나섰다. 자기 자신에 대한 ‘게으름’이라는 반성과 함께.

그는 “전시회를 연다는 것은 걸어 놓고 보면 또 다른 길이 생길 것이라는 어쩌면 막연한 미신 때문”이라고 말한다.

10년간이란 제목처럼 10년 만에 갖는 개인전을 여는 그는 이번 전시회를 “작가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책임감의 발로이거나, 그 동안의 게으름에 대한 반성과 또 다른 모색을 위한 중간검토”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 걸리는 작품들의 대부분은 지난 10년간 각종 전시에 출품했던 작업 중 컴퓨터 그래픽 합성을 통한 디지털프린트작업물들이다.

 

 

Low Intensity War - Make a Fight In the Same Race 3000×1200, 1994, Digital Print

 

The Rebirth Flower - Lee Deok Goo 2800×2800, 2001, Digital Print

 

 

그의 작품은 다른 전시회에서 보듯 어떤 사물을 던져주고 갤러리들이 거기에서 나름대로의 영감을 느끼게 하는 그런 간접화법을 택하지 않는다. 그의 그림에는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강렬한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이번 작품은 대부분 지난 10년간 그의 머리를 가득 채워 온 '제국 아메리카'를 주제로 한 작품들과 제주4.3항쟁에 대한 사유의 결과물들이다.

아메리카를 주제로 한 작업들은 주로 부시의 이미지 비틀기를 통해 '제국 아메리카'에 대해 사유의 틈을 벌리려는 의도의 작업들이 주종이며, 제주4.3을 주제로 한 작업들은 그 동안 4.3의 중심논의에서 빗겨난 의미들을 탐구하는 작업들이다.

이번 서울전은 제주, 부산 청주에 이은 네 번째 순회전이다.

 

- 인터넷신문 ‘제주의 소리’ 이재홍 기자 기사 발췌. -

 

 

The Safe Scene 120×360, 2003, Digital Print

 

 

 
 

■ 박경훈

1962 년 제주 생

개인전 5회

1985년 박경훈 작품전(제주/동인갤러리) | 1989년 박경훈 판화전(제주/세종갤러리, 서울/그림마당 민) | 1990년 문화공간 다예 개관기념 초대 <박경훈 작품전>(제주) | 1995년 갤러리 제주아트 개관기념 초대 박경훈 그림전<높은 오름, 너븐 드르>전 | 1998년 갤러리 제주아트 초대 ?4?3 50주년 기념 초대?<바람길  넋살림 칼>전

초대전 및 단체전

1989 그림패 보롬코지 4?3넋살림전(서울/그림마당 민) / 탐라미술인 협의회 창립전<제주미술 맑은 바람>전 (제주/세종갤러리) / JAALA전(일본/동경도미술관) / 조국의 산하전(서울/21세기화랑) / 민중미술 15년전(과천/국립현대미술관)  1995 해방 50년 역사미술전(서울/예술의 전당) / 광주통일미술제(광주/망월동공동묘지 민주묘역)  1997 김복진 미술제(청주/예술의 전당)   2001  조국의 산하전 - 바람 바람 바람 전(서울/광화문갤러리)  2002  아시아와 민중전(서울 /광화문갤러리) / 민족미술 20년전(청주/예술의전당)   2003  조국의 산하전-전쟁 반대 평화만들기(서울/대안공간 풀) / 반전?평화 인천전(인천/종합문예회관) / 21세기와 아시아의 민중전(서울/마로니에미술관) / 반전평화미술전(부산/민주공원기획전시실)  2004 바람의 신화 2004전(제주/제주도문예회관 제1전시실) / 평화선언 2004 세계100인미술가전(서울/국립현대미술관) /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그 밖의 어떤 것들, 마이너리티>전(광주/상무대영창)

 
 

vol.20050803-박경훈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