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개인展

 

 

 

관훈 갤러리 특관

 

2005. 7. 13(수) ▶ 2005. 7. 19(화)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95 | 02-733-6469

이 전시는 2004년 홍익조각회 <청년 작가상> 수상으로 홍익조각회의 지원으로 이루어 졌습니다.

 

 

 

 

■ 김현수 님의 조각설치에서 보여지는 환타지 ■

 

한 어린아이는 쪼그리고 앉아 공간 속으로 한 명의 캐릭터를 그리고 있다. 아마도 어떤 애니메이션을 본 것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실제로 만화 주인공을 불러내어 자신과 함께 놀고 싶어 하는 모양이다. 마치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중에 자신의 수호신을 불러낸다거나 특정한 힘을 가진 몬스터를 불러내는 것과 같은 것으로 그 아이가 불러낸 것은 아이의 나이에 비해 좀 성숙하고 세련된 캐릭터로 약간의 어색한 느낌을 스치게 한다.

우선 살펴 볼 수 있는 것이 크게 아이와 아이가 만들어낸 인물들의 공간으로 구분 지을 수 있는데 아이가 바라보는 한 남자의 캐릭터는 아이에 비해 크고 검은 천으로 몸을 감싸고 있다. 이 남자 인물은 어린 것 같으면서도 어리게 보이지 않는 뭔가 신비로는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 인간이 아닌 요정과 같은 다른 생명체로 의심 짓게 한다. 재밌는 것은 이 요정의 머리카락을 새의 깃털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새의 형상으로 변할 수 있는 능력을 담지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더불어 이 요정은 총이나 칼과 같은 무기를 등 뒤에 숨기고 있어서 언제라도 적들에 대한 공격을 할 수 있는 만발의 태세를 하고 있다. 단지 검은 천으로 얼굴을 제외한 몸 전체를 가려서 우리에게 연상을 할 수 있는 여지만 남겨주는 것에 머물고 있다.

 

 

 

 

그런데 이 남자 인물 뒤에 두 명의 여성이 이 남자를 쳐다보고 있는데 이 여성들은 이 남자에 비해서 키가 더 크며 더욱 더 이상적인 존재로 나타난다. 남자의 수호신으로 보이기도 하며 어쩌면 남자를 음해하려는 숨겨진 적의 복병인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이 두 여성 역시 머리는 깃털로 되어 있으며 몸은 검은 천으로 뒤 덥혔고 시선은 앞의 남자를 향하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알 수 있는 것은 아이를 제외한 이 세 인물은 인간의 외모를 취하고 있으면서도 현실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머리깃털이 그러하며 얼굴의 골격이나 외모에서 발산하는 느낌이 아이에서 느껴지는 자연스러움과 상이하게 대조를 보이고 있는 것인데 다시 아이의 모습을 되돌아 봤을 때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아이의 오른 손가락 집게와 중지가 어긋나 있는 것이다. 이것은 거짓말이거나 상반되는 말을 할 때 쓰는 손가락 표현으로 아이가 보는 세 인물의 세계를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암시는 아이가 앞에 보이는 공간이 가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과 자신은 아니라는 표시로 생각할 여지를 준다.

중요한 것은 아이와 아이가 투영한 인물들을 대비함으로 환타지의 세계를 갤러리 공간에 보여준 것이다. 이것은 관객으로 하여금 상상의 공간을 확대시키는 것이며 인물들의 표현방식과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공간의 신기함 두 가지 모두에 재미를 준다. ■

김용민 | 미학

 

 

 

 

 

 

 
 

 

 
 

vol.20050713-김현수 개인展